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비자면제프로그램, "민주정부라면 거부 해야"

[인터뷰]마크 로텐버그 EPIC 소장

쇠고기 협상 타결된 다음 날인 4월 19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미국과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한국 여행자들이 미국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방식의 '전자여행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입국자격 심사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더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이 입국자격심사를 받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가 사법기록 등 한국인들의 개인정보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인터넷 경제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2008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장관회의 이해관계자포럼 중 공공의목소리회의(Public Voice Conference)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마크 로텐버그 전자프라이버시정보센터(EPIC) 소장을 만났다. 마크 로텐버그 소장은 미국 정부가 비자면제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명확한 법적 근거도 없으며, 정보를 수집하더라도 이 방대한 개인정보를 통제할 능력이 있는가에 대해서도 회의가 든다고 밝혔다.

아울러, 초기에 미국 정부가 입국을 위해서 2개 손가락의 지문만 요구하다가 10개 지문을 요구하자 유럽 등지에서도 강력한 저항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 로텐버그 소장은 한국정부에도 "민주정부라면 이 프로그램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노(No)라고 이야기 해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 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비자면제프로그램에서 개인정보수집 "법적 근거 없어"

한국 정부는 현재 미국 정부와 비자면제프로그램(VWP)를 추진하고 있다.

  마크 로텐버그 EPIC소장
우리는 국경을 넘어 여행하는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수집, 활용하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이런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보호수단으로도 적절하지 않고, 법적인 또는 명확한 근거도 없다. 미국 정부는 이런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데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미국 내에서 우리는 국토안보부에 대한 폭넓은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미국 정부는 목적을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떤 적절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그 때까지 이 프로그램(비자면제프로그램)이 중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 내에서는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나?

미국 내에서 초점은 새로운 신분증이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는 '리얼ID'라고 부르는데 우리는 '리얼악몽'이라고 부른다. 많은 조직뿐만 아니라 심지어 연합정부보다 낮은 수준의 주 정부나 지방 정부들도 여기에 반대하고 있다. 연방정부가 시민에 대한 너무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이다.

9.11 테러이후 미국의 국토안보부는 테러범들이 손쉽게 몇 개 주의 운전면허증과 신분증을 쉽게 획득했다며, 신분증에 대한 대대적인 규정변경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신분증에 대한 최소국가표준을 설정하는 리얼ID 시스템은 사진ID, 생년월일, 주소, 사회보장 번호 등이 포함되어 있다. 각 주가 실행해야 할 의무는 없으나, 개인들은 항공여행, 법원 등 공공시설 출입과 사용을 위해서는 반드시 리얼ID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연방정부 차원의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가 만들어지는 것이다.-필자주

미국이 국경 보안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는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 문제는 미국 정부가 자국 시민이 아닌 사람들의 충분한 프라이버시 권리에 대해서 존중하고 이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그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왔다. 마치 모든 사람들을 범죄자처럼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건 세계대전 당시 정부에서도 존재하지 않았던 거다.

미국 정부가 수집된 개인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보는가?

한번 이런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하면 관리가 제대로 될지도 불분명하다. 해킹의 위험도 있고, 다른 조직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 더 큰 우려는 정치적 견해 표현을 제약한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추적을 하거나, 개인에 대한 파일을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런 일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환영해야 하는 것이지, 감시의 대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미 정부, 유럽에 처음에는 지문 2개 요구, 이제는 10개 모두

유럽에서도 비자면제프로그램(VWP)에 대한 저항이 있다고 들었다.

유럽도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은 가까운 동맹관계다. 미국은 유럽을 생각하는 것처럼 해서 10개의 손가락 지문이 아니라 2개만 요구했었다. 당시 유럽국가들도 동의했었다. 그리고 나서는 요구가 계속 증가해서, 이제는 미국을 방문하는 유럽 방문객들은 열 손가락의 지문 모두를 요구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건 매우 위험한 감시 시스템이다. 이제는 통제를 벗어나고 있다. 우리가 지금 당장의 최소한의 정보에 동의한다고 해도, 이런 새로운 감시들에 저항을 하지 않으면, 결국 따라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유럽인들을 지지하고 있다.

더 나가서 이야기를 해 보자면, 뉴욕에서 9.11테러가 발생한 후 미국은 유럽정부들에게 테러범들이 미국으로 들어오지 않게 해달라고 했고, 유럽정부들은 동일한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당연히 동의했다. 나도 미국 정부와 유럽정부가 함께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같이 일을 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일이 일어났다. 미국 정부는 "음, 우리는 테러리즘에도 반대하지만, 금융범죄에도 반대한다. 또, 사기, 국제적인 돈세탁 등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미국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가 더 필요하다. 이런 사안에 대해서도 조사를 할 수 있어야 겠다"고 이야기 했다. 문제가 어려워졌다. 유럽은 "우리도 그런 우려가 있다. 그러나 우리가 협력하는 것은 아주 구체적이고 협소한 부분만이다. 그런데 이제는 모든 목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겠다는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이런 부분들에 유럽의회가 반대했고, 개인정보관련 전문가들에게도 우려가 확산되면서, 정말로 저항이 일어나고 있다. 이건 매우 정확하고 중요한 문제다. 유럽은 문제가 계속 확산되면서 이 프로그램을 중단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한국도 마찬가지로 생각한다. 이런 목적(개인정보수집)들은 경찰이 정보를 수집하는 데 사용되는 정당성 정도의 매우 협소하고, 투명하고, 대중적 신뢰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매우 제한적으로 법에 근거해서 되어야 한다. 민주정부라면 이 프로그램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노(No)"라고 이야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