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두절미하고 오늘은 흠을 하나 짚을 요량입니다. 그저께부터 배치한 방송통신위원회 광고 배너 이야기입니다. 부적절합니다. 두 가지 이유인데요, 미디어스가 줄곧 견지해온 편집방향과 어울리지 않고, 무엇보다 정세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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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스는 지향에 있어 미디어의 산업적 발전의 측면보다 공공성의 발전에 경향적으로 무게를 두어왔습니다. 이점은 높이 살 일인데, 왜냐면 주류.독립 미디어 전체를 통털어 전자를 강조하는 매체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입니다. 미디어 전체 분위기가 이런 조건에서는 기계적 중립조차 한쪽으로 기울기 마련입니다. 누군가는 집요하게 후자를 이야기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하필이면 왜 지금이었을까요. 2월 말, 언론관계법 직권상정이 예고되고, 급기야 어제 고흥길 문방위원장이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잘 아다시피 상정된 언론관계법에는 방통위 배너를 클릭하고 들어가면 확인되는 미디어산업 재편의 기조, 정책, 정신 따위가 축축하게 녹아있습니다. 부득이했다 하더라도 최소한 지금 시점은 피할 일이 아니었을까요.
2003년 11월 20일, ‘오마이뉴스’가 한-칠레FTA 비준을 촉구하는 경제5단체의 광고를 게재해서 시끄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광고 게재 시점이 전국농민대회가 있었던 바로 다음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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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7일, ‘프레시안’이 한미FTA를 찬성하는 광고를 실었습니다. 당시 국정홍보처가 38억1,700만 원의 광고홍보비를 예비비로 편성해, 6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TV.라디오.인터넷.지하철옥외.신문에 한미FTA를 전방위로 홍보했는데, ‘프레시안’ 광고도 그 예산 중 일부에서 이뤄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시기적으로 2차 본협상을 앞둔 시점, 한미FTA에 대한 찬반 여론 신경전이 가장 팽팽했던 시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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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저께 미디어스가 언론관계법 국회 상정을 놓고 공방이 정점에 달한 시점에 방통위 배너광고를 게재했습니다.
과거 사례를 끄집어내자니 여간 껄끄럽지 않습니다.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의 사례를 이번 ‘미디어스’의 사례와 같은 축에 놓는다는 게 꼭 어울린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저간의 사정을 전해들었습니다. 정황을 십분 이해합니다만, 그래도 짚고 가기로 했습니다. 광고는 컨텐츠와 별개다, 정부 광고는 싣지도 못하느냐, 광고 수익이 없으면 프레임 유지 자체가 어렵다 등의 이야기는 삼가는 게 좋겠습니다.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구차해집니다.
‘미디어스’가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형식과 내용에 있어 완전한 독립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수익구조가 없는 인터넷언론의 처지야 동병상련인지라,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실리를 확보할 수 있다면 뭐든 마다하지 않을 일입니다. 긴장, 그 최소한의 엄격함만 유지할 수 있다면 기업광고도 정부광고도 얼마든지 게재할 수 있겠습니다. 광고를 게재하는 시점에, 그것이 미치는 크고작은 영향에 대한 세심한 고려 말입니다.
작년 11월, 창간 1년이 되는 시점에 취재차 ‘미디어스’ 사무실을 찾은 적이 있었습니다. 안영춘 편집국장은 “지금처럼 미디어가 퇴조하는 국면에서 퇴조 이후 미디어판이 어떻게 나가야 하는가 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면서 새로운 방향과 행동을 구현하는 디딤돌, 진지로서의 의미를 미디어스에 부여하고 싶다”고 말한 적 있습니다.
이 시점에 방통위 정책홍보 내용이 담긴 배너광고 개제는 ‘우리가 미디어스다’와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유와 과정이 어떠하든 결과적으로 ‘새로운 방향과 행동을 구현하는 디딤돌, 진지’로서의 의미도 퇴조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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