금권, 관권과 탈법, 불법으로 얼룩졌던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부지 선정을 위한 11·2 주민투표가 마무리되었다. 지난 8월 16일 경주시가 처음으로 유치신청을 한 이후, 영덕, 포항, 군산이 방폐장 부지 유치 신청을 했으며, 유치신청을 한 4개의 지역에서 주민투표가 진행되었다. 이번 주민투표는 국책사업에 대한 최초의 주민투표이다.
![]() |
▲ 경주시가 방폐장 부지로 유치 신청한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
포항을 제외한 영덕, 군산, 영덕에서 70%가 넘는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군산과 마지막 까지 접전을 벌이던 경주가 투표율 70.8% 중 89.5%가 찬성해 최종 방폐장 부지로 선정되었다. 최종 방폐장 부지는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일대 30여 만 평으로 행정적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인 2007년 상반기에 방폐장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사는 1~2년이 걸리며, 정부의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08년 말 실질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하지만 방폐장 건설을 위해서는 환경영향평가, 방사선환경영향평가, 타당성 검토 등이 남아있으며, 선거운동 과정에서 드러난 불법 행위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어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정부 3000억 지원 약속, 지역감정만 부추겨
이번 방폐장 부지 선정과정은 중앙정부의 파격적 지원과 지자체들이 사활을 걸고 유치 경쟁에 나서면서 이 과정에서 금권, 관권이 개입되는 것은 물론이며 불법, 탈법이 판을 쳤다. 중앙정부는 방폐장이 건설될 지역에 특별지원금 3000억원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의 이전과 양성자가속기 사업 등을 약속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했다.
이에 각 지자체는 유치 홍보에 열을 올리며 지자체 마다 국책사업유치위원회 등을 꾸리고 예산을 책정하는 등 주민들의 여론을 조직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들은 지역감정을 부축이는 유인물을 뿌리고 플랑카드를 걸면서 방폐장의 위험성이나 방폐장 유치의 정당성 등의 본질은 사라진 채로 구태의연한 지역감정이 판을 쳤다. 방폐장 부지로 선정된 경주시의 경우 경주시장이 삭발까지 하면서 방폐장 유치를 호소했다.
그리고 주민투표 과정에서는 주민투표 상 허용되지 않는 공무원들의 선거 운동이 국책사업유치라는 명목으로 진행되었다. 군청, 시청 공무원들은 물론이며 통, 반장과 지역 이장들까지 동원된 선거운동은 부재자 투표 신청과정에서 그 실체가 여실히 드러났다.
불법 선거운동, 선관위, 경찰 모르쇠
지난 10월 4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부재자 투표 신청기간에 각 지자체는 공무원들에게 할당까지 주어가며 부재자 신청자를 모은 결과 4개 지역 모두 40%에 육박하는 신청률을 보였다. 원하는 사람이면 모두 부재자 투표를 신청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투표를 진행할 수 있도록 부재자 투표에 대한 규정이 변하면서 부재자 신청자를 늘리는 것을 지자체가 직접 나서 찬성률을 조직하는 방편으로 사용한 것이다. 일반적인 선거에서 부재자 투표 비율은 2~3%를 유지한다.
![]() |
▲ 부재자 신청 부정 의혹 기자회견 |
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0월 20일, “조사결과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작성된 부재자 신청지가 발견되었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검찰에 수사의뢰가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영덕군핵폐기장설치반대대책위원회가 조사한 결과에서는 조사대상 중 41.4%가 신청자 자신도 모른 채 부재자 투표 신청이 되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각 지역 핵폐기장반대대책위들은 연일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사례 증거들을 고발했으나, 중앙선관위를 비롯한 지역선관위들은 이를 방관했으며 조사도 형식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렇게 진행된 방폐장 주민투표 결과의 정당성에 대해 각 지역 대책위들은 문제제기 하고 있으며, 주민투표 무효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객관적 자료제공도 없는 방폐장 선정 주민투표 정당성 있는가“
이문희 경주핵폐기장반대공동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찬성률이 높게 나온 것에 대해 “지자체 공무원들을 비롯해 이장까지 나서서 유치 찬성 홍보에 열을 올린 결과이다. 지자체의 행정력을 총 동원해서 선거운동을 하는데 어떻게 찬성률이 높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하고, “주민들에게 방폐장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는 주어지지 않고 지역감정만 유발시켜 진행된 이번 주민투표가 과연 정당성을 가지는지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지역대책위들은 이번 주민투표의 불법 행위에 대해 고발을 비롯한 법정대응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문희 경주핵폐기장반대공동운동본부 사무국장은 “공무원의 선거운동행위는 엄연한 불법이다. 이것을 비롯해 지자체의 금권, 관권 개입에 대한 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후 진행될 환경영향평가와 타당성 조사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한편, 반핵국민행동은 3일, 주민투표 결과에 대한 성명서를 내고 “국책사업에 대한 최초의 주민 투표는 사상 유례가 없는 최악의 부정 투표로 기록될 것이다”며 “중앙정부와 청와대는 주민투표를 주민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가 아니라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것으로 변형시켰고 찬성률을 높이고 경쟁을 부추기기 위해 핵폐기장 유치를 ‘3000억원+알파’가 걸린 이권사업으로 포장하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권사업을 따내려는 지자체는 중립에서 일찌감치 벗어나 불법과 탈법을 공공연히 저질렀다”며 부정 투표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