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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문화예술단 일터의 홍승이 대표(사진 왼쪽)와 윤순심씨 |
“노동연극이 주는 영향은 대단해요. 집회현장에서 공연을 보는 노동자나 공연하는 우리 배우나 서로를 보면서 모방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집회에서 30분짜리 공연을 가지고는 제대로 소통하기는 좀 힘든 것 같아요”
부산지역 노동문화예술단 ‘일터’의 새로운 단장 홍승이 씨의 말이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일터가 집회현장에 공연을 가면 항상 집회 중의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제대로 된 노동극을 보여줄 수 없다는 말이다. 왜 그럴까? 노동집회의 성격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홍승이씨가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
“집회를 준비하는 분들이 우리를 통해 노동자의 삶을 전하는 것보다 집회의 분위기를 띄우길 바라는 선전효과를 원한답니다. 그리고 집회시간이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어요. 지루한 공연보다는 일찍 집에 가기를 원하는 경우도 많죠”
87년 노동자 대투쟁에서 출발한 일터, 내년이면 20주년 맞아
내년이면 일터가 생긴지 20주년이다. 노동문화예술단 일터는 1987년 7,8월 노동자 대투쟁 시기를 전후로 노동자 문화활동을 진행하고 있던 문화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창단됐다. 일터는 20년 가까이 노동자계급의 그룹들과 연대하여, 정부와 자본가그룹에 대항하는 중요한 투쟁에 참여하며 공연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을 문화적 투쟁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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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미디뮤지컬 팔칠전의 한장면 [출처: 노동문화예술단 일터] |
그중에서 일터가 제일 활발하다. 80년대 후반에는 한해 180회의 공연을 했으며 현재도 130회의 현장공연을 뛰고 있다. 그래서 노동현장에서 재미난 에피소드도 많다. 이 이야기는 일터의 창립멤버 1세대인 윤순심씨가 들려줬다. 그는 얼마 전까지 일터를 이끌어 오던 대표였다.
“명동성당 내 집회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는 무대도 없었죠. 그래도 일터는 그런 상황에 익숙해있죠. 명동성당 입구에 있는 경비실 위에 올라가 즉석에서 공연을 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우리가 배우인지 모르니깐 잡는거에요. 왜 경비실 위에 올라가냐고요”
“또 한 번은 울산의 한 노동조합에서 공연할 때였어요.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무대로 막 걸어오는 거에요. 그 사람이 책임자가 누구냐며 빨리 공연을 끝내라고 하는 거에요. 사람들이 다 보고 있는데 말이죠. 순간 단원들이 달려들어 끌어냈는데 생각만 해도 아찔하죠. 공연 막바지인지라 심각한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낯선 사람이 올라오니 말이죠. 아마도 집에 빨리 가기를 원하는 조합원이 상황을 모르고 그랬나 봐요.(웃음)”
이런 일이 많기 때문일까. 공연 시간이 길다고 줄여달라고 요구나 극중 배경의 노동조합 이름까지 현장에 맞게 바꿔달라는 경우에 일터 배우들은 현장의 상황에 맞게 매순간 순발력을 발휘해야 한다.
“현장에서 만나는 노동자들의 눈 뿌리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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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미디뮤지컬 팔칠전의 한장면 [출처: 노동문화예술단 일터] |
그런 노동문화예술단 일터가 부산 노동복지회관 지하로 이사를 오게 된 것은 2005년 3월 경. 환경미화원 노동자의 삶을 다룬 ‘달밤부르스’을 하면서부터다. 예전 한국노총이 쓰던 자리에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들어오면서 노동복지회관 지하공간을 일터와 몸짓패, 노래패들이 쓰게 됐다. 이제야 연습실 겸 공연장이 생긴 것이다.
일터는 14명의 상근 배우들로 구성되어 있다. 6명의 단원들이 휴직상태이기 때문에 현재 8명의 배우들이 연습을 하고 공연을 한다. 상근이라고 해봐야 20~30만 원의 돈을 받는다. 남들이 보면 ‘그 돈 받고 왜 노동극을 고집하냐’고 말할 정도다.
여기에 대해 홍승이 단장은 “극단이 탄생했던 배경, 정신에 있는 것 같다”고 얘기한다.
“87년 젊은 혈기로 지원했던 선배들의 모습들처럼 우리들도 그래요. 항상 현장에서 만나는 노동자들의 눈을 보면서 이 일을 뿌리칠 수가 없는 거죠. 어려운 여건에 처해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나고 그들과 교감하는 그 순간을 말이죠”
그래서 일터는 노동조합의 초청공연보다 비정규직 투쟁현장의 공연이 더 많다. 돈을 받고 가는 것보다 안 받는 경우도 다반사다. 안정된 노동조합을 지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정규직과 같은 소외된 계층이야말로 민중연극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홍승이 단장은 일터의 변화도 빼놓지 않고 얘기해 준다.
“내년이 일터 20주년입니다. 이제 일터도 중대한 결단을 해야 할 때입니다. 이때까지 해왔던 공연, 형식에 대해 결산이 필요할 때입니다. 또 연극인으로서 즐거워해야 하는데 뭔가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어요. 일터가 대표체제에서 배우가 중심이 되는 단장체제로 바뀐 것도 그러한 시도입니다. 배우가 현장에서 느끼는 것들을 반영하기 위한 거죠”
노동문화예술단 ‘일터’, 변신을 꿈꾸다. 코미디 뮤직컬 ‘팔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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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터의 연습공간이자 공연장인 모습. 팔칠전을 앞두고 무대준비가 한창이다 |
이런 취지에서 노동을 화두로 20년 동안 한길을 걸어온 일터가 새로운 시도를 한다. 그것은 바로 연출가 단 첨리(Dan Chumly)와 함께 준비한 코미디 뮤직컬 ‘팔칠전’.
여태까지 일터에서 보여진 사실적인 극적 구조를 벗어나 만화적인 상상력이 결합된 새로운 모습의 노동극이다. 그러나 주제는 무겁다. 비정규직의 투쟁을 바라보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갈등과 혼란을 풍자하고 이 속에서 87년의 투쟁과 노동자의 정신에 대해 돌아보자는 내용이다. 이 문제는 지금도 첨예한 내용이라 사실적인 접근은 극의 내용이 비극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톡톡 튀는 상상력을 결부시킨 것이다. 연출가 단첨리의 힘이 컸다.
지난 15일 일터에서 팔칠전 연습발표회가 열렸다. 팔칠전이 코미디이기 때문에 관객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단 첨리가 제안한 것이다. 팔칠전을 감상한 관객들과 배우들이 둘러앉아 평을 나눴다. 아직 완벽한 준비가 안 된 탓에 이런저런 지적이 나온다. 그래도 역시 배우는 배우일까. 지적 하나하나가 고심되는 표정이다.
이제 팔칠전이 얼마 남지 않았다. 5월 2일이 공연 시작일이기 때문에 긴장되는 순간이다. 마지막으로 홍승이 단장이 지금의 분위기를 전한다.
“배우들이 하루도 안 쉬고 연습하고 있어요. 일터가 20주년을 앞두고 현장성을 잃지 않고 성숙해 왔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싶기 때문이죠. 이번 작품에 관심을 많이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정말 준비 많이 했거든요”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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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메디 뮤직컬 ‘팔칠전’> 공연 날짜 : 5월 2일 부터 14일까지 장소 : 부산시 동구 범일동 노동복지회관 지하 소극장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