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 이동권, 생색내기 아닌 실효성 담보해야"

장애인단체, 정부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계획’에 대한 입장 발표


장애인, 고령자 등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을 위해 건설교통부가 수립하고 있는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계획안’(이동편의증진계획안)에 대해 장애인 당사자들이 실효성 문제 등을 지적하며, 실질적 정책 구현을 위한 △예산확보 △계획 수립과정의 당사자 참여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1월 24일 건설교통부는 공청회를 열고 이동편의증진계획안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안은 지난 1월 시행된 '교통약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에 의거해 최초로 수립된 것으로, 향후 5년 마다 재수립될 예정이다. 그러나 첫 계획안이 나오자마자 장애인 당사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장애인이동권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등 장애인 단체들은 19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건설교통부가 내놓은 이동편의증진계획안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생색내기 식 정책은 이제 그만

이들은 우선 정부가 계획안에서 밝히고 있는 '2011년까지 저상버스를 전국 버스의 31.5%까지 보급' 계획에 대해 “건설교통부는 이미 2013년까지 전국 버스의 50%를 저상버스로 도입하겠다는 약속을 했었다”며 “그러나 지난 9월 정부는 장애인종합지원대책에서 2013년까지 30-50%의 저상버스를 도입하겠다고 도입률을 하향 조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애인 단체들은 “정부는 저상버스 도입을 현실화하기 위해 저상버스 도입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저상버스의 표준모델 개발을 시급히 완료하는 등 보다 강력한 행정력을 발휘함으로써 2013년까지 50% 도입이라는 최소한의 저상버스 도입계획을 지켜야 한다”며 “생색내기 식의 한정된 예산에 맞춰 도입률 등 정책 자체를 변경하는 일이 계속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장애인 단체들은 또 정부가 당초 계획을 번복하는 것도 문제지만, 현재의 저상버스 증가 추세를 볼 때 ‘2013년 저상버스 50% 도입’은 공허한 약속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2013년까지 기존 버스 대비 절반수준으로 저상버스를 늘리겠다고 공언했으나, 현재 전국적으로 저상버스 도입률은 2%(592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별교통수단, 각 지자체 상황 총체적으로 고려해 계획 수립해야"

또 단체들은 건교부의 이동편의증진계획안에 포함된 ‘2011년까지 장애인 콜택시, 장애인 셔틀버스 등 특별교통수단 45.8% 보급’에 대해 “정부가 특별교통수단 보급하겠다고 하지만, 특별교통수단 및 이동지원센터의 재원분담이 전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맡겨져 있다”며 “이는 2004년부터의 저상버스 도입 현황에서도 확인되듯이 지방자치단체의 의지와 예산 배정에 따라 각 지역별로 심각한 편차가 발생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며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예산 계획 수립을 촉구했다.

또 계획안에서 특별교통수단 연차별 보급 계획의 기준을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시행규칙(특별교통수단 운행 기준)에 따라 △인구 100만 이상의 시 80대 △인구 30만 이상 100만 미만의 시 50대 △인구 10만 이상 30만 미만의 시 20대 이상으로 일괄 규정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단체들은 “인구 100만을 훨씬 초과하는 서울특별시 및 광역시의 적용에 있어서 매우 부적절한 기준”이라며 “정부는 각 지자체의 규모, 교통약자의 수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특별교통수단 도입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질적 계획 수립 위해 예산확보와 당사자 참여 보장해야

또 빈번한 지하철 내 리프트 추락사고 발생으로, 그 요구가 거센 ‘도시철도 및 전철역사 엘리베이터 설치’와 관련해 건교부는 “도시철도 역사에 2011년까지 엘리베이터 154대를 설치하고, 수도권 전철의 경우 과천․일산․분당선을 중심으로 엘리베이터를 확충하고 2011년까지 총 23개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이날 기자회견 단체들은 “이동편의증진계획안에는 전체 및 각 지역 역사가 몇 개이고, 그에 따라 필요한 엘리베이터 수와 그에 따르는 설치계획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며 "따라서 정부는 현재 엘리베이터가 없는 역사의 전체 개수와 그에 따르는 설치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도시철도․전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함에 있어 1역사에 1개의 엘리베이터 설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1역사에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등이 이동하는 동선 전체가 연결되도록 엘리베이터 설치 계획을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측면이 고려되지 않고 계획안이 1역사 1엘리베이터 설치를 목표로 한다면,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은 여전히 목숨을 걸고 살인기계 휠체어리프트를 통해 이동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장애인 단체들은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이동편의증진계획의 수립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계획의 실효성”이라며 “이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정부는 예산을 확보하고, 이동편의증진계획의 수립에 있어 장애인 등 교통약자 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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