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영상미디어센터 독단적 운영 등 파행

4일 ‘대구영상미디어센터 운영정상화 촉구’ 기자회견

올해 말 설립 예정에 있는 대구영상미디어센터가 소장 및 스탭 선정절차의 문제로 인해 파행을 맞고 있다. 지난 22일 대구영상미디어센터 운영위원 4인이 “미디어센터의 근간을 흔드는 처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운영위원회를 탈퇴하는 것은 물론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및 미디어운동단체가 잇따라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대구영상미디어센터의 공공적이고 독립적 운영을 보장하라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문화연대, 미디액트, 언론개혁시민연대, 한국독립영화협회, 언론개혁기독교연대 등 5개 미디어운동단체는 4일 광화문 미디액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정 당시의 취지를 훼손한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규탄 △미디어센터 사업에 대한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위탁 결정 철회 △지역자치단체의 미디어센터에 대한 정책 및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미디어센터에 대한 이해부족과 사업 주체의 독단으로 파행

미디어센터는 과거 20세기 문자언어에 대응하는 도서관처럼 21세기 영상시대에 걸맞는 영상미디어언어에 대응하고, 지역영상산업의 활성화가 아닌 지역주민들의 정당한 소통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공간이다. 이에 따라 미디어센터는 미디어교육과 상영, 제작기재의 제공 등을 주요 활동으로, 대안적, 시민적 컨텐츠 제작과 배급의 활성화를 도모함으로서 해당 지역의 공공 미디어 영역을 대표하는 지역 인프라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2005년부터 “일반인의 영상미디어 활용능력을 제고함으로써 영상문화의 균형적 확산 및 영상산업 기반 확대 추진”을 목표로 영상미디어센터 인프라구축 및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이미 김해, 제주도, 인천 등 15개 지역이 선정되어 설립될 예정이며, 총 30여개의 지역미디어센터 설립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자치단체의 미디어센터에 대한 이해부족과 사업 주체의 독단으로 인해 서울의 강서영상미디어센터와 같은 파행이 곳곳에서 발생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구영상미디어센터도 같은 상황.

이주훈 미디액트 사무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지역미디어센터는 새로운 미디어 교육의 거점, 공공적 서비스의 제공과 신매체와의 결합 지점, 지역민의 소통의 권리의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공간”이라며 “그러나 지자체 및 관련 기관들이 지역영상문화에 대한 이해와 철학이 부재해 강서영상미디어센터나 대구영상미디어센터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를 산업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지역문화의 파행적 단면을 반드시 끊어내야

대구영상미디어센터는 대구광역시와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을 추진주체로, 대구독립영화협회를 운영주체로 하여 지난해 6월 24일 심사에 통과하였다. 이는 미디어교육의 경험과 비영리 영상창작의 교육 및 제작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대구독립영화협회가 운영위원회의 중심축으로 시민사회단체가 대구영상미디어센터의 실질 운영의 주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은 운영위원회 구성에 있어 시민사회단체의 참여를 2명으로 제안하는 것은 물론 소장 및 직원 선발에 있어서도 진흥원의 독단적인 결정에 의해 선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주훈 사무국장은 “강서시설관리공단이 한국독립영화협회를 운영단체로 지목하여 심사에 통과하고서 이후 자신들의 뜻과 의지만으로 강서미디어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말을 바꾼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라며 “강서미디어센터가 아직도 그 기능의 절반도 제대로 발휘하기 못한 채 파행을 겪고 있는 것만 본다면 이번 사태는 대구만의 문제가 아닌 전체 공공적 미디어센터 운영과 관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이번 대구사태는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자유와 독립이 어느 정도 확보된 상황에서 자본으로부터의 종속여부와 관련된 것”이라며 “문화를 산업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지역문화의 파행적 단면을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원승환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은 “이번 사태는 운영주체가 관료화된 체제 내에서 문제로 느끼지 못한 구조를 미디어센터운영의 논리와 지원방식에 적용시켜 사고하는데 따른 것”이라며 “지역의 시민들과 각종 소수 공동체들의 네트워크로 구축되는 미디어 수렴과 확산의 공간이라는 철학적 이해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진흥원의 약속파기에 의한 파행이다"

한편 2005년 문화관광부 지역미디어센터 선정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던 원용진 서강대 교수, 이주훈 미디액트 사무국장, 이춘성 영화진흥위원회 경영지원팀장, 박진석 한국영상자료원 혁신기획팀 김용훈 영화진흥위원회 녹음팀장 등 5인은 ‘대구센터 파행에 대한 05년 심사위원의 입장’을 지난 30일 발표했다.

이들은 “당시 심사 기준은 지역미디어센터가 전문적인 운영진들에 의해 독립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잇는지와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는지 여부였다”며 △진흥원의 약속파기와 △진흥원의 영상미디어센터에 대한 철학적 이해 부재 △미디어센터 운영의 전문성에 대한 진흥원의 이해방식의 문제를 현재 파행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들은 “문화관광부의 지역미디어센터 사업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다”며 사태해결을 위해 △사후 평가 및 심사활동의 강화 △진흥원으로의 위탁 취소 △미디어센터 정상적 운영을 위한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활동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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