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와 민주당, 이라크 '장기주둔' 결론 똑같네

미 반전운동, 일주일간 ‘시체시위’ 예정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13일 저녁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연말까지 이라크에서 미군 5,700명, 내년 7월까지 3만 여명의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3만 여명의 병력만을 철수하는 것은 사실상 1월 부시 대통령의 새로운 이라크 정책에 의거 추가 파병하기 이전의 규모로 원위치 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부시 행정부가 장기 주둔을 현실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부시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규모나 시기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반발하는 민주당...그러나 철군은 ‘정치쟁점’일 뿐

대선 후보로 나선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같은 날 부시 대통령에거 보낸 공개서한에서 “미군 철수 규모가 너무 작고 시기가 늦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 민주당 의원은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을 만난 후 낸 성명에서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에 의해 발표된 부시 대통령의 정책은 이라크에서 10년 이상의 전쟁으로 가는 길”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이 철군을 밀어붙일 경우 이라크 전쟁 비용예산안을 승인하지 않거나 철군시기와 규모를 예산관련법안에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할 태세다. 대선을 앞두고 철군을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간의 힘겨루기가 불가피 하다.

그러나 민주당의 철군 주장이 단지 ‘정치적 게임’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 존 에드워드 상원의원 등 세 명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은 2008년 내고 미 전투 부대를 전면 철수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반전운동은 이런 선언이 선거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라크 군을 ‘훈련’하거나 ‘대 테러 작전’을 위한 주둔에 대해서는 여전히 찬성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린턴 상원의원은 자신이 당선되면 그녀의 첫 임기가 끝나는 2013년 1월에 미군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한 바 있다. 결국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10년을 지속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결국, 부시 대통령의 주장을 따르건, 민주당의 주장을 따르건 미군의 이라크 장기 주둔은 기정사실화되는 셈이다.

반전여론 덮을 수 있을까?

이번 부시 미 대통령의 결정의 배경이 된 보고서에 대해서도 신빙성이 의심된다.

부시 미 대통령은 퍼트레이어스 이라크 주둔 사령관이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유연성을 구사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는 판단을 내리고 철군을 결정했다고 대국민 연설에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라크 내의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으며, 종파간 분쟁 및 민간인 희생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의 보고서가 이라크 내의 진실을 담고 있는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부시 대통령의 새로운 이라크 전략에 의한 1월의 추가 파병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내의 상황은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바로 앞둔 시점에서 미국에 협력하며 알 카에다와 대립해 왔던 ‘수니 각성(Sunni Awakening)'파의 지도자인 압둘 사타르 아부 리샤가 암살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퍼트레이어트 사령관 및 부시 대통령의 주장에 상징적인 치명타를 입히고 있다.

[출처: A.N.S.W.E.R]
미국의 진보적 웹사이트인 카운터펀지 편집자 패트릭 콕번은 이런 주장이 "이미 실패한 상황에서 성공이 가능하다고 하다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폭력으로 사망한 이라크인이 8월 한 달 천 여명이라고 이라크 내무부가 발표한 것에 대해, 이라크 정부의 한 관계자는 사실은 8월 한 달 동안 2,890명이 폭력으로 사망했다며 폭로하기도 했다. 패트릭 콕번은 수치조작을 근거로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의 보고서가 일말의 진실을 담고 있는가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ABC, BBC, NHK 등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이라크인 중 10명 중 6명이 부시 대통령의 1월 추가 파병이후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고 답했고, 10명 중 1명 만이 상황이 개선되었다고 답했다. 퍼트레이어트 사령관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여론이다.

결국, 이라크 내의 현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보고서는 한편에서는 이라크 내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인식을 통해 철군여론을 덮으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지난 7월 추가파병에 대한 이라크 중간 보고서를 통해 크게 진전이 없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철군여론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반전운동은 일주일간 시체시위 계획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반전 미국의 반전운동은 이번 보고서와‘무늬만 철군’ 발표에 대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미국의 반전운동은 이번 토요일을 시작으로 다음 주 금요일까지 일주일간에 이르는 “시체 시위(die-in: 집회 참가자가 시체와 같이 드러눕는 행동)"를 기획하고 있다. 이번 시위를 기획하고 있는 측은‘시체’가 이라크 전에서 사망한 이라크인과 미군 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동안 미국의 반전운동은 백악관 앞 집회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회 방문과 행진등을 기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