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노조 전환에 따른 기대는 침체되어 있는 민주노조운동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상승되었다. ‘대공장 정규직 남성 노동자 중심성’을 기반한 기존의 기업별 노조 운동에서 불가능했던 소규모 영세사업장과 특수고용 등 비정규직 노동자의 산별조직화가 기대되고, 지역과 중앙을 잇는 구심의 역할이 산별노조 안에서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과 과제들이 제출되었다.
이에 따라 기업별 노조에서 취약 노동자로 분류되었던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 특히 비정규직의 80%를 차지하는 여성노동자들의 대규모 조직화가 예상되면서 산별전환에 따른 여성노동운동의 변화도 주목받고 있다.
김원정 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 여성정책연구원은 ‘산별노조시대 노동연대전략 실현방안’을 위한 세 번째 토론회로 ‘산별노조와 여성노동운동 쟁점과 과제’를 준비하며 “산별 전환을 앞두고 기존의 기업별 노조 운동 안에서의 여성노동운동에 대한 평가가 필요함에도 미흡했다”며 “산별전환에 따른 여성노조운동의 총체적 전략을 고민하기 위해 토론회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토론회는 김정아 민주노총 여성부장의 발제와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부 교수, 권혜자 한국고용정보원 동향분석팀장, 박정옥 한국여성민우회 팀장, 박유순 민주노총 조직국장, 김원정 민주노동당 여성정책연구원 등이 토론자 나선 가운데 9일 민주노동당사 4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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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별 노조 운동에서의 여성노동운동에서 벗어나지 못해
그러나 산별노조 전환에 따른 여성노동운동의 변화양상에 대한 엇갈린 진단이 나오는 상황에서 조직화 이외에 산별노조가 여성노동운동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따른 변화양상이 이날 토론회에서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기업별 노조 운동 안에서의 여성노동운동에서 제기되었던 기획 이상의 내용들이 나오지 못했다는 지적이 토론에 참석하는 패널 및 플로어에서 다각도로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그간 여성노동운동에서 핵심 과제였던 조직화, 양적 팽창이 기대되지만, 이들을 어떻게 조직해 낼지에 대한 전략도 제시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토론자들은 최우선 과제로 산별노조 전환 이후 여성조합원의 지위 변화 및 실태 조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꼽았다.
한편 여전히 제기된 쟁점과 과제들이 노조 내 여성노동운동에 벗어나지 못하고 대사회적 이슈로 확장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계로 남았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정아 민주노총 여성부장은 “민주노총 여성사업 전반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며 그 중에서도 ‘여성할당제에 대한 평가’를 주요하게 기획하고 “산별노조 내의 여성노동운동 역시, 기존의 민주노총 여성사업에 대한 연장선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아 민주노총 여성부장은 민주노총 2007년 여성관련 모범 단협안 △여성노동권 확보 △모성권보장 확대 △성평등 실현 등 세 가지 내용을 제시하고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산업별 교섭과 협약 내용에 있어서 여성의제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토론에서 이주희 이화여대 교수는 여성노동의 특성 및 문제점으로 △저임금 △직무분리 △비정규직화 △노동의 내용의 저평가 등을 꼽고 “발전된 산별노조를 가진 국가에서는 고용안정과 차별금지, 최저임금 같은 중요한 노동시장이슈들을 해당 산업에 적합한 방식으로 노사가 교섭을 통해 협력적으로 해결하고 있다”며 고용차별개선을 위한 산별 단체교섭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주희 교수는 또 “여성고용문제와 관련된 산별교섭 현황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여성노동자 조직화에 지역적 접근 강조되어야”
권혜자 한국고용정보원 동향분석팀장은 “노조 내 여성 이슈가 모성보호, 성폭력, 할당제 등에 집중되고 고용불안, 저임금, 임금차별 문제로까지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며 “여성이슈의 제약은 현재 노동조합운동의 제약조건과 그 속에서 여성노동운동이 갖는 한계와 맞물려 있다”며 노조 내 여성 의제들에 대해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혜자 팀장은 △노조운동 내외로의 여성 의제별 성별 영향평가와 △가족생계부양자의 임금결정 논리에 대한 극복 등을 여성 비정규직 관련 제도적 개선사항으로 꼽았다.
박정옥 한국여성민우회 팀장 역시 “산별노조 전환이 여성노동운동 발전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히고 △조직화 동시에 조직혁신 △조합원 상태에 대한 구체적 실태조사 실시 △여성 간부의 수적 확보 △노조 내 여성 네트워크 △여성이슈 발굴 등을 이후 과제로 제시했다.
반면 김원정 민주노동당 여성정책연구원은 산별노조 전환 이후 여성노동운동의 전망에 대해 낙관을 전제하지 않았다. 김원정 여성정책연구원은 “금속 등 산별노조 전환 과정에서 기존의 ‘여성위원회’나 여성위원장이 사라지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현장의 상황을 전하고 “기존 노조운동의 몰성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산별노조운동의 이념과 전략이 모색되고 있는지, 그러한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지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원정 연구원은 “지금까지 민주노조운동이 기반하고 있던 성별분업을 뛰어넘어 새로운 연대성의 원리를 구축하고, 한국사회에서 보편적 노동자로서 여성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산별노조운동의 전략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원정 연구원은 여성노동의제로 “노동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꾀하는 의제 확립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여성노동자 조직화에 있어서 “지역 차원의 접근이 강조되어야 한다”며 “구체적인 조직화 전략이 어떤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는지, 거점과 체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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