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도 망하는 판국에 보험시장 규제해제라니"

보건의료단체들 "보험업법 개정안, 민간보험사 특혜 패키지"

민간의료보험 시장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금융위에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의 개인 질병정보열람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에 대해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등으로 구성된 보건의료단체연합이 개정안 철회와 민간보험사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4일 성명을 통해 이번 개정안에 대해 "한마디로 민간보험사에 대한 규제철폐와 특혜정책 패키지"라고 지적한 뒤 "이명박 정부가 삼성생명과 프루덴셜 등의 보험연합회로 직접 나선 것 이상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지금 구제해야할 것은 보험회사가 아니라 바로 국민"

이들은 금융위에 개인질병정보 열람권을 허용한 개정안 내용에 대해 "개인질병정보를 보험회사에 넘겨주는 명백한 반인권법안"이라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질병정보 열람의 명분으로 금융위가 '보험사기 조사'를 들고 있는 데 대해 "'보험사기환자'는 보험사의 입장에서 볼 때 그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다"며 "보험사의 눈에는 보험을 청구하는 사람들의 다수가 보험사기 혐의자이며, 이는 보험을 든 사람들 중 고액청구자 대부분은 보험사기 혐의자로 개인질병정보의 열람 대상이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개정안에서 금융파생상품과 부동산 등에 대한 보험회사의 투자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것에 대해서도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전 세계 1위 보험사인 AIG와 5위 보험사인 ING가 사실상 도산하거나 도산 위기에 몰린 상태에서 보험가입자들은 보험회사들의 재정 상태를 묻고 있다"며 "그런데 정부는 국내 보험회사나 외국계 보험회사들의 금융투명성이나 금융건전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는커녕 보험시장을 무규제시장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또 신고상품 외에 모든 보험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포괄적 허용방식(네거티브리스트) 도입과 관련해 "보험료대비 지급률이 심지어 미국도 70~80%로 100원을 내면 최소한 70~80원을 돌려주는데 비해 한국은 60% 정도의 지급률로 보험회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데 이번 조치는 보험상품 표준화는커녕 보험회사가 자기 마음대로 상품출시를 할 수 있도록 터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끝으로 "민영보험 가입자들의 불안을 덜어주는 것은 보험회사에 대한 '묻지마 규제완화'가 아니라 정부의 보험사에 대한 규제강화"라며 "지금 구제해야할 것은 보험회사가 아니라 바로 국민"이라고 지적하며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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