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앞에 선 ‘참여 미디어’

[서울독립영화제 결산] 대상 <고갈>, 최우수작 <도시에서->

34회 서울독립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지난 19일 폐막식에선 <고갈>(김곡)이 대상을, <도시에서 그녀가 피할 수 없는 것들>(박지연)이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우수작품상은 <3xFTM>(김일란), <125전승철>(박정범), 코닥상은 <허수아비들의 땅>(노경태)에게 돌아갔다. 특별상은 <지구에서 사는 법>(안슬기), <봄에 피어나다>(정지연), <자가당착>(김선,김곡), <워낭소리>(이충렬)가 받았다.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도시에서 그녀가 피할 수 없는 것들>(박지연) [출처: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을 받은 <고갈>은 "소멸에 대한 형이상학적 다큐"라는 연출의도를 담은 영화다.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도시에서->는 13분이 좀 안 되는 애니매이션이다. 여성의 눈으로 집이 철거되는 도시의 재개발과 남자친구와의 이별을 버무렸다. 우수작품상은 <3xFTM>(김일란)은 성적 소수자를 다뤘다. 불친절한 제목의 FTM는 Female To Male 트랜스젠더를 뜻한다.

한국독립영화협회와 영화진흥위원회는 ‘상상의 휘모리’ 주제로 지난 11일부터 열흘간 이번 서울독립영화제를 열었다. 국내 경쟁 독립영화제와 교류와 소통의 영화제 등을 내세웠다. ‘촛불과 섹스’를 연결한 중심축도 흥미로웠다. 경쟁작 51편, 초청작 35편, 촛불영상 9편을 상영했다. 관객의 뜨거운 호응에 <워낭소리>, <똥파리>, <시선 1318>, <단편경쟁 섹션2>, <단편경쟁 섹션9>등은 매진됐다.

9편의 촛불영상을 모두어 별도의 섹션을 보여줬다. 지켜본 관객심사단 중 전민규씨는 “애착이 가면서도 아쉬운 점이 있다. 부분을 담아낼 수밖에 없는 각각의 영상에선 총체를 해석하고 구성하는 다양한 함의를 담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씨는 <민주주의를 만드는 손>과 <횡단보도 대첩> 등 몇몇 작품을 직접 거론하면서 EBS의 지식채널e나 YTN 돌발영상 같은 주류 미디어의 틀을 답습한 것도 아쉬움으로 지적했다. 비주류는 늘 새로워야 하는지, 얼마나 새로울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는지 자문(自問)해 본다.

‘촛불과 섹스’를 주제로 한 2개의 세미나 가운데 두 번째 ‘거리의 촛불, 참여 미디어의 가능성’은 지난 16일 오후 5시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렸다. 사회는 미디액트 정책실의 김지현, 발제는 최진성 감독과 민중언론참세상 최은정 기자가, 토론엔 칼라TV 조대희, 이마리오 감독, 촛불영상 <난시청>을 만든 이원우 감독, <호소런>의 백종관 감독이 참여했다. 참여미디어가 공권력 앞에 지속가능한 새 미디어로 자리잡고 발전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고민해보자는 자리였다. 민중언론참세상과 칼라TV는 역할 재정립을 요구 받았다. 한 관객은 “이 같은 논의가 찻잔 속 메아리로 끝날까 두렵다”고 했다.

  지난 16일 열린 ‘거리의 촛불, 참여 미디어의 가능성’토론회 [출처: 서울독립영화제]

앞서 15일 저녁에 열린 첫 번째 세미나는 ‘영화에서 성적 표현의 문제’가 주제였다. 사회를 맡은 조영각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요즘 영화가 착해지고 있다. 섹스는 절대 하지 않는 연애가 주제다”라고 시작부터 내질렀지만 토론은 ‘더 많은 논의와 고민이 있어야 한다’로 끝났다. “영화 내부의 미적 판단을 우선해야 한다”(김성욱 프로그래머), “한국에서 30대 여성 감독이 섹스를 표현하긴 힘들다”(이유림 감독), “성적 표현을 포르노그라피로부터 되찾아 오되, 상상력으로 새 표현 가능성을 만들어야 한다”는 등의 대화가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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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 촛불 , 서울독립영화제 , 고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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