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조선 '일다' 컨텐츠 인용하며 출처 안 밝혀 물의

김정우, "기자들 저작권 원칙 제대로 모른다"

최근 '주간조선'이 타 매체 컨텐츠 재사용과 관련하여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는 여성주의저널 ‘일다’에서 지난 2월 8일 개제한 <성별규정, 강간죄 규정 틀 바꿔야> 기사를 주간조선이 재인용하는 과정에서 출처를 잘못 기재한데 따른 것이다.

'일다' 기사가 한 인터넷매체 게시판 글로

‘주간조선’이 지난 7월 11일 <당신의 부인이 남자로 성전환 수술을 한다면> 제하의 기사에서 “지난 5월 17일 ‘프린세스 월드’ 게시판에 올라온 ‘성별규정, 강간죄 규정 틀 바꿔야’라는 글은.....”이라고 인용한 글에 대해 ‘일다’ 측은 자사의 편집장이 쓴 “성별규정, 강간죄 규정 틀 바꿔야” 제하의 편집장칼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편집장칼럼을 쓴 조이여울 일다 편집장은 “프린세스 월드 사이트에서 해당 기사가 실린 것을 확인했으나, 기사는 ‘트랜스젠더 이슈’란에 있었고 트랜스젠더 관련한 뉴스를 클리핑하는 장소였다”며 “주간조선 기자가 이 기사의 출처를 오해할 만한 여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일다’에 게재된 모든 저작물은 출처를 밝히지 않고 옮기거나 표절해선 안된다는 Copyrights 표시가 정확히 개제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일다는 곧바로 “출처도 확인하지 않은 채, 인터넷 게시판에 있는 글을 기사 본문에 그대로 옮겨 실은 것은 넓은 의미의 표절에 해당한다”고 주장담아 정정보도 요청서를 ‘주간조선’ 편집부 측에 발송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주간조선’ 측은 글 전체를 무단 전재하거나, 기자 스스로 작성한 문장인 것처럼 쓰지 않고 글의 출처(사이트 명과 제목, 날짜)를 정확히 밝히고 부분 인용을 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저작재산권을 떠나 저작인격권 침해 소지 높다"

그러나 저작권법의 헛점은 차치하고라도, 이번 사건에서와 같이 출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규정되어 있는 저작인격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저작인격권은 현행 저작권법 제11조 내지 제13조의 규정에 의한 권리로 저작권의 주체와 분리할 수 없는 인격적 저작물로서의 권리를 의미한다.

김정우 정보공유연대 사무국장은 “주간조선의 입장은 현행 저작권법만 따져 봐도 저작재산권을 떠나 저작인격권(이름 표기)을 침해할 소지가 매우 높다”며 “오히려 대안언론이 주간조선의 기사를 같은 형식으로 재인용했을 경우 어떻게 대응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와 관련하여 문제의 기사를 작성한 정장열 주간조선 기자는 참세상과의 인터뷰에서 “본 기사는 사실 관계가 틀려 바로잡아야 하는 정정보도 대상도 아니”라며 “일다가 밝혀온 내용을 ‘알림’ 형식으로 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이여울 편집장은 “적절하게 혹은 소극적으로 정정, 사과보도를 하기도 하고 최소한 해당 기자나 데스크 측에서 연락이 와서 사과를 하게 마련”이라며 “주간조선의 경우, 사과 한 마디 없었다는 것이 굉장히 특이한 점”이라고 설명했다.

조이여울 편집장은 또 “주간조선의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강력히 시사하고 “주간조선에 정정보도가 실리느냐 여부보다 주간조선이 기사 도용, 표절 행위에 대해서 어떤 원칙을 세우고 실천하는지와 주간조선이 가지고 있는 저널리즘을 확인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조이여울 편집장은 “주류 언론의 비주류 언론 표절, 도용행위는 일종의 약자에 대한 착취”라며 추후 일다 보도 및 타 매체 보도요청을 통해 주간조선의 언론 윤리에 대해 알려나가기로 결정하고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마치 특종인 양", "기자들 저작권 원칙 모른다"

한편 조이여울 편집장은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표절과 도용은 우리 언론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며 “특히 주류 언론이 비주류 언론의 아이템과 취재원, 취재내용을 도둑질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비주류 언론의 독자 수가 주류 언론에 비해 현저히 적기 때문에 표절을 해도 마치 특종을 낸 것처럼 알려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넷매체가 급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언론사들이 다른 매체의 컨텐츠를 ‘활용’할 때 저작권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례도 함께 늘고 있다. 특히 주류언론사에서 대안언론의 컨텐츠를 재사용할 때 출처를 명확히 명시하지 않거나, 심지어는 무단으로 사용하는 사례까지 발생하는데, 이는 기자들이 저작권 원칙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설득력을 갖는다.

김정우 정보공유연대 사무국장은 “저작권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기자들이 없을뿐더러 자신이 속해있는 언론사의 저작권 원칙도 제대로 모르는 기자가 많다”며 “한 언론사가 카피레프트를 채택하고 있더라도 그것은 무단으로 이용해도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민중언론 참세상’의 경우도 정보공유라이센스 2.0에 따라 카피레프트를 채택하고 있다. 주류언론사들이 본사의 컨텐츠를 재사용하는 과정에서 “참세상은 카피레프트 아닌가요?” 등의 질문을 하는데, 주류언론 자사의 컨텐츠는 지적재산권에 따라 철저하게 통제하면서 공공재적 성격을 갖는 대안언론의 컨텐츠를 사용할 때는 내재되어 있던 상업성을 급작스럽게 생략하는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중언론 참세상’은 카피레프트를 채택하여 창작물을 누구나 공유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은 물론 복제 등 2차 저작도 허용하고 있지만, 출처 명시와 카피레프트 저작물이라는 것을 명시해주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정보공유라이센스가 명시되어 있는 저작물을 재사용하여 2차 저작물을 만들 경우, 형평성에 따라 이도 정보공유라이센스 원칙을 채택해야 한다.

김정우 사무국장은 몇몇 대안언론이 채택하고 있는 copyleft과 관련하여 “카피레프트의 기본정신은 정보 독점이 아닌 정보 공유”라며 “그러나 공유할 경우에도 출처를 밝히거나, 저작자를 정확히 명시해주는 등의 최소한 지켜야 하는 원칙이 있다”고 설명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조수빈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독자

    이 기사야 말로 다른 매체 보도 그대로 가져온거 아닌가? 이런 뒷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