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건설노동자를 향한 공권력의 칼날을 거두라

포스코 건설노동자의 요구 전면 수용만이 사태 해결 방안

법정 8시간 노동을 요구하며 농성하는 건설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3차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합법보장, 불법필벌'을 요점으로 한 합동담화문을 발표하고 "이번 포항지역 건설노조의 불법·폭력행위에 대하여도 반드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의 건설노동자 파업에 대한 '불법필벌' 입장은 벼랑에 선 건설노동자를 결국 우리 사회구성원에서 배제하겠다는 입장으로 즉각 철회해야 마땅하다.

이땅의 건설노동자는 열악한 노동현장에서 장시간 저임금을 감내해왔다. 건설노동자는 전기, 토목, 용접, 철근, 배관의 이름으로 쉬지 않고 망치를 두드리지만 인간다운 삶은 꿈꾸기조차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포스코가 수 조, 수 천억 원의 순익을 내지만 포스코 건설노동자는 불법다단계하도급의 먹이사슬 속에서 장시간 저임금의 열악한 처지에서 한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임금인상을 요구하면 즉각 고용불안이 따라왔다. 결국 포스코 건설노동자의 8시간 근무, 주5일제 유급실시, 불법다단계하도급 철폐 요구는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요구하지 않으면 안될 최소한의 외침이다.

그러나 포스코는 눈도 깜짝 하지 않았다. 8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건설노동자에 대해 오히려 300여 명에 대해 집단해고라는 서슬퍼런 칼을 들이밀었다. 결국 포항지역건설노조는 5월 29일부터 법정 노동시간인 8시간 노동을 요구하며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그러나 건설사업주들은 "8시간 노동을 인정할 수 없다. 전원 보따리 싸서 집에 가라. 7시부터 일을 하지 않는다면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전원 해고시키겠다"는 공고문을 붙이는 등 강경한 태도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해고 이후 토목업체들은 13차에 걸친 교섭 요구도 파행으로 이끌었다. 더욱이 합법적인 파업에 대한 대체인력 투입으로 파업 무력화 시도를 계속해왔다. 이처럼 건설노동자의 정당한 요구에 대한 불법 해고와 현장탄압으로 일관한 포스코가 작금의 사태를 악화시킨 원인인 것이다

건설산업연맹에 따르면 포스코는 2005년에만 6조 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냈지만 포스코 현장의 비정규 건설일용노동자의 임금은 정규직 노동자의 35%에 불과한 평균 180만 원의 저임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5일제가 도입된 지 수년이 되었지만 건설현장은 일요일도 없이 주당 7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 불법다단계하도급이 노동유연화의 구조적인 먹이사슬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울산플랜트노조원의 장기파업 당시 자세히 알려진 바 있다. 건설자본은 이 구조를 작동시키는 가운데 건설노동자의 노동유연화를 극대화하고 있다. 결국 이 고리를 끊지 않고서는 인간다운 삶을 호소하는 건설노동자의 외침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8시간 노동과 주5일제, 불법다단계하도급 철폐를 요구하는 건설노동자의 목소리는 우리 사회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의 보편과 상식의 요구인 것이다. 따라서 공권력 투입 기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이미 한 노동자가 방패에 맞아 사경을 헤매는 실정이다. 공권력 투입은 사태의 일시적 해결을 가져다줄지는 모르나 더 큰 화를 부르게 될 것이다.

오늘 관계장관회의 후 발표한 정부의 담화문은 다시 한 번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노무현정권은 집권 막바지를 매사에 공권력에만 의지할 심사인가. 작년 말 경찰은 쌀 개방 반대를 외치며 시위에 나선 농민 2명을 살해하였고, 평택 미군기지 이전 확장을 하면서는 군병력까지 투입한 바 있으며, 한미FTA 2차협상 과정에서는 기자회견 자리에조차 공권력을 동원하였다. 지금 노무현정권은 우리 사회 터져나오는 노동자와 민중의 저항과 요구에 대해 공권력으로 대응하는 것 외에 도대체 다른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다시 강조컨대 노무현정권은 오늘 발표한 담화문을 즉각 취소하고, 공권력 투입 기도를 중단해야 한다. 또한 포스코는 건설노동자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는 것만이 사태의 원만한 해결의 유일한 방안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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