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의류상가 세입자들, “대책 없는 재건축 중단하라”

10일 ‘흥인·덕운상가 철거민 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결의대회’ 열려


흥인·덕운상가, 1979년 문 연 동대문 쇼핑타운의 터주대감

10일 서울 중구청 앞에서는 전국철거민연합(전쳘연) 주최로 각 지역 철거민 4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흥인·덕운상가 철거민 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결의대회는 세입자들에 대한 보상대책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재건축 중단과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였다.

동대문운동장 바로 옆에 위치한 흥인·덕운상가는 지난 1979년 문을 연 동대문 지역 내 대표적 쇼핑 명소 중 한 곳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동대문 일대에는 대규모 쇼핑몰들이 잇달아 들어섰고, 흥인·덕운 상가도 지난 2000년 재건축조합이 생겨났다. 재건축 계획이 추진되자 세입자들은 상인조합회 차원의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하고, 실질적인 생존권 보장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나 조합 측은 대책마련은 고사하고, 상인들로 이루어진 대책기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준형 '흥익·덕운 상가 세입자 철거민대책위원회'(철대위) 위원장은 "3년 전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어 재건축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오히려 조합측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을 매수하고, 이들로 하여금 상인들의 여론을 호도했다"고 전했다. 이 여파로 전체 1100여개 상가 중 200여개 상가가 이미 철수한 상태다. 현재는 당시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는 해체되었고, 철대위가 구성된 상태다.


세입자들, “임시상가와 임대상가 마련 약속 없이는 못 나간다”

이날 집회에 나온 한 세입자는 "조합 측은 상인들에게 개인적으로 접근해 보상금을 주겠다고 한다. 나에게도 그런 제안이 들어왔다. 그러나 터무니없는 액수의 보상금을 받고, 어디가서 지금과 같은 장사를 할 수 있겠는가"라며 "조합측의 술수에 넘어가 포기한 상인들도 있지만, 끝까지 싸워서 생존권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조합 측은 중구청에 재건축 사업신청서를 제출하고, 재건축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조합측은 철대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막가파식 철거를 추진하고 있다는 게 철대위의 주장이다. 또 철대위는 "대책 없는 투기자본의 재개발을 구청이 방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철대위는 우선 중구청이 사업인가를 내주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재건축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세입자들이 장사를 할 수 있는 임시상가 마련과 이후 재건축되는 상가의 임대권 보장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은숙 철대위 총무는 이날 집회에서 “이곳에 모인 세입자들만 기백 명에 달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측은 상인 95%가 재건축에 동의했다는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세입자들의 이탈을 유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중구청이 만약 사업승인을 내준다면, 우리 세입자들은 목숨 걸고 투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가 끝나고 참석자들은 중구청에서 흥인·덕운상가 앞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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