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보증 거부, 한국정부는 창피한 줄 알아라"

자국민 보호, 기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라

홍콩에 남은 한국인이라면, 그리고 900여명의 연행과 11명의 불구속 재판 과정을 겪은 사람들이라면 "도대체 이나라 영사관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강한 의문과 배신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수백명의 연행자가 발생한 18일 저녁 대부분의 외교통상부 담당관들은 한국으로 출국했다. 일부 기자들이 출국을 앞둔 외통부 담당관에게 "기자들도 출국을 연기하고 있는 상황에, 다수의 연행자들에 대한 기본 책임을 다해야 할 외교통상부 담당자들이 이렇게 대거 출국할 수 있는 것이냐"라는 빈축을 사기도 했으나 그들은 비행기 시간에 맞춰 대거 출국했다.

기소자 중 1인 이었던 대만인 대학생의 경우 대만 총영사관이 변호사비 등 제반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나서며 적극 활동을 펼쳤다. 23일 불구속 재판 결정 이후 대만 총영사와 교수 2인의 보증으로 그는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30일 재판에 맞춰 홍콩에 다시 재입국 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당연히 총영사가 발로 뛰고 나서 신원 보증에 나섰기 때문에 그나마 본국으로 돌아갈 여지가 생겼던 것이다.

이에 반면 11명의 불구속 기자소가 있던 한국 정부는 2번의 신용보증 요청에도 불구하고 끝내 거부했다. 정부의 뜻에 반한다면 한번 고생해 봐라 라는 심산인지, 나몰라라 하고 있는 한국정부에 대해 홍콩 법정에서 외쳐진 "Shame on Korean Government!"(한국정부는 창피한 줄 알아라)라는 외침은 너무 당연한 것이리라.

WTO각료회의 저지를 위한 한국민중투쟁단과 신자유주의 세계화반대 민중행동은 26일 11시 외교통상부 앞에서 홍콩 구속자 발생과정에 보여준 외교통상부의 행태에 대한 '규탄'과 '배신' 그리고 이후 '투쟁'의 내용을 담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17일 행진과정에서 고무탄, 최루탄 심지어 전기봉을 사용하며 폭력 진안합 홍콩 경찰은 명확한 근거나 증거도 없이 한국인 11명을 포함해 14명을 기소했다"고 밝히며 "WTO의 억압과 홍콩경찰의 인권 탄압 등 부당한 대우에 분노하던 우리는 주 홍콩 한국총영사관 및 외교통상부를 비롯한 한국 정부의 냉담한 태도에 놀라고 더욱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며 상황의 심정을 토로했다.

이들은 "자국민의 인권유린과 타국에서의 자국민 보호 책임에 근거한 최소한의 조치를 기대했으나 이런 기대가 무참히 무너졌다"라고 주장하며 "14개 경찰서 분산되어 변호사 접견을 거부당할 당시 총영사관은 철저히 방관했고, 6일이나 수감되어 있던 11명에 대한 불구속 수사를 결정하는 보석 신청의신원보증 요청을 2번이나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거부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11명의 한국민중투쟁단은 홍콩시민들의 진정어린 연대와 홍콩 주교의 적극적인 중재의 보호를 받고 있다. 심지어 자발적인 모금액이 홍콩 달러 4만 달러 에 이르는 등(한국 돈 5400만원) 현지인들의 모금으로 보석금도 전액 지불한 상황이다. 또한 이들은 현재 현지 교회에서 제공해 준 숙소에 거주하며 안정을 취하고 있다.

민중행동과 한국민중투쟁단은 "외교통상부와 총영사관은 자국민 보호라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라"고 거듭 주장하며, 이번 사건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월요일 부터 금요일 까지 오후 5시 부터 중국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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