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 지난 1회 서울여성영화제의 캐치프레이즈는 8회를 맞은 올해도 유효하다. 전 세계 여성영화의 경향을 살펴보고 아시아 여성영화인을 발굴, 육성하며 여성의 긍정적 에너지와 문화를 확산하고자 하는 여성문화 놀이터인 ‘제8회서울여성영화제’가 6일 신촌 아트레온에서 개막되었다.
6일부터 14일까지 9일간 아트레온 극장에서 개최되는 서울여성영화제는 6회부터 젊고 활기찬 영화제를 지향하며 젊음과 문화의 공간인 신촌에 상영관을 확보, 대중적으로 친근한 영화제로의 이미지 변신을 모색 중이다.
이혜경 서울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개막식에서 “서울여성영화제가 IMF 등 어려움 속에서도 관객의 사랑과 관심으로 ‘제8회’를 맞이하게 됐다”며 “9회, 10회 등 계속 이어질 서울여성영화제가 이번 8회를 통해 더욱 발전되도록 하겠다”며 ‘제8회 서울여성영화제’ 개막을 선언했다.
‘일상의 바다를 항해하다’라는 주제 아래 열리는 이번 서울여성영화제는 33개국 97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안토니아스 라인’으로 잘 알려진 마를린 호리스 감독의 특별전을 비롯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아프리카 특별전-나의 아프리카들’, ‘쇼킹패밀리’와 ‘우리들은 정의파다’ 등 다큐멘터리 옥랑상 4기 수상작들도 상영된다.
‘법조계의 자매들’
개막식의 꽃은 개막영화일 것이다. 이번 8회서울여성영화제 개막작은 지난 서울여성영화제에 상영된 바 있는 ‘잊지 못할 그날’의 킴 론지노토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인 ‘법조계의 자매들’이다.
법조계 자매들은 카메룬의 한 작은 법정에서 자신의 권리를 찾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영화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을 제기하는 것조차 매우 위험한 일인 아프리카 무슬림 사회에서 배우자 폭력에 맞서 남편을 이혼 법정에 세우는 여성들 아미나와 라디, 이웃집 아저씨에게 강간을 당한 어린 소녀 소나타 등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다.
특히 강간범과 대면(피해자 인권을 무시하는 일종의 아동학대에 가까운 신문이라는 것은 차치하고), 두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모습이나 아미나가 남성 판사들의 ‘가정으로 돌아가라’는 은근한 회유 속에서도 “절대로 (남편에게)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히는 장면 단연 압권. 일상 속에서 자신 또는 사회 더 나아가 국가와 싸우는 여성들의 권리 찾기는 나이를 불문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의 자매들’이란 제목에서도 나타나듯이 이 영화가 “아미나, 소나타 뒤에 비극적 피해자 역할 대신 자신들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폭력과 억압에 반기를 들 수 있도록 용기와 격려를 준 법조계의 베라 검사와 베아트리스 판사”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은 아쉬움이다.
킴 론지노토 감독은 이날 영상메세지를 통해 “베라, 베아트리스는 나의 영웅”이라고 밝혔는데, 감히 생각해보건대 만약 일상의 모순 속에서 자신의 권리를 찾아가는 여성을 '영웅'이라 칭한다면 진정한 영웅은 아미나, 리디, 소나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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