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한미FTA...'민중역전'을 실천하자

[인터뷰] 김완 문화연대 활동가

지난 8일 청와대 앞에서 발걸음을 뗀 전국행진단의 이름은 ‘평택미군기지확장과 한미FTA 저지를 위한 민중역전 전국행진단’이다. 17일 간 이들은 전국 방방 곳곳에 땀방울을 흘리며 하반기 투쟁의 중요성을 몸소 실천했다. 이름을 건 만큼 많은 사람도 만났고, 너무 많은 투쟁 사안에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고, 가슴 뜨겁게 감동하기도 했다.

17일 간의 행진을 마치고 서울에 입성했다. 그리고 24일 4차 평택 평화행진 행사가 시청앞 푸른 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던 그 시간의 광화문. 진짜 광화문 위에서는 점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광화문에 우뚝선 6명의 활동가들은 목이 터져라 외쳤다. "평택 미군기지 이전을 반대한다", "한미FTA 협상을 중단하라", "김지태 위원장을 석방하라", "노무현 정권 퇴진하라"...

20여 분의 점거, 고공 농성 그리고 전원 연행. 시간은 짧지만 그 의미와 상징성 만은 충분했다. 고공 농성을 결의한 김 완 문화연대 활동가를 만났다.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그, 결의의 말을 글로 실는다.


왜 광화문이냐고 묻는 다면, 싸움이 갖는 장소의 의미성을 두고 고민했음을 밝히고 싶다. 점거를 하거나 고공농성을 하거나 내용적 의미도 있지만 장소가 갖는 상징적 의미도 있다고 생각한다. 청와대 앞으로 가자고 하는 것은 청와대,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논의 과정에서 청와대 앞 보다 최대한 대중적으로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는 곳으로 결정하자는 의견과, 더불어 완강한 방법의 투쟁이라는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곳으로 장소를 정하자는 뜻을 모아 광화문을 정하게 됐다.

  김완 문화연대 활동가 [자료사진]
전국행진을 하면서, 물론 즉자적인 비교도 어렵고, 준비 미흡 등 행진단이 가진 한계도 있었지만, 지역의 활동가들이 서울에서 보다 '사회적 투쟁'에 나설 여력이 현실적으로 많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역의 사안도 너무 많은 것은 사실이고, 지역의 긴장감이 각각 분리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면, 지역적 사안, 자신들의 현안 쟁점이 결코 만만하지 않은 사안들이라는 점이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느 시점에는 하나의 투쟁이, 하나의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코오롱 노동자들이 장기 투쟁을 하는 것과 평택 지역 주민들의 싸움이 다르지 않다. 그리고 그럴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서로들 인지했다고 생각한다. 단지 어디서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의 답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어디에서 손을 잡고, 언제 들어올릴 것인가. 마주할 시기 뿐만 아니라 동기들, 의제를 서로 연관 시킬 방법적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함을 느꼈다.

처음 행진을 시작할 때, 우리가 전국을 훓고 돌면 한미FTA와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투쟁의 바람이 확 불러 일으켜져 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만들어 질 수 있는, 가능한 부분들이 생기지 않겠는가의 가능성을 꼽아 봤다. 그 가능한 부분을 만들기 위해, '정말 한다', '할 것이다',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뭔가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됐다. 그리고 (9.24)실천을 고민하게 됐다.

각각 개별 활동가들이 할 수 있는 역할들을 해보자는 결의도 모아보고, 실무적으로 사업적, 관성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창조적으로 해보자는 의지도 모아 봤다. 그 강조나 결의 수준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이런 논의와 실천들이 어떤 사람에게는 1mm의 전진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한 순간이라도 '일'이 아닌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가능성의 기회일 수도 있다. 각기 다르지만 각자의 실천을 해 보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냥 한 번 뭔가 해보자는 것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수신자’가 있는 투쟁을 하자는 의미를 뒀다.

전국 행진하면서 ‘민중역전’을 얘기했다. 사회적 현안, 사건, 조건이 막바지에 몰려 있다고 판단한다. 막바지라는 것은 거시적인 큰 틀에서 사회적 구조가 재편되는, 그 재편이 실질적으로 양상되는 순간에 직면해 있다는 의미이다. 노동의 문제건, 군사적 세계화의 문제건, 금융세계화의 문제이건 어떤 차원이라 하더라도 구체적인 실체들이 드러나는 직전의 상황에 있다는 판단이다.

이론적으로 사회가 이렇게 흘러가고, 지배계급이 저렇게 가고 하는 해석이 아니라 평택으로 로드맵으로, 한미FTA 등으로 사회 구조 개편이 구체적인 실체를 갖고 나타나는 그 직전의 순간이고, 그렇다면 과연 이를 어떻게 극복 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고민을 풀어나가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투쟁을 기획하며 동력이 겹치니 같이 하자는 식의 고민을 넘어서야 한다. 이 자체를 거부해야 하고, 그 고민은 하반기 투쟁과 연동돼야 하며, 그 선택이야 말로 민중역전의 요구이고 실질적인 10월 11월의 투쟁을 구체화 시키는 방법이다.

운동 진영 내에서도 다양한 차이가 존재한다. 그런 서로간의 간극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민중 총궐기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전혀 움직이지 않았던 사람들이 실천적이고 예전보다 더 적극적인 활동을 보인다면 가능성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반기 민중총궐기, 총력 투쟁이라 선언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질감으로 체감할 수 있고, 투쟁으로 확인될 수 있는 준비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식으로 싸움에서 밀려서는 안 된다. 이제 생각나는 것들에서 부터 시작 해보자. 하반기에는 뭔가를 할 수 있다, 뭔가좀 해 보자. 그리고 그런 싸움을 만들어 내자.
덧붙이는 말

연행자들은 9월 25일 저녁에 모두 석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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