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죽이기의 선봉장, 연합뉴스

[언론의재구성](57) - 정부와 철도공사 대변인 자청한 언론들

지난 3월 1일부터 4일까지 진행되었던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은 언제나 그렇듯이 언론에 의해 집중 포하를 받았다. 이번 철도파업에서도 언론들은 기존의 보도태도를 크게 넘어서지 못했다.

이는 시민사회단체들에게도 끊임없이 지적되기도 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에서는 철도파업에 대한 주류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해 “공공부문 파업과 관련된 보도는 왜 항상 시민들의 불편과 경제적 피해를 부각하는 보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참으로 답답하다”며 “파업이 일어나기도 전부터 ‘교통대란’을 부각하고 심지어 노동자의 ‘파업권’을 인정하는 시민에게 ‘불편’을 강요하는 식의 접근을 하는 보도행태는 언론이 파업에 대한 최소한의 객관성과 균형 감각을 갖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게 한다”고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통신사로서 객관성 유지해야

특히 각 언론사에 뉴스를 제공하며 보도태도에 큰 영향을 주는 ‘통신사’인 연합뉴스는 이번 철도파업에서도 빞을 바랬다. 그 빛은 바로 ‘철도파업 죽이기‘였다.

연합뉴스는 ‘통신사’로서 각 언론에 뉴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각 언론사의 보도방향을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객관적이고 균형 있는 시각과 보도태도가 요구된다. 그러나 연합뉴스는 언제나 그러했듯이 이번 철도파업에서도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요구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은 채 철도공사 측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거나 철도파업으로 인한 불편에만 초점을 맞췄다.

연합뉴스가 보도한 80여 개의 기사 중에서 철도노조가 왜 파업을 하는지,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 다룬 기사는 단 한 개도 없었다.


연합뉴스는 철도파업이 들어가기 전부터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과 교통대란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기 시작했다. 27일 ‘건교부, 철도파업 대비 특별대책 발표’라는 제목의 기사를 시작으로 철도파업 전부터 파업으로 인한 불편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해 철도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즉시 ‘철도노조 파업 강행, 교통대란 현실화’라는 제목으로 이를 더욱 강조하기에 이른다.

철도공사의 대변인, 연합뉴스

또한 파업이 시작되지 마자, 경찰과 검찰의 법적 처벌과 철도공사의 대량 징계 등이 예고된다며 본격적으로 철도파업 참가자들을 흔드는 기사를 서슴없이 보도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는 철도파업 시작부터 정부와 철도공사 측의 입장만을 보도하며 철도파업을 일방적으로 비판하고 있었던 것이다.

파업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2일 ‘제천지역 철도 노조원 일부 복귀’를 시작으로 철도공사가 발표하는 철도 운행률과 조합원 복귀율을 시시각각 보도하며 철도파업 참가자들을 흔들기 시작했다.

철도공사에서 발표하는 복귀율에는 직접 의사를 밝히지 않은 조합원들의 숫자까지 포함되는 등 과장되어 있었음에도 연합뉴스는 이에 대한 철도노조의 반박은 보도하지 않은 채로 철도공사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보도하기에 바빴다. 이러한 보도는 철도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문제해결 없이 파업 참가를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철도공사의 대변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던 것이다.

철도노조는 2일 오전부터 산개투쟁을 결정하고 조합원들의 산개를 명령했다. 산개투쟁은 조합원들이 흩어져 있기 때문에 파업 참가자들이 더욱 언론의 영향을 받기 나름이다. 연합뉴스는 철도노조가 산개투쟁을 결정한 즉시 ‘철도노조원 해산’이라 제목을 뽑는다. 철도노조는 공권력의 압박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산개투쟁이라는 전술을 사용했음에도 연합뉴스는 산개투쟁 즉시 ‘해산’이라는 제목을 뽑으면서 마치 철도파업이 마무리 된 듯 한 분위기를 냈던 것이다.

이어 연합뉴스는 경찰이 어디서 몇 명의 조합원들을 연행했는지와 복귀율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런 언론의 보도 태도는 당연히 산개투쟁을 하고 있는 철도 조합원들에게 정신적 압박으로 다가가면서 복귀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철도노동자 요구 외면한 언론

철도노조는 약자에 대한 할인요금 축소를 대표로 하는 철도 상업화에 맞서 철도의 공공성을 지켜가기 위함이었고, 공사화 이후 철도노동자에 대한 상시적 구조조정에 맞서 철도 안전을 지켜가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를 가지고 최후의 수단으로 파업을 진행했다.

철도노조가 파업을 하면 당연히 시민들의 불편은 있기 나름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철도를 움직이는 노동자들이 철도까지 멈춰가며 이야기하려는 것은 무엇인지가 제대로 알려지는 것이다. 그러나 철도공사와 정부의 앵무새 역할을 한 언론은 이러한 철도노조의 요구에 대해서는 눈감은 채 시민들의 불편만을 부각시키고, 철도 노동자들의 요구를 왜곡시키기에 바빴다. 철도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가 무엇인지 귀 기울이는 언론의 역할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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