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짝퉁’ 시사저널, 직장폐쇄 등 시사저널 사측이 국면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동안 쟁점선도까지 주도하는 것은 만무했다. 시사저널 사태가 연일 이슈로 떠오르면서 부담으로 다가온 쪽은 사측이었다.
금창태 시사저널 사장은 6일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자청한 자리에서 지난 7개월 전 문제가 된 S그룹 관련 기사의 타당성 검증을 쟁점으로 들고 나왔지만, 그에 앞서 발언의 ‘진실’ 공방을 거쳐야할 것으로 보인다.
금창태 시사저널 사장은 6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 20 층에서 시사저널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를 위한 기사검증 과정에서 제작상 의견 차이로 빚어진 언론사 내부 문제에 보시다시피 제3자가 끼어들어 일방적이고 왜곡된 내용으로 회사와 경영진을 공격하고 불순한 방향으로 사태를 부풀리는데 앞장섬으로써 노사간의 합리적, 이성적 해결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밝힌다”고 취지를 밝혔다.
“지난 기사들을 봐 나 삼성맨 아니다”“상식적으로 생각해주길 바란다”
금창태 사장은 삭제된 기사와 관련하여 △소스의 신뢰성 △반론 반영 여부 △사실왜곡 등을 지적하고 “기업에 있어서 CEO의 이미지는 그 기업의 대외적 신인도는 물론 주식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CEO에 대한 평가나 비판은 공익을 전제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창태 사장은 기사검증 여부와 관련한 사례로 ‘순복음교회’ 등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된 바 있는 기사를 사례로 꼽는가 하면 ‘삼성맨’, ‘삼성대변인’이라는 일각의 시각을 상쇄시킨다는 명목으로 삼성그룹 관련하여 비판적으로 다룬 바 있는 지난호들을 기자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금창태 사장은 논란이 된바 있는 ‘편집권’과 ‘직장폐쇄 조치’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금창태 사장은 “언론사의 대표이사 발행인 겸 편집인에게 편집에 관한 권한이 전혀 없다는 파업기자들의 주장은 크게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자유언론은 발행인의 편집방향에 따라 그 매체의 성격이 특정지어지고 그에 대한 선택은 독자들의 몫”이라고 밝혔다. 편집권은 이해관계에 따라 해석이 분분하고 여전히 논쟁의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편집권에 대한 시사저널 사측의 입장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금창태 사장은 “회사 측은 파업 후 2주일 이상 인내하며 수차례에 결쳐 이러한 불법 행위의 중지를 노조 측에 호소하고 업무에 복귀할 것을 종용했으나, 불응함으로써 부득이 파업노조원의 사무실 출입을 막는 ‘부분직장폐쇄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파업기간에 파업 노조원이 외부로 다니며 자신이 몸담은 회사를 비방한 예가 없다. 시사저널은 노조의 파업으로 참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광고, 판매, 고객지원, 총무부서 그리고 비노조 제작진들이 일체가 되어 시사저널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제작에 임하고 있다”고 외부인사로 채워진 시사저널의 성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언론계 선배에게 배신감까지 느낀다”
금창태 사장의 기자회견을 바라본 시사저널노조 조합원들은 참담해한다. 금창태 사장의 기자회견에서 기자협회보 한 기자가 당시에 기사를 보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진실여부를 캐묻자 즉답을 회피한 채 “상식적으로 생각해주시길 바란다” 등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한 정황 등 금창태 사장의 기자회견 의도와 달리 이후 흐름은 거짓, 진실 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사저널노조는 금창태 사장의 기자회견 직후 프레스센터 18층 전국언론노동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노조 사무실 한켠에는 시사저널 임시 편집국이 마련되어 있다.
당시 삭제된 기사를 작성한 이철현 기자는 “기사 삭제 전 불러 기사 내용이 뭔지 묻지도 않고 삼성 측으로부터 들었기 때문에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다고 금창태 사장은 말했다”며 “언론계 선배에게 배신감까지 느낀다”고 심정을 밝혔다.
시사저널 전 편집장인 문정우 시사저널노조 위원장은 “금 사장 거짓말의 끝은 어디인가”라고 되묻고 “해당 기자에게 이미 삼성의 전화를 받고 알았다고 말했으며 그 사실을 공공연히 인정해왔다”며 “오늘 기자회견에서 그것을 인정했다는 사실마저도 공공연히 부인하는 금창태 사장의 몰양식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데스크 역할을 했던 장영희 기자는 “기사 삭제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 삼성그룹 관련 기사가 삭제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나 표면화되지 않았을 뿐, 삼성 기사가 기획 될 때마다 금사장은 편집국과 빈번하게 마찰을 빚어왔다”며 “금창태 사장은 편집국 데스크들과의 회의석상에서조차 ‘언론이 배고파지면 마지막 기댈 곳은 삼성 밖에 없다. 별 것 아닌 거 가지고 삼성 괴롭히는 기사는 가급적 쓰지 마라’는 말을 공공연히 해왔다”고 밝혔다.
징계건 등 이견차 여전 노사협상도 쉽지 않을 듯
한편 최근까지 진행된 노사협상에 대해 금창태 사장은 “항상 대화의 문은 열어놓을 것”이라며 “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난항이 예상되는 증후는 도처에서 나타난다.
금창태 사장은 팀장을 비롯한 기자 전원이 파업에 참여하는 등 노조원 자격에 대한 문제도 노사협상에서 협의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징계건에도 노사간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
문정우 위원장은 “이번 사태로 인한 징계자가 17명에 이르는 데도 회사는 이 가운데 무기 정직자 1인만 복직시키겠다고 했다”며 “이는 협의된 최소한의 요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오히려 퇴보한 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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