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 장애인차별시정기구 설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 △입증책임의 전환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장차법 제정은 장애인계의 숙원사업으로서 그간 장애인들은 이 법의 제정을 위해 수차례에 걸쳐 도로점거 농성, 청와대 앞 노숙농성 등을 벌여왔다. 또 장애인들은 장차법 제정을 지지하는 인권사회단체들과 함께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공동투쟁단’(장차법공투단)을 구성하고, 지난 10월 26일부터 국회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장애인들의 끈질긴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인 장차법안은 올 정기국회 폐회를 불과 몇 일 앞둔 현재까지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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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다른 생각, 사회적차별금지법 제정
장애인들이 요구하고 있는 독자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이 표류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김광이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사무국장은 “정부와 여당이 여타의 사회적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에 장차법을 포함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 초 정부는 국가인권위, 노동부, 여성부 산하에 산재되어 있던 각각의 차별시정기구를 일원화하기로 하고, 올 6월부터 국가인권위가 차별시정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가인권위는 여성과 장애인을 포함해 여러 유형의 사회적 차별을 포괄하는 이른바 사회적차별금지법안(차별금지법)을 추진 중에 있다. 이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 윤설아 공보담당관은 “올해 안에 차별금지법 조문성안 작업이 완료될 예정”이라며 “그러나 아직 공청회 등 이후 과정이 남아있어 입법절차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성, 장애인,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학벌 등 이른바 5대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정책은 노무현 대통령 인수위 시절부터 세워졌던 계획이다. 취임 전 노무현 대통령은 5대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독립적인 ‘국가차별시정위원회’ 신설과 차별금지법 제정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인수위 시절 인권위가 업무 중복을 우려해 차별시정위원회를 인권위 산하에 설치하자는 의견을 냈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결국 현재 장차법이 표류하고 있는 배경에는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과 차별시정기구 일원화 정책이 맞물려 있다는 지적이다. 노회찬 의원이 발의한 장차법 이외에도 차별시정기구가 일원화 된 이후, 최근 보건복지부가 자체적으로 추진해 온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도 중단된 상태이다. 정부가 차별금지법의 통합을 정책기조로 잡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복지부가 독자적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추진하기란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부여당 의원들이 장차법 제정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장애인단체들의 주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장애인 비례대표 의원들이 모두 들어가 있지만, 장차법에 힘을 싣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장 의원이 장차법 공동발의자라는 사실을 언급하며 “장향숙 의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장차법 제정을 위해 조속한 상정을 적극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인권위가 추진 중인 사회적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법안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말하기 힘든 부분이 있지만, 두 법안이 반드시 충돌하는 것은 아니”라며 사회적차별금지법 제정 때문에 장차법 제정이 유보되고 있다는 장애인단체들의 우려를 완곡하게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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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법제정공투단, “장애인 비례대표 1번은 정치적 치장물”
이런 가운데 장차법제정공투단은 3일 국회 앞에서 ‘세계장애인의 날 맞이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 전국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장차법 제정을 재차 강력 촉구했다. 특히 이날 박영희 장애여성공감 대표, 김광이 장추련 사무국장, 최용기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등 장애인단체 대표자 9명은 강력한 투쟁을 결의하며 삭발식을 거행하는 등 정치권에 대한 장애인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었다.
이날 장차법공투단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정부와 여당에 대해 “지난 선거에서 장애인을 비례대표 1번으로 배정하고 장애인도 참여하는 열린 정당이라고 정치 선전하였다”고 지적한 후 “그러나 장차법 제정에 과정에서 그들의 무관심과 기만적인 태도를 돌아보면, 장애인 비례대표 1번이라는 것은 장애인과 시민들을 기만하는 그들의 정치적인 치장물임을 증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정부와 여당이 끝까지 장애인을 우롱한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받아왔던 차별의 분노를 피눈물의 저항으로 묶어 낼 것”이라며 “권력과 정부에 맞서 장차법이 제정되는 순간까지 480만 장애민중과 함께 끝까지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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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차별금지법 VS 독립적 차별금지법 논의 불붙을 듯
한편, 5일 열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도 장차법이 상정되지 않아 법 제정이 아예 물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또 장차법이 상정되더라도, 동시에 정부와 여당이 차별금지법을 발의하고 상임위에서 병합심리에 붙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장향숙 의원실 관계자는 “차별금지법안이 발의되더라도 그 성격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관 법률이 될 가능성은 적다”며 보건복지위 상정과 병합심리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장향숙 의원실의 전망과 달리 장추련 관계자는 “장차법도 당초 ‘인권법’이라는 점을 강조해 보건복지위가 아닌 법사위 소속 노회찬 의원을 통해 발의했지만, 결국 보건복지위에 배정되었다”며 사회적차별금지법 보건복지위 상정 가능성에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의 절반을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안이 동시에 상정됐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정부와 여당은 사회적 약자들을 포괄한다는 명분으로 사회적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장할 공산이 크고, 이는 곧 정치권 내부는 차치하더라도 장애인을 비롯한 여타 사회적 소수자 그룹들 간에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김광이 사무국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사회적차별금지법의 내용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포괄적인 사회적차별금지법이 장애인의 특수한 조건을 세심하게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선 장차법 통과를 최우선에 놓고 계속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