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브레튼우즈체제' 일단 말은 뱉었는데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 구축' 자본주의 새 길 열까

소위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세계 공동의 노력이 본격화됐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러시아 등 선진 8개국(G8)은 15일(이하 현지시각) 미 백악관을 통해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G8 정상들이 조만간 적절한 시점에 만나기로 했다"며 "21세기가 직면한 도전들을 극복하기 위한 개혁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폭넓은 지지속에'新브레튼우즈 체제' 논의 점화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도 같은 날 이틀 일정으로 진행될 EU정상회담에서 "새로운 자본주의로 가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G8 회동이 내달 중으로 뉴욕에서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은행 국유화 조치를 단행한 영국 고든 브라운 총리가 "G8 주도로 금융정상회담이 11월 중으로 열릴 것"이라며 "이 회동에서 제2의 브레튼우즈 체제가 구축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밝힌 데 이은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들도 여기에 잇단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WTO 파스칼 라미 총재는 14일 제네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브레튼우즈 체제가 세계 경제에 대한 규제라는 의미라면 적극 지지한다"며 "새로운 규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고든 총리가 '신(新)'의 의미를 부여해 새롭게 구성하려고 하는 브레튼우즈 체제는 1944년 44개국이 모여 2차 대전 이후 공황사태를 막기 위해 미국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하는 금환본위제도를 실시하기로 한 것으로, 이와 함께 IMF와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창설이 합의되었다.그러나 달러 팽창주의로 인해 미국의 국제수지가 악화되고 달러가치가 하락 하자 1971년 미국이 변동환율제로 돌아서면서 브레튼우즈체제는 종말을 고했다. 신자유주의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규제의 주체, 범위, 강도는 아직 불투명

이미 종말을 고한 브레튼우즈 체제를 다시 끄집어내는 것으로 자본주의의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인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나 상이 제출된 것은 없다. 다만 기존의 IMF를 비롯한 국제금융기구의 재조정과 혁신의 길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기구의 출현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갈 것인지 두 갈림길이 있다는 정도의 전망만이 가능한 상황이다.

라미 총재는 "누가 규제할 것이냐는 문제도 중요하다"며 국제 금융시장을 국제통화기금과 국제결정은행(BIS) 등이 다양하게 관장하고 있음을 여러차례 상시시켰다. 아울러 누가 규제할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제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든 브라운 총리도 전 세계 30여 개 금융기구들이 복잡하게 감시해온 지금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금융안정화포럼(FSF)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세계 공동의 노력, 협력인가? 대립인가?

미국과 유럽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대립의 조짐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은 벌써 유럽의 규제강화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선진 국가간의 공동 노력에도 "불확실성이 있다. 여전히 앞으로 갈 길이 협력에 기반한 것인지 갈등에 기반한 것인지는 잘 모른다"고 인터프레스뉴스(IPS)와의 인터뷰에서 에두아루도 비올라 브라질 국제관계학대학 교수는 전망했다.

G8이 과연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주체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구적 금융위기 속에서 G8 국가들이 이미 지도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비올라 교수는 "훨씬 더 강력해지고 있는 중국을 제외한 G8은 이제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며 "지구적 구조조정 과정에 중국이 참여하는 것은 미국, 영국, 유로존 국가들, 일본 등이 참여하는 것 만큼이나 '결정적'"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내달 있을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 구축'을 위한 회동에 중국과 인도 등 신흥경제대국이 참여해야 할 것이라며, 누구도 배제되어서는 안된다고 밝힌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과 유럽국가 그리고 떠오르는 신흥강대국은 협력 속에서도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 구축'에서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위기 극복 지도력 상실한 국제금융기구들

또, 현재 존재하고 있는 국제금융기구들을 재조정 내지는 혁신하는 차원에서 위기 극복이 가능할 것인가도 여전히 의문이다.

특히 지난 10일에서 13일까지 열린 IMF와 세계은행의 연례회의는 금융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인 개도국 및 빈곤국가들에 대한 어떤 대책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국제구호그룹인 옥스팜(OXFAM)은 이 연례회의가 "부끄럽지만 거의 해결책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마리타 후체스 옥스팜(OXFAM) 대변인은 "세계의 지도자들은 지구적 빈곤의 위기가 있다는 것은 인정했지만, 다루는 데는 실패했다"며 "빈곤 국가들이 신용위기를 헤쳐나가도록 하는 방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진보적 지식인인 월든 벨로 포커스연구소 전 소장은 "국가간 금융간 규제를 폐지했기 때문에 지난 25년간 금융 위기가 유발되었다"며 "우리는 은행규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이중 워렌 버핏이 이야기한 대량 파괴의 금융적 수단으로 불리는 파생상품 거래를 금지하는 것이 있다"며 "전반적인 새로운 사회적 기준, 부채 및 금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현재의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장본인으로 지적받고 있는'파생상품 거래'를 금지할 수 있을 정도의 강도를 가진 새로운 체제 혹은 국제금융기구의 재편이 있어야만 위기 극복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선진국들간의 합의를 통해 이런 강도의 개혁과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또한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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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 IMF , G8 , 브레튼우즈 체제 , 고든 브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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