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 방북단 만경대 방문 두고 논란 거세져

한나라 “저의가 무엇이냐” , 민노 “의례적 방문장소”

민주노동당 방북단이 방북 2일째인 1일 만경대를 방문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정호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 이에 대해 뒤늦게 해명에 나섰다. 정호진 부대변인은 방북 2일차 소식을 브리핑하면서 말미에 방북단의 만경대 방문에 대한 견해를 짤막히 언급했다.

정호진 부대변인은 "만경대라는 장소는 민주노동당 뿐 아니라 정부 당국자, 남측 민간인 예를 들어 작년 아리랑 축전에 참석한 당사자 등 북을 방문하는 남측 인사. 민간인이 의례적으로 방문하는 곳"이라며 "정치적 의미와 비중을 두는 곳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의례적인 방문 장소"라며 "특별한 정치적 비중을 두지 않았기에 방북 대표단 소식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정호진 부대변인의 이 같은 해명은 평양을 방문 중인 민주노동당 방북단이 사전 일정에 없던 만경대 방문 모습이 조선중앙TV를 통해 국내 언론에 알려지면서 정치권은 물론 보수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받는 등 논란이 불거지자 급히 이루어졌다.

현재 민주노동당 방북단에는 취재진이 포함되지 않아 박용진 대변인이 당일 일정을 마치고 평양-베이징-서울(민노당 대변인실)의 경로를 거쳐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이 때문에 예정에 없던 만경대 방문에 대한 방북단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정호진 부대변인의 이 같은 '일반적인' 해명이 논란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수언론과 정치권, "저의가 무엇이냐" 비판 공세

민주노동당 방북단의 만경대 방문 소식을 전해지자 보수 언론들은 잇따른 비판기사를 내 놨다. <중앙일보>의 경우 "방북단이 만경대 방문 사실을 빼고 활동 상황을 서울에 전달했다는 얘기가 된다"며 "이에 따라 방북단이 일반 기자가 없는 상태에서 자기 입맛에 맞는 활동 상황만 서울에 전달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의 경우도 "누락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 핵실험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민노당 전.현직 당직자들이 '간첩단 사건' 연루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고의적 은폐'가 아니냐는 빌미를 제공하고만 셈"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언론의 시선은 정치권에서 그대로 반영됐다. 다만 공세의 수위는 더 높았다. 한나라당을 비롯 보수 정당에서는 방북 당시부터 민주노동당의 이른바 '간첩단 사건'과의 연루의혹을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밝혀온 만큼 공세를 위한 적기를 만남 셈이다.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민노당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평화사절단으로 방북한다고 하더니 김일성 생가부터 방문한 저의가 무엇이냐"며 "공식일정에 없던 김일성 생가를 방문한 이유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기준 대변인은 그러면서 "방북활동을 매일 브리핑하면서 만경대 방북 사실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며 "사실을 은폐하려 한 이유가 국민의 비난이 두려워서인지, 아니면 또 다른 목적이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의혹을 부풀렸다.

민주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민주당은 김대중 정부시절부터 '햇볕정책'의 창안자 격으로 북한을 방문할 경우 만경대가 의례적으로 찾게 되는 '코스'임을 알고 있음에도 "민노당의 김일성 생가 방문은 적절치 못한 시기에 적절치 못한 처신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열린우리당의 경우 우상호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현 시기에 김일성 생가를 방문한 것이 적절하느냐는 논란은 있을 수 있으나 김일성 생가는 평양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통상 들리는 코스"라고 말해 비판 행렬에서 빠졌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방북 4일째인 3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의장과 공식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아울러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도 추진 중이다.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는 평양 도착 성명에서 ‘간첩단 사건‘과 북핵 관련 당내 이견 등을 염두에 둔 듯 “어려운 시기”에 방북했다고 말한 바 있다. 당 안팎에서 방북단의 행보를 주목하는 만큼 향후 활동을 통해 어려운 현 상황을 타개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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