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영화 주윤발 나왔다고 홍콩영화로 둔갑

케이블 한국영화 의무상영시간 대부분 위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식객>, <바르게 살자>, <무방비 도시>, <야수>. 지난 설 연휴 TV에서 방영된 영화들이다. KBS, MBC, SBS에서 방영된 영화 29편 중 24편이 한국영화였다. 그렇다면 1년 동안 TV에 나온 한국영화는 얼마나 될까. 스크린쿼터문화연대는 지난해 TV로 방영된 영화 중 국내제작영화 방영비율을 분석했다. 지상파 방송사는 합격점, 케이블 방송사는 낙제점을 받았다.

방송법에 따르면 방송사업자는 전체 영화방송시간의 25% 이상을 국내제작영화로 편성해야 한다. 지난 해 지상파 방송사는 34%를 국내제작영화로 편성했지만 영화전문 케이블 방송사는 6곳은 22%에 그쳤다. 방송법에는 1개 국가가 제작한 영화가 전체 외국제작 영화방송시간의 60%를 넘지 못하게 돼 있다. 지상파 방송사는 이 규정을 준수했지만 영화전문 케이블 방송사는 대부분 어겼다.

[출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지상파와 케이블의 차이는 왜 생긴 것일까? 스크린쿼터문화연대는 방송실시결과표의 부정확성, 영화의 판단 기준 모호, 모니터링 미비, 법적 구속력 미약 등을 지적했다.

현 구조로는 케이블 방송사가 어떤 영화를 방영했는지 알기조차 어렵다. 각 방송사들은 방송법에 따라 '방송실시결과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지상파의 경우 프로그램명이나 방송시간, 제작국가 등을 자세하게 표기해야 한다. 그러나 케이블 방송사는 전체 영화 중 국내제작영화를 몇 % 방영했는지만 표기하면 된다. 이 때문에 <천일야화>나 <키드갱>처럼 케이블 방송사에서 제작한 드라마를 영화로 포함시켜 국내제작영화 방영비율을 높이거나, <캐리비안의 해적>과 같은 미국영화를 다른 국적으로 표기해 1개 국가 제작 영화 비율을 낮추는 사례가 발생했다. 편성비율만 표기하는 케이블의 '방송실시결과표'는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 영화로 볼 것인지와 어디까지 국내제작영화로 볼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기준도 필요하다.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는 TV영화, 미국 드라마의 대량 수입, 다국적 영화 등. 다양한 영상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판단기준이 없다. 이 때문에 케이블 방송사 임의대로 영화와 드라마를 구분하거나 미국에서 제작한 <방탄승>을 주인공이 주윤발이라는 이유로 홍콩영화로 주장하는 사례까지 생겼다.

스크린쿼터문화연대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법적 실효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실례로 KBS 1TV의 경우 전체 영화방영시간 중 미국영화 비율이 2000년 98%에서 2008년 30%로 줄었다고 밝혔다.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했던 지상파 방송사 모두 방송법을 준수하고 있는 것에 비해 지난 해 처음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한 케이블 방송사는 이를 대부분 위반하고 있는 것도 근거로 내세웠다. 또한 관련 법규정 위반시 5백만 원에서 1천만 원으로 처분 기준이 미약한 점을 지적하면서 프랑스의 경우 92년 규정시간보다 14시간 미달한 방송사에 47억 원을 부과한 예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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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 스크린쿼터문화연대 , 방송쿼터 , 국내제작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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