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국민투표 부정의혹

CAFTA비준위해 "찬성표 매수 했다" 주장도

10월 7일 코스타리카에서 진행된 미-중미 자유무역협정(DR-CAFTA) 비준 국민투표에 대한 부정의혹이 일고 있다.

미-중미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해온 측은 국민투표에 미국이 개입했으며, 정부와 찬성론자들이 위법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충분한 조사가 진행될 때까지 결과인정을 미루어 달라고 미주기주(OAS)에 요청하고 있다.

'라 내시옹'은 투표 3일 전 여론조사 결과 협정에 대한 반대가 55퍼센트, 찬성이 43퍼센트라고 보도했다. 특히,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공무원이 협상 반대 캠페인을 해 온 측을 차베스와 카스트로 추종자로 덧칠하려 한다는 메모가 폭로되면서, 찬성에 대한 여론은 급격히 하락했다.

그러나 투표 직후 발표된 결과를 보면 찬성 51.8%, 반대 48.31%로 근소한 차이로 찬성이 앞섰다. 투표결과는 수작업을 거쳐 20일 정도 지난 시점에 확정될 예정이다.

반대 측, '선거운동 관련법 어겼다' 주장

협정에 반대해온 '미-중미 자유무역협정 반대 캠페인'은 찬성론자들이 찬반 여론을 역전시키기 위해 선거운동 관련법을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스타리카 선거법에 따르면, 국민투표를 시작하기 3일전에는 양측의 선거운동이 모두 중단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3일 동안 찬성론 측에서는 주류 언론을 통해 찬성측의 논리를 내보냈다. 협정에 열렬한 지지를 표해왔던 아리아스 대통령은 텔레비전에 출연해 1시간 30분간 협정을 비준해야 할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또, 주류 언론들이 뉴스를 통해 미-중미 자유무역협정이 비준되지 않을 경우 나타날 문제점들을 계속해서 보도했다. 반대 캠페인 측은 이 점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코스타리카의 국민투표를 지켜보았던 키호테 센터의 공동소장인 탐 리커는 “핵심은 미디어가 찬성하는 쪽을 위해 공짜광고를 하루 종일 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협정 반대 캠페인 측은 미국 정부도 찬성여론을 높이기 위해 '개입'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전 슈와브 미 무역대표부 부대표는 투표 하루 전 언론을 통해 미-중미 자유무역협정을 비준하지 않는다면 카리브지역개발촉진계획(the Caribbean Basin Initiative)가 갱신되지 않을 것이며, ‘기회를 잃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이것이 코스타리카 인들에게 '위협'이 되었다는 것이 반대 캠페인 측의 주장이다.

표 매수 의혹도 제기돼

찬성 측에서 표를 매수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투표과정을 지켜본 ‘헬핑 고잉 사우스(Helping Going South)’ 단체 위원장인 데이지 블랑카노는 국민투표 과정에서 수많은 위법행위가 저질러졌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데이지 블랑카노는 "많은 지역에서 찬성하는 사람들이 약 40달러에 표를 샀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찬성 그룹에 돈을 받은 택시와 버스 무리들이 전국에 있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우리는 전투에서는 졌지만, 전쟁에서 진 것은 아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국민투표는 시작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재검표를 통해 미-중미자유무역협정이 비준된다고 하더라도 협정에 반대해왔던 사람들은 미-중미자유무역협정을 중단하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협정 반대 캠페인 측은 미-중미자유무역협정으로 일어나는 변화들에 대해서 구체적인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미-중미 자유무역협정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통신산업 사유화를 비롯한 몇 가지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2008년 2월까지 13개 국내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2000년에도 코스타리카에서는 공공서비스를 사유화하는 것에 반대하는 대규모의 파업이 진행된 바 있다. 남미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공공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 코스타리카에서는 공기업의 사유화가 큰 쟁점이다.

미-중미자유무역협정반대 캠페인은 구체적 사안에 대한 싸움과 함께 정치적 영역에서도 다양한 싸움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