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주택정책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서민 그리고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하는 무주택자를 임기 중에 없애겠다"라며 10년 간 서민용 ‘보금자리주택’ 150만 호를 건설하겠다고 했다. 이것만 보면 마치 9.19대책이 서민 주거 안정 대책인양 보이고, 정부 또한 9.19의 의미를 공급확대를 통한 서민주거복지 기반 구축으로 유도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 무섭게 들리는 이유는 왜 일까? 내가 무서운 이유는 정말 그렇게 할까봐이다.
사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주택공급을 확대하여 무주택자를 없애겠다는 것을 무서워할 이유야 있겠는가. 오히려 적극 환영해야할 일이다. 그러나 ‘무주택자를 임기 중에 없애겠다’ 는 그의 말이 무주택자, 즉 도시의 집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없애버리겠다(다 쓸어버리겠다)’는 무시무시한 말로 들린다면, 과연 이명박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의 지나친 비약일까.
9.19에서 드러난 이명박 정권 주택정책의 성격을 살펴보면 이 우려가 지나친 기우만은 아니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9.19대책을 좀 격하게 표현하면 ‘도심을 더 이상 가난한 사람들이 거주할 수 없게 하겠다’라는 것이다.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도심공급확대를 핵심으로 한 9.19 주택정책은 각종 규제를 완화 및 용적률 인상, 뉴타운추가지정, 역세권 고밀도 개발, 준공업지 개발, 그린벨트해제등의 개발드라이브를 가속화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지분형 임대주택이니 장기전세, 영구임대주택의 부활 등의 서민용 ‘보금자리주택’을 새롭게(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다) 들고 나왔지만, 결국 이는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도심 개발정책으로 공급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위한 방어막에 불과하다.
150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보금자리주택의 각 계획들을 하나하나 평가해 보아야 하겠지만, 우선적으로 지적되는 부분이 재원마련 방안이다. 특히 건설규모만 보았을 때, 500만 호 공급목표 중 보금자리가 150만호이니 70:30으로의 비중일 텐데, 도심개발의 형식으로 70의 개발을 추진하면서 개발 이익 환수 대책은 전혀없고 오히려 기존의 개발이익 환수장치를 더욱더 무력화 시키고 있으니, 30의 공급은 순전히 기존 정부 예산(국민주태기금 등)으로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결국 150만호의 서민용 보금자리 공급약속은, 과거정부가 그랬듯 일부만 하다가 그만두는 립서비스 정도로 그칠 것이 뻔하다. 70:30을 30에 강조하며 서민주거정책인양 발표했지만, 이마저도 90:10으로 귀결될 것이 뻔히 예측된다.
서민주거대책으로 포장된 개발 드라이브의 가속화는, 앞서 말했듯 ‘무주택자를 없애겠다’는 자랑찬 포부 속에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도심을 더 이상 가난한 사람들이 거주할 수 없게 하겠다’는 것으로, 철저한 분리정책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미 진행된 뉴타운사업에서도 들어나듯이 이 곳에 원주민들의 재정착율이 20%에 불과하고, 뉴타운지역의 세입자비율이 70~80%에 이른다. 결국 뉴타운,재개발 중심의 도심개발은 원주민을 삶의 터전에서 쫓아내고 부자들의 투기만 과열시키는, 철저하게 '도시의 집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외곽으로 밀어내는 정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뉴타운으로 지정되고 있는 지역들은 저소득층부터 부유한 층까지, 소형주택에서부터 대형주택에 이르기까지, 사회적인 결합이 잘 이루어져 있던 곳이다. 그러나 개발로 인해 소형주택의 멸실과 중대형 아파트 위주의 주거지로 변모하면서, 서로 어울려살던 마을 공동체가 일순간에 강부자들의 투기장이자 준 부자동네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계급의 공간적 분리로 연결된다.
그런데도 이런 뉴타운을 추가로 25개 더 지정하고 이와 별반 다르지 않는 역세권 고밀도 광역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은 결국 강남은 고밀도 개발을 통해 강부자들의 이득을 보장해주고, 강북을 준강남으로 개발하여 도심을 중상층 이상이 사는 풍요로운(?)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주택정책은 도심의 집 없는 가난한 사람들 중 일부는 도심외곽의 보금자리주택으로, 나머지는 ‘알아서 사라지시라...’는 완벽한 공간의 계급분리로 이어질 것이라는 두려운 예측을 불러 오고 있는 것이다.
이번 9.19 주택정책 하나하나의 평가들도 중요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아니 어쩌면 계획된 이러한 큰틀의 밑그림에, 한국사회의 어두운 미래가 드러워져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정책적 반대 뿐만 아니라 이러한 개발의 거대한 흐름에 반대하고 브레이크를 거는 투쟁들을 전개해나가야 한다.
브레이크를 걸지 못하면... 우리는... 분리수거 될 것이다.
이명박의 ‘무주택자를 임기중 없애겠다’는 말에, 한 네티즌은 다음과 같이 미래를 예측했다.
“난 데 없이 무주택자를 임기중에 모두 없애버리겠단다. 집 없는 사람들 큰 일 났다. 잘 도망 다니지 않으면 '제거'되는 거다.”(다음 아고라에서 한 네티즌의 댓글)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