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관계 호전 발언, 대북 강경기조 변화는 아닌듯

크리스토퍼 힐, '북 6자 복귀시, 금융제재 북미 간 직접대화 가능’

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북핵문제와 관련, '포괄적 접급안'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그 실체가 알려지지 않아 정상회담 이후 수많은 추측이 난무했다. 특히 미국의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 강화 부분은 따로 언급되지 않아, 회담 결과를 두고 일각에선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미국 뉴욕에서 한미 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포괄적 접근안'이 논의되고 있다. 또한 알렉산더 버시바우 미대사,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등 한반도와 밀접한 인사들이 최근 미국 측의 6자회담 재개와 관련, 그 동안의 강경한 태도와는 다소 상반된 입장으로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21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는 연합뉴스와 특별 인터뷰를 갖고 "북한이 6자회담 복귀의사를 피력할 경우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버시바우 미대사는 또 "추가적인 대북 제재에 대해 결정을 서두를 의향이 전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18일에도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버시바우 대사는 비슷한 취지의 언급을 하면서 북미 양자회담을 열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21일 교도통신은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 대북 금융제재 문제에 대해 2국간 협상에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은 힐 차관보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전제된다면, 미국이 실시 중인 금융제재 문제를 양측 간 실무급 차원에서 직접 다룰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힐 차관보는 또 "이 같은 대북 금융제재에 관한 쌍무 간 실무그룹의 창설 방안이 이미 북한 측에 전달됐다"고 이날 회견에서 밝혔다.

미국 측의 이와 같은 제의는, 현재 양국 간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는 금융제재 문제를 북미 간 직접 대화를 통해 해결할 여지를 줌으로써, 앞서 북한이 “제재의 모자를 쓰고는 협상장에 들어오지 않겠다”고 밝힌 강경한 입장을 누그러뜨리고, 북한을 6자회담 자리로 끌어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와 관련 국내 정치권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이 없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그간 미 당국자들이 밝혀 온 대북 강경기조와 다르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어려운 상황에서 미 당국자들이 말을 달리하는 것을 우려해야 할지 미 대사가 말이라도 우선 그렇게 하니 고맙다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아직은 미국의 이런 태도에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버시바우 대사의 인터뷰처럼 북미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노력해 줄 것을 기대한다”며 북미문제에 있어, 미국이 실질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함을 지적했다.

이번 미국의 제의가 말잔치로 끝나고 말지, 과연 북한이 '모자를 벗고' 협상장에 나서게 될지, 그 결과 여부가 미국측의 대북 행보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음을 고려할 때, 미국측 두 인사의 이번 발언이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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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제재 , 버시바우 , 크리스토퍼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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