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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파병반대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현재 제출된 열리우리당(‘국군부대의 국제연합 평화유지활동 파견에 관한 법률안’, 열린우리당 김명자 의원 대표발의)과 한나라당(‘국군부대의 국제평화유지활동 참여에 관한 법률안’,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 대표발의) 법안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시민사회진영의 대응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각각 지난 9월 1일과 10월 14일 발의된 두 법안은 모두 군대의 신속한 해외파견을 입법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의 안은 파병규모 300명 이하에 한해 국회의 사전 동의 없이 ‘통보’만으로 파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한나라당 안은 파견 병력 규모가 일반 국군편제상 연대급 미만일 경우 국회 동의 없이 해외파견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오동석 교수, “PKO법안, 동의권 박탈 위헌요소 있어”
이날 발제를 맡은 오동석 아주대 법학부 교수는 두 법안에 대해 “헌법적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며 법안의 폐기를 주장했다. 오동석 교수는 “한국의 헌법은 어떠한 목적의 것이건 군대를 해외에 파견하는 경우에는 매 사안마다 개별적이고 구체적으로 국회가 판단하여 동의권을 행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두 법안은 파견부대의 규모를 기준으로 하여 군대의 해외파견에 대한 국회의 동의권을 포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두 법안은 헌법이 정하고 있는 국회의 동의권을 일정한 경우에 박탈하는 법률인 점에서 위헌적이므로 원칙적으로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오동석 교수는 보다 근본적으로 군대를 동원한 ‘국제평화유지활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평화유지활동이 되기 위해서는 평화에 대해 모순관계에 놓여 있는 군대를 활용하기보다는 평화유지활동에 걸맞는 민간정치 담당 전문가, 인권감시단, 선거관련담당자, 난민과 인도적 원조 전문가, 경찰 등을 파견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통부, “PKO군 잘 보냈다면, 이라크 파병 안할 수 있었다”
오동석 교수의 지적에 정부를 대표해 이날 토론에 참석한 천영우 외교통상부 정책실장은 신속한 해외 군대파견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천영우 정책실장은 “일반적으로 PKO군이 필요한 지역은 초기에 신속배치가 이뤄져야 하는 지역이 대부분”이라며 “예컨대 3개월 후에 3천 명을 보내는 것 보다 1개월 후에 1천 명을 보내는 것이 더 효과를 본다”고 지적했다.
또 천영우 정책실장은 국회 사전동의와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주장에 대해 “이번 법안이 국회의 동의권을 박탈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 법안의 핵심은 동의권을 행사하되 절차적인 효율성과 융통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천영우 정책실장은 이날 “만약 한국군이 그동안 PKO에 열심히 참여했다면, 이라크에 파병을 안할 수도 있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라크 파병에 대해 “PKO에도 참여하지 않았고, 또 한국에 군 가용자원이 있다는 것을 미국이 알기 때문에 이라크 파병을 요청한 것”이라며 “만약 그간 PKO군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면, 미국이 이라크 파병을 요청했을 때 ‘한국은 PKO군 파병으로, 이라크에 보낼 군인이 없다’고 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상교 변호사, “국회동의원, 국회 스스로 포기할 수 있는 성질의 것 아니다”
송상교 변호사는 해외파견에 있어 국회 동의 절차 생략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헌법은 대통령의 국군통수권 중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행위의 범위를 이미 헌법에서 구체적으로 정해두고 있다”며 “헌법 제 60조 제2항은 대통령의 모든 국군통수권에 대한 국회 동의권을 인정하지 않고 선전포고, 국군의 해외파견, 외국군대의 주류에 대해서만 국회의 동의권을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상교 민변 변호사는 두 법안에 대해 “해외 파병에 대한 국회의 동의권은 국가의사결정 과정에 국민이 사전에 참여하여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써 결코 국회 스스로 일방적으로 포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며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써 국회에 주어진 ‘사전동의권’을 국회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비판했다.
김명자 의원, “PKO법안, 국제적 지지기반 조성 위해 필요”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PKO법안을 대표 발의한 열린우리당 김명자 의원도 직접 토론자로 참석했으나,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김명자 의원은 “지난 1월 남아시아 쓰나미 피해를 입은 3개 국가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가보니 민간인들은 돕고 싶어도 도울 수가 없었다”며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장비를 확보한 군인력 신속한 투입이었다”고 PKO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명자 의원은 이어 “세계적으로 PKO 참여 인원은 총 67,500명 규모인데 비해 한국은 불과 41명이 참여하고 있다”며 “유엔에서의 한 국가의 입지는 재정 기여도와 PKO 참여 실적 등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도 비상임 안보리 재진출과 사무국 고위직 진출 등을 위하여 국제적 지지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평통사, “국제평화주의, 명확한 파병원칙에 기반해 실현될 수 있을 것”
오혜란 평화와통일을사랑하는사람들(평통사) 미군문제팀 국장은 “PKO군 파병을 통해 오히려 무력충돌과 내전을 부추긴 사례를 많이 보았다”며 “신속한 파병에 앞서 명확한 파병원칙에 기반해 유엔의 파병요청이 정당한지를 검토한 후 파병되어야 국제평화주의 정신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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