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회 정권 거수기 역할을 자처한 것”

사장추천위원 과반수 KBS이사로 구성, KBS노조 19일 성명 발표

KBS이사회가 18일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 구성을 수용함에 따라 3개월째 표류중인 KBS차기 사장 선정과 관련 KBS노조와 KBS사측 간의 갈등이 새롭게 격화되고 있다.

KBS 이사회는 “정연주 KBS 사장의 후임은 사추위를 통해 선임할 것”이라며 “사장 공모 신청은 20일부터 26일까지 7일간 접수한다”고 밝혔다. 사추위는 지난 2003년부터 시민사회단체가 강력하게 요구해왔던 것이나 문제는 사추위 구성원 및 구성 방식에 있다. 이사회는 사추위 위원 7인 가운데 과반수 이상인 4인을 KBS 이사로 구성하고, 나머지 3인의 추천위원 선정 방식은 추후 이사회에서 결정하기로 한 것. 결국 KBS 이사가 사추위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함으로써 사실상 이사회 뜻대로 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KBS노조의 입장이다.

19일 EBS 사장 선임 사태와 관련하여 공영방송의 사장선출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KBS 안팎으로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방송위원회는 전국언론노조 EBS지부 등 방송계의 문제제기에 따라 지난 4일 유보한 바 있는 구관서 전 교육인적자원부 정책홍보관리실장을 결국 19일 EBS 사장으로 임명했다. 구관서 EBS 사장 내정자는 지난 2000년 2월 석사 학위를 받은 지 6개월 만에 유사한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자격 시비 논란에 휩싸였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사추위 구성과 관련하여 19일 성명을 내 “‘거수기 보조재 사추위’까지 추진함으로써 이사회를 정권의 거수기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KBS본부는 “KBS 언론노동자들이 사추위를 제기한 역사적 배경은 정권의 거수기 역할을 해온 이사회가 관례적 한계를 깨고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KBS의 정치적 독립성을 완성하자는 것이었다”며 “이사회는 ‘KBS 독립’이라는 5천 언론노동자의 염원을 철저히 무시하고 ‘관례’대로 정권 거수기 역할을 자처하며 ‘제 갈길’을 가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BS본부는 또 “KBS 이사 임명권자인 대통령은 표절 교수를 KBS 이사로 앉히고도 일언반구가 없고 그를 추천한 방송위원회도 위원장 직대와 같은 시민단체 공동대표를 맡아서인지 표절교수 추천 철회를 하지 않으며 KBS를 모욕하고 있다”며 “이것만으로도 KBS 이사회는 KBS 최고 의결기구의 권위와 도덕적 정당성, 정치적 독립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19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성명

껍데기 사추위 추진 음모 반드시 깨부술 것이다!

이사회가 스스로 거수기 길을 자처하고 있다. KBS 이사회는 어제(18일) 껍데기 사장추천위원회를 위한 초석을 놓았다. 이사회 산하 사장추천위원회를 7명으로 구성하되 이사회에서 과반수인 4명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나머지 3명에 대한 구성 방식은 오는 21일 논의하기로 했다. 나머지 세 명의 구성이 어찌되든 이사수를 과반으로 하겠다는 것은 이사회 뜻대로 결정하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EBS 구관서 사장 선임 사태를 보면 이사가 과반을 차지한 KBS 사추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 KBS 이사들이 추진하려는 사추위는 방송위원회가 했던 EBS 사장 선임 방식과 너무나 흡사하다. 방송위원회는 10여일 전 7명으로 구성된 사추위를 만들어 방송위원이 과반인 4명이 들어가고 나머지 3명은 들러리로 내세워 정권 거수기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결국 방송위원회는 정부관료 출신 구관서씨를 사장으로 앉혔고 지금 EBS노동자들은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EBS 사추위가 민주적이고 공개적인 제도가 아니라 '거수기 보조재'로 전락한 사태가 빚어진 지 불과 보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KBS이사회가 EBS와 똑같은 껍데기 사추위를 추진하려는 것은 언론노동자들을 농락하는 것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KBS 언론노동자들이 사추위를 제기한 역사적 배경은 정권의 거수기 역할을 해온 이사회가 관례적 한계를 깨고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KBS의 정치적 독립성을 완성하자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이사회는 언론노동자들의 이런 염원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사회 제청권 침해 운운하며 '거수기 보조재' 수준의 껍데기 사추위를 추진하고 있다.

KBS 이사 임명권자인 대통령은 표절 교수를 KBS 이사로 앉히고도 일언반구가 없고 그를 추천한 방송위원회도 위원장 직대와 같은 시민단체 공동대표를 맡아서인지 표절교수 추천 철회를 하지 않으며 KBS를 모욕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KBS 이사회는 KBS 최고 의결기구의 권위와 도덕적 정당성, 정치적 독립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그런데 '거수기 보조재 사추위'까지 추진함으로써 이사회를 정권의 거수기 수준으로 추락시키고 있다.

특히 노조는 제청권 침해를 이유로 가장 강력하게 사추위를 반대한 이사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임원 출신 이사라는 사실을 듣고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한나라당 몫 방송위원들이 추천한 이사들이야 평소 보수적 성향으로 볼 때 사추위 제도화에 찬성하리라 노조는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믿었던 민변 출신 이사가 실질적인 사추위 구성에 반대 목소리를 가장 강하게 낼 수 있단 말인가?

민변은 지난 2003년 3월 KBS 사장선임을 앞두고 다른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공동성명서를 통해 '사장추천위원회 구성'을 이사회에 촉구했었다. 당시 성명서에서 민변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선임된 사장은 필연적으로 안팍, 특히 KBS 내부의 반대와 저항에 부딪힐 것이고 결과적으로 KBS는 연이어 '파행'을 거듭할 우려가 크다"고 경고한 데 이어 "사장 제청권을 가지고 있는 KBS 이사회가 '관례적 한계'를 인정하고 KBS 노조와 협의하여 방송계 안팎의 사회 대표성을 갖는 인사들로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여 사장임명제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라고 권고까지 했었다.

KBS 노조는 이사회가 KBS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최첨병의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지켜봤었다. 그러나 이사회는 'KBS 독립'이라는 5천 언론노동자의 염원을 철저히 무시하고 '관례'대로 정권 거수기 역할을 자처하며 '제 갈길'을 가려하고 있다. 그렇다면 KBS 5천 언론노동자들은 예고한대로 KBS 독립을 위해 옥쇄를 각오하고 투쟁할 수밖에 없다. 비대위는 오늘 오후 껍데기 사추위 추진 음모를 깨부수고 KBS의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다. '독립성 확보'라는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이사회와 이사회를 거수기로 만들고자 하는 정권은 KBS 파국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b>2006년 9월 1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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