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불수' 막아달라"?.. "독재 막아달라"?

한나라-민주, '안정론'도 '견제론'도 아닌 '위기감 부추기기'

18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온 31일,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견제'와 '안정'이라는 각기 다른 '컨셉'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안상수 "민주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대표 모두 한나라당 출신"

강재섭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는 어제에 이어 이날도 텃밭인 영남권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날 부산 지역을 돌며 친박연대와 한나라당을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의 바람을 잠재우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부산시당에서 개최된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강 대표는 "지금 곳곳에서 친박연대라든지 무소속 연대라는 말을 쓰면서 엄연히 우리 한나라당에 계시는 박근혜 전 대표의 이름과 모습과 영혼을 팔고 있는 후보들이 많다"며 "그 분들은 한나라당 당원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그는 친박연대를 향해 "이름은 정당인데 정강정책도 없고 무엇을 하겠다는 것도 없다"며 "단지 남의 정당에 있는 분의 영혼을 도용해서 표를 얻기 위한 것 이외에는 아무런 정강 정책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여러분들께서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잘 슬기롭게 판단해주시리라고 생각한다"며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창당일지를 보면, 자유선진당은 2월 1일, 민주당은 2월 18일, 친박연대는 3월 24일"이라며 "총선 직전에 급조된 신장개업 정당들"이라고 세 정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들 세 정당의 대표로 있는 손학규, 이회창, 서청원 씨는 모두 한나라당에서 누릴 것 다 누린 사람으로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자발적으로 뛰쳐나간 사람들"이라고 비판하며 "신장개업해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정당에게 표를 주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후퇴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희태 "과반 의석 확보 안 되면 '반신불수'"

안 원내대표는 이어 "집권초기에 한나라당의 과반의석 확보는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며 "국정파탄세력들의 무차별적인 새 정권 발목잡기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선"이라고 과반 지지를 호소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주목을 받은 박희태 선대위원장도 이날 "국회까지 안전 과반수를 획득할 때 비로소 완전한 정권교체가 되었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며 "지금은 부분 정권교체에 불과하다는 것을 꼭 깊이 생각을 해주시고, 우리가 안전 과반수를 얻는데 뜨거운 사랑을 쏟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박 선대위장은 '반신불수'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과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일을 하고 싶어도 국회에서 안전 과반수가 뒷받침 안 되면 반신불수 밖에 안 된다"며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학규, "한나라 180석.. 엄살 피우고 있다"

한나라당이 '국정 안정', '정권교체 완성'을 키워드로 표심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면, 민주당은 '개헌선은 지켜달라'는 예의 견제론을 펼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한 손학규 대표는 "웃을 처지가 아니다. 정말 절박한 처지"라고 운을 떼며 "오늘 아침에 신문을 보니 서울에서 우리 우세지역이 2군데 밖에 되지 않더라. 수도권 111개 지역에서 우세지역이 2~3곳 밖에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손 대표는 이어 "현재 판세분석을 보면 180개 정도가 한나라당에 가는 것으로 되어 있다"며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안정적인 의석을 줘야 정부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다며 과반을 달라고 엄살을 피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독재를 염려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는 "정말로 한나라당이 180석을 얻고, 우리가 전체적으로 50~60석이라고 한다면 나라가 어떻게 될지 심각하게 생각해야한다"며 "그냥 우리당이 총선에 패했다는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되었을 때 한나라당은 우리당을 빼고도 나머지 50~60석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정치 판도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실제로 개헌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거듭 위기감을 나타낸 뒤 "그렇게 되면 무소불위 독재가 될 것이고, 어떤 식으로 장기집권을 획책할지 아무도 장담 못하는 끔찍한 상황이 다가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는 독선과 독주를 말했는데, 이제는 이명박 독재를 염려할 때가 된 것 같다"고까지 말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을 '견제'와 '안정'이라는 다른 컨셉으로 치르고 있지만, 이들의 호소를 듣고 있자면 '견제론'도 '안정론'도 아닌 '위기론'에 가까운 듯 하다. 서로 상대가 되면 나라가 당장 망하기라도 할 듯 위기감을 부추긴다. 안타까운 것은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의회를 쥐락펴락 했던 정당이 바로 이들 두 정당이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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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 민주당 , 총선 , 강재섭 , 손학규 , 자유선진당 , 견제론 , 안정론 , 친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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