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갱신을 위해선 도전의 빈도를 높이는 것이 기본이다. 청와대는 최근 이 원칙에 충실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번에 이재용 전 장관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하자 사전에 설정된 시나리오처럼 정치권에선 자연스럽게 '낙하산 인사'와 '고유권한' 사이의 공방의 불씨가 지펴졌다. 그러나 이 논란은 불씨로 남지 않고 '보험료 납부 문제', '진료비 부당청구' 등이 불거져 급기야 '이재용 사퇴'로 까지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예상가능한 시나리오이나, 청와대는 반전을 시도해 다시 3개월 전까지 청와대 인사수석 자리에 있던 김완기 전 수석을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에 임명했다. 이 정도의 빈도와 타이밍, 그리고 의지를 갖고 있다면 기록갱신은 ‘따 논 당상’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은 25일 이를 가리켜, "'오기'만 남은 대통령의 공기업 낙하산 인사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논평했다. 한나라당은 “당장 교육부총리에 거론되는 인물들도 그러하지만, 5.31 지방선거 낙선자들에 대한 낙하산 인사가 봇물을 이룰 것 같다”며 오히려 ‘앞으로의 일정’을 더 걱정했다.
8월 한 달간만 대통령의 인사 행보를 돌아보자면, △김병준 부총리 내정자 파문 △유진룡 전 차관의 보복경질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 △전기안전공사 감사로 김남수 전 청와대 비서관 △증권선물거래소 감사로 김영환 회계사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이재용 전 장관 △증권선물거래소 파업을 촉발시켜 사실상 낙마한 김영환 회계사 등 민노당에 따르면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 파문이 평균 1주일에 한번 꼴로 제기되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에 대해 “(노무현 정부는) 아마 '최 단기 최다 인사 논란과 낙하산 인사 신기록'에 도전 중임이 분명하다"고 일갈했다.
한나라당은 더 노골적인 비판을 가했는데,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 정책을 '서커스'에 빗댔다.
나경원 대변인은 서커스에 나오는 ‘안전 그물망’인 '트램폴린'(trampoline)을 설명하면서 "떨어지면 다치는 게 자연의 이치인데 '노무현 사람들'은 다치는 것은 고사하고 튼튼한 안전망에다 방방 튀어 오르는 재미까지 있으니 오히려 즐거운 놀이터가 되어버렸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재용 건보공단 이사장 같은 이는 떨어지면서 더 많이 튀어 오른 경우"라며 "노무현 정권의 ‘트램폴린’을 가로세로로 엮고 있는 줄이 바로 ‘코드’와 ‘보은’이다"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민주노동당은 이런 대통령의 ‘인사 난맥상’에 대해 "대통령의 공기업 인사가 국정 혼란의 주범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며 ”전문성이 담보돼야 할 공기업 인사에 '낙하산'이란 단어와 '무분별, 무원칙, 무검증' 등 '3無 인사정책' 만 적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런 사항을 지적하면, “무조건 대통령의 권한을 향한 도전으로 치부해 버리고 인사정책의 원칙과 기준, 검증에 대해 끝까지 '나몰라'로 일관하며 한판 붙어보자는 식의 태도”를 보인다며 이런 것이 “결국 임기 말 레임덕을 가중시키고 국민들의 짜증만 증폭시킬 뿐”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동당은 그러면서 “최 단기 최다 인사파문 신기록 도전은 불필요한 것이자 국정운영의 필요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당시 언급한 '부당한 인사를 한사람은 패가망신을 시키겠다'는 발언을 대통령에게 역으로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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