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한 ’법안인질극’을 중단하라"

사학법 재개정 고집하는 한나라당에 비판 여론 쇄도

22일 감사원의 비리사학 감사 발표 이후에도 한나라당의 사학법 재개정 요구가 계속돼 이번 임시국회의 거대 양당 대치국면이 지속되자 국회 안팎에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26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정부가 사학비리 감사 중간결과를 발표한 저의는 사학법 재개정을 막기 위한 반대 여론 조성용" 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모임에서 이주호 제5정조위원장은 "임시 이사가 파견된 3개 학교 중 2개 학교가 중대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며 "개방이사와 비슷한 개념의 임시 이사가 파견됐음에도 이러한 비리가 일어난 것을 보면 개방이사제는 비리 척결의 방법이 될 수 없음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 결과 발표에도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사학비리옹호당’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은 사학비리옹호당'이라고 비판,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26일 현안 브리핑에서 "학교 이사장의 등록금 착복과 세금포탈 등 심각한 사안들이 많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이를 양호한 지표라고 말하고 있다. 어안이 벙벙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우상호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감사 결과, 문제의 심각성이 국민에게 알려지자 이를 축소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기 위해 왜곡에 가까운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계진 대변인이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석방하라고도 주장했는데 결국 한나라당은 사학비리를 옹호하고 기업비리도 옹호하는 우를 범한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업무보고에서는 예상대로 사립학교 직무실태에 대한 감사원 특감을 둘러싸고 여야 간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은 "감사원은 사학법이 강행처리 된 후에 감사계획을 수립했는데 어떻게 정치권과 무관하다고 할 수 있느냐"며 "일설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여당과 협의해서 감사대상을 선정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여당과 감사원과의 ‘사전교감설’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은 "사학비리 잘못이 있다면 고쳐주는 것이 도리 아니냐"며 "감사를 왜 했느냐고 나무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받아쳤다.

전윤철 감사원장도 "교육부.교육청.감사원에 민원이 많이 들어온 사학을 감사대상으로 선정했을 뿐, 여당과는 무관하다"며 "정치권에서 관심이 있는 사항이냐, 아니냐는 고려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론했다.

한나라당, ‘개악음모 중단’하고, 열린우리당 ‘정치적 야합 중단’하라

그러나 국회 밖에서는 사립학교개혁국민운동본부(사학개혁국본)가 26일 오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감사원의 사학재단 비리감사 중간발표에 대해 적극 환영하면서도, 한나라당의 사립학교법 재개정 요구와 이로 인해 국회일정을 낭비하고 있는 정치권에 대해 비판의 소리를 높였다.

사학개혁국본은 "감사원의 사학비리 감사 발표는 ‘사학비리는 극히 일부 사학의 문제’라며 사학법 개정에 반대해 온 사학재단들의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고 거짓이었는지를 그대로 입증한다"고 감사원 발표를 지지했다.

사학개혁국본은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사학재단과 소수 기득권층의 입장만을 대변하며 사립학교법을 재개정하라고 주장한다"고 비판하고 "한나라당은 이번 감사 결과의 의미를 받아들여 사학법 개악 음모를 당장 중단하라“고 주문했다. 또한 ”열린우리당도 더 이상 정치적 야합을 통해 법을 개정하려는 뒷거래를 철회해야 한다"며 사학법을 둘러싼 정치권의 행태를 비판했다.

“먹는 문제보다 중요한 정치적 가치는 없다“, 학교급식법 2년째 미처리

민주노동당도 논평을 통해 “거대 양당이 학교급식법안의 6월 처리 의사를 밝혔음에도 법안 처리의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비판했다.

이는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을 이유로 모든 법안 처리에 옥쇄를 걸었기 때문”이라며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을 모든 법안 처리의 전제 조건으로 삼는 태도는 학교급식법 등 시급한 현안을 볼모로 사학법 재개정을 이루겠다는 '법안 인질극'의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김성희 부대변인은 또한 "먹는 문제보다 시급한 민생문제는 없으며, 먹는 문제보다 중요한 정치적 가치는 없다"고 말했다. "어린 학생들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데 학교급식법은 2년째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다“며 ”이미 이것으로도 국민적 비난을 받기에 충분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희 부대변인은 ”사학법 재개정만 하면 된다는 정략적 발상으로 수많은 학생들의 건강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 "한나라당은 법안 인질극을 중단하고, 학교급식법 처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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