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대체복무제도 도입 권고

"대체복무제를 통해 '양심적 병역거부권'과 '병역의무' 공존해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국회의장과 국방부 장관에게 양심적 병역거부권과 병역의무가 공존할 수 있도록 대체복무제도 도입을 권고하는 결정을 내렸다.

26일 인권위는 제 26차 전원위원회를 열어 “양심적 병역거부권은 ‘헌법 제19조’와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대한 국제규약’ 제 18조의 양심의 자유의 보호 범위 내에 있음과 병역의 의무가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한 국민의 필요적 의무임을 확인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해 현재까지 인권위에는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여 수감중인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구제해 줄 것’ 등을 요구하는 진정이 총 9건 접수되어 있었다. 또 지난 2004년에는 국내 여호와의 증인 신도 2명이 “매년 700여명의 병역거부자들이 수감되고, 헌재의 결정으로 2005년에 1,000명 이상의 병역거부자들이 처벌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시급한 해결책 마련을 요구하여 줄 것”을 유엔 인권이사회에 개인통보를 청구한 바 있다.

인권위는 이번 결정에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양심의 자유’를 주된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인권위는 “헌법 제 19조와 자유권규약 제18조 양심의 자유는 정신적 자유의 모체를 이루는 인간존엄성의 기초로서 국가비상상태에서도 유보될 수 없는 최상급의 기본권”이라는 점을 강조한 뒤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강제 당하지 않을 ‘양심의 자유’의 보호 범위 내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권위는 이번 결정에서 단순히 병역거부만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함으로써 ‘병역의무’와 ‘병역거부권’ 사이의 간극을 최소화했다는 지적이다. 이미 국회에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골자로 한 병역법 개정안이 상정되어 있는 것 또한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되었다.

인권위는 “현재의 제도로는 ‘양심적 병역거부 및 그로 인한 형사처벌’과 ‘단순한 병역의무의 이행’간에 양자택일식의 해결방법뿐인데, 헌법 제19조의 양심의 자유와 제39조의 국방의 의무는 조화롭게 공존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병역이외의 방법으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대체복무제 도입 권고 배경을 밝혔다.

그간 국방부를 비롯한 군 관계자들은 국내 안보상황 등을 이유로 대체복무제 도입을 강하게 반대해왔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독일과 대만의 대체복무제도의 도입은 안보위협이 있는 시기에 도입되었다”며 “특히 국방부의 병력 감축계획과 감축규모 그리고 지난해 감축사실을 종합을 해 보면 안보환경이 대체복무제도 도입여부를 판단하는 결정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더라도 “대체복무의 인정여부를 공정하게 판정할 기구가 설치, 대체복무의 기간이 초기 단계에서 현역복무기간을 초과하더라도 추후 국제적 기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대체복무의 영역은 사회의 평화와 안녕, 질서유지 및 인간보호에 필요한 봉사와 희생정신을 필요로 하는 영역 중에서 우리 실정에 맞게 채택하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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