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사회단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기초법) 개정안이 수급대상자의 부양의무자 범위를 1촌 직계혈족으로 축소하는 선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4일 제 12차 전체회의를 열어 이같은 상임위대안을 마련해 여야의원 전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까지 진행하며, 기초법 전면개정을 주장해 온 빈민단체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날 상임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부양의무자 기준을 현행 '1촌의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생계를 같이하는 2촌 이내의 혈족'에서 '1촌의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로 축소한 것 이외에 진전된 게 없다는 지적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그간 '기초법 전면개정과 자활지원법 제정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기초법공대위) 등 빈민사회단체들이 사각지대 축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부양의무자 소득기준 완화, 조건부수급조항 폐지, 차상위계층에 대한 부분 급여 도입 등 어느 하나 반영된 것이 없었다. 또 이같은 내용을 담은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애초부터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이날 상임위에서 현애자 의원은 자신이 발의한 안이 병합심리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고, 이에 대해 이석현 보건복지위장과 문병호 법안심사소위장은 광범위한 법안 내용과 예산상의 이유를 들며 "그 취지와 내용에는 동감하지만, 좀 더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당장 시급한 안을 분리해서 검토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보건복지위는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3만 3천명이 추가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700만 명(보건복지부 추산)에 이르는 빈곤층 중 기초법수급자가 150만 명이 채 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이번 개정안이 얼마나 사각지대에 방치된 빈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애자 의원실에 박선민 보좌관은 이번 개정안 통과에 대해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화된 것은 환영하지만,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놓고 좀 더 본질적이고, 심도깊은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기초법공대위는 25일 국회 앞에서 국회 보건복지위 규탄 및 기초법 전면개정 촉구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유의선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개정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변화되는 내용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정치권이 빈곤해결 의지가 아예 없다는 게 다시 한번 증명된 것"이라며 "향후 지역 선전전과 문화제 등을 통해 기초법의 문제점을 알려내고, 전면개정을 위한 입법청원활동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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