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에는 퀴어문화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과 함께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퀴어퍼레이드 행사가 열렸다. 청계천 일대에서 진행된 이날 퀴어퍼레이드에는 성적소수자 뿐만 아니라 이성애자, 사회단체 회원 등 500여 명이 참가했다.
본격적인 퍼레이드에 앞서 열린 개막무대에는 페미니스트 가수 지현 씨, 여성동성애자 풍풀패 ‘바람소리’, 남성동성애자 합창단 ‘G보이스’ 등의 공연이 이어졌다.
또 남성동성애자인권단체 '친구사이’ 주최로 ‘동성애자가 선정한 예쁜가족대회’가 개최돼 두 쌍의 동성애자 커플이 상을 받았다. ‘동성애자가 선정한 예쁜가족대회’는 혈연 또는 이성애중심의 가족형태가 아닌 대안가족 구성원들에 대한 시상을 통해 성적소수자 가족구성권의 의미를 알리는 상징적 시상식이다.
이날 축사를 한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누구나 서로가 합의하면 가족을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며 “성소수자들의 가족구성권 보장과 동성결혼합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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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곧 죽음이다”
4시부터 시작된 퍼레이드에는 웨딩드레스를 차려입은 참가자, 전신 바디페인팅을 한 참가자, 여장을 한 남성들이 다양한 복장과 율동으로 지나는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장남자(드랙퀸)들이 행사차량에서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솜씨를 뽐내며 자신들의 ‘끼’를 발산했고, 참가자들은 환호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한편, 이번 퀴어퍼레이드에서는 볼거리뿐만 아니라 HIV/AIDS감염인 인권문제, 가족구성권 문제, 청소년 성적소수자 인권문제, 정치적 권리 보장 등 성적소수자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당사자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퍼레이드에 참가한 동성애자인권연대와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 회원들은 ‘에이즈예방법 전면 개정’, ‘성매매여성, 이주노동자는 에이즈확산의 주범이 아니다’, ‘감염인 치료접근권 보장’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의 문제를 알렸다.
윤 가브리엘 나누리+ 대표는 “성적소수자나 HIV/AIDS 문제는 그 당사자들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이 사회는 절대로 관심 가져주지 않는다”며 “퀴어문화축제가 ‘침묵은 곧 죽음이다’라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더 이상 벽장 안에 숨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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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대선후보에서 이름 빼라”
한편, 이번 퀴어퍼레이드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얼굴도 ‘등장’했다. 행진 차량 한대에 이명박 전 시장의 대형 사진이 걸렸다. 친구사이 회원들이 이명박 전 시장의 ‘동성애 비정상’ 발언을 규탄하기 위해 준비한 퍼포먼스. 이들은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동안 차량 위에서 이명박 전 시장의 얼굴 사진에서 입 부분을 붉은 실로 꿰매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명박 전 시장은 지난 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성애자 결혼 문제에 대해 “인간은 남녀가 결합해서 서로 사는 것이 정상”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친구사이 회원들은 이날 ‘동성애자 가족구성권 보장’, ‘오바로크! 이명박 동성애 혐오발언’, ‘천박한 인권감수성 이명박은 대선후보에서 이름 빼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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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65일 퀴어문화축제가 되기를...
퀴어퍼레이드에는 다른 집회와 행진에서 볼 수 없는 흥겨움이 있다. 집회와 시위 현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투쟁가’는 없다. 그러나 이날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은 자신들만의 ‘끼’를 발산하고, 그 안에 자신들의 요구를 녹여냈다. 이날 퀴어퍼레이드는 축제이자, 성적소수자들의 정치적 요구를 표출하는 장이었다.
성적소수자들이 처한 상황이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넘어야 될 산은 높다. 그들은 아직 자신들을 ‘비정상’으로 취급하는 이가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학교에서, 병원에서, 군대에서 성적소수자들에 대한 차별과 폭력은 계속되고 있다. 성적소수자들이 일년 중 단 하루가 아닌, 365일 자신들을 드러낼 수 있는, 더 이상 퀴어문화축제가 필요 없는 날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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