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누가 안방 열쇠를 내놓으라 하는가

시청각미디어공대위, 한미FTA저지 연속토론회1 개최

'한미FTA저지 시청각미디어분야 공대위'(미디어공대위)가 주최하는 토론회 '한미FTA의 논쟁, 미디어 시청각 분야의 현안과 대응전략'이 22일 오후 2시부터 미디액트 대강의실에서 열렸다.

토론회 사회는 권미혁 한국여성민우회 대표가, 발제1 '한미FTA 미디어시청각 분야의 위기 현실과 운동전략'은 전규찬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소장이, 발제2 '한미FTA를 통한 미국의 방송장악 노림수 분석'은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이 각각 진행했다.


권미혁 대표는 "공대위 내부에 운동론을 놓고 약간의 이견차도 있었다. 조금씩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심층적인 토론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하고 "운동론을 가지고 토론을 해보는 느낌이다. 열정적인 두 분의 발제를 앞두고 사회자로서 감회가 새롭다"며 인사 운을 떼었다. '한미FTA 저지' 운동 방향을 둘러싸고 미디어공대위 내부에서 진행되는 크고작은 논란을 긍정적으로 환기하는 인사로 느껴진다.

발제는 양문석 정책위원이 먼저 진행했다. 양문석 정책위원은 한미FTA에 대해 "한국의 대미군사안보종속 경제종속 여론종속 극단화 수단"이라고 결론지었다. "정부가 그동안 홍보물 하나 달랑 내놓고 정부 통상 담당자들이 어떻게 하는지 전혀 밝히지 않고 있어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양문석 정책위원은 발제문에 있는 '한미FTA를 전후한 국가 및 국내 세력 관계도'를 설명하며, 밤새 만든 것이니 유심히 봐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 미국과 남한수구세력, 남한수구세력과 노무현정부와의 관계 등을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양문석 정책위원이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들었다는 그림표

양문석 정책위원은 한미FTA의 방송 미디어 부문 협상 여부와 관련해서 "지상파방송 장악할 내용이 다 들어가 있다"고 확인하고, 노무현정권에게 꼭 하고싶은 말이 있다며 "아무 것도 안 남는 이 장사를 왜 하는지 설득력있게 이야기해야 한다. 침묵하고, 뭉게고, 뻗대기하며서 단군 이래 최대의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이 엄청난 일을 자기들이 청와대에 있고 대통령이라고 해서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는 노선 변경 없으면 정권 퇴진과 반미 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미FTA 협상 내용과 과정을 들여다보면 누구나 갖는 생각이기도 하다.

전규찬 소장은 두 번째 발제에 앞서 경향신문 3월 21일자 기사 이야기를 꺼냈다. 경향신문 3월 21일자 '美, 미디어시장 노골적 개방요구' 기사에서 방송위 관계자의 인용 내용을 문제 삼으며, "방송은 제외되었다고 안심하거나 슬쩍 넘어간다면 다른 부분은 되어도 된다는 뜻일까? 기본적으로 시청각, 미디어, 한미 반대라는 입장이어야 하고 방송 미디어에 일정한 낙관론이 있는듯한데 그 출처를 도무지 찾아낼 수 없다"고 말했다. 방송 부문은 개방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은 여기저기서 나오는데 그 출처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고, 언론에서는 '관계자'라는 익명만 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전규찬 소장은 호주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방송 분야를 지켜냈다는 사례를 자세히 설명하며, 방송위 관계자가 전례가 없다고 말한 부분이 거짓임을 폭로했다. 또한 한미FTA와의 교전을 호소하며, 교전수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원칙과 이념의 재발견이 필요하다는 주장인데 "미디어 및 문화다양성 보호의 필요성, 이를 실행하기 위한 공영방송 체제의 존립 필요성, 미디어 다양성과 공익성을 실현하기 위한 사회 규제적 개입의 필요성" 등을 들었다.

한편 정부와 방송위를 견제 감시하는 동시에 이성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전략을 촉구해야 한다며 스크린쿼터에서 영화진흥위원회가 사후약방문 식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오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견제와 감시의 일환으로 학계 및 운동단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한미FTA 시청각미디어분야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전규찬 소장은 '안방' 등 문병란 시인과 신동엽 시인의 시를 읽으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지수 MBC영화부 차장은 "한미FTA 협상에 방송이라는 단어가 없다고 빠지는 거라 생각지 않는다"며 "이미 미국영화제작자협회가 미국 외에 전 세계에 강력한 로비를 펼치는데, 멀티플랙스 영화관, 멀티채널, 인터넷에 중점을 둔 디지털프로덕트 관련 내용이 미국과 싱가폴, 호주FTA 내용에 명문화되어 있다"고 말했다. 방송이 아직은 아날로그이지만 컨텐츠가 디지털화되면 프리트레이드 개념으로 확대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방송위는 정보가 없는 건지 정보를 감추는 건지 FTA와 관련한 정보를 파악하고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효선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 역시 한미FTA를 급하게 무리하게 추진하는 데 의문을 표하고, "무지랭이 민초들에게 침묵을 강조한다 얼치기 자유주의자들이 민초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문효선 회장은 방송통신이 이미 융합 단계에 들어갔고 단말기 서비스도 모두 구분 못하는 상황에서 통신시장을 개방하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환기하고, "지상파 방송 서비스 영역에 대한 정책 당국의 억압적 구조가 확산되고, 디지탈TV가 먼저냐 IP티비가 먼저냐 하지만 공적 영역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한미FTA 추진을 비판했다.

이강택 KBS PD는 현재 상황을 임진왜란 당시와 비교하는 코멘트를 해 주목을 끌었다. 낙관론, 비관론 또는 잠재적 현실론 등이 거론되는 데 대해 "임진왜란 전에 일본 갔다왔을 때도 한쪽은 침략한다 한쪽은 안 한다고 논란을 벌였다"며 지금 한국에서도 사회적 계급적 이해관계에 따라 유사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비유했다. 이강택 PD는 "월드컵은 엄청난 중복편성과 기획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방송 내부에 아무런 통제장치가 없다"고 말하고 "방송광고 제도도 현재 상태에서 약간의 변화만 있어도 기술, 광고 영역 모두가 자본 위주로, 시장 논리에 따라 다 허물어지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허경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기획간사는 "한미FTA 협상 저지 운동이 자국산업보호론으로 간다거나 피해산업 문제로 가는 것은 운동을 왜곡하는 여지가 있다"고 말하고 "시청각미디어 분야에서 공공성에 대한 재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디어 대응과 관련해서 공동체 상영운동 등의 예를 들어 "제작과 유통에 있어 공대위 내외를 횡적으로 연계하는 다양한 프로젝트 계획해볼 수 있겠다"며 향후 실천을 구체화한다는 생각이다.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등 미디어활동가를 중심으로 '한미FTA저지독립미디어센터' 활동도 적극적으로 고민중이다.

김정대 민주노동당 전문위원은 방송위원회에 특별위원회를 제안한 무제와 관련, "자칫 잘못하면 특위도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원칙 세워야 한다"고 말해, 특별위원회를 제안하는 배경과 목적을 분명히 할 필요를 제기했다. 한편 민주노동당도 FTA 저지 특위를 구성, 대응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방송위 관계자는 제안된 특위에 대해 "내부적으로 확정된 바 없지만 사무처나 위원회 차원에서 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으나 "영화진흥위원회처럼 상임기구 차원은 힘들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유영주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걱정근심불면의 나날...

    정말 구한말 만민공동회 열심히 해도 이완용 등 대신 몇명이 오케 해버리니 나라가 넘어가 수십년간 온백성-친일파 빼고-이 나라 잃고 종살이한 것 생각하면, 그냥 집회 몇번 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닐 듯 합니다. 근본적 대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