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괴 나선 한국노동연구원

단협해지 일방 통보로 노조 13일부터 경고파업 돌입

한국에서 유일하게 노사문제를 비롯한 노동현안을 연구하는 한국노동연구원이 사측의 일방적인 단체협약 해지 통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노동연구원지부는 13일부터 경고파업에 돌입했다. 14일도 오전 10시부터 오후2시까지 파업을 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지부는 사측이 단체협약 해지 통보를 철회하는 등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을 시 다음 주 강도를 높여 파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노조 설립 20년 만의 첫 파업이다.

지부는 사측의 단체협약 해지 통보가 노조를 파괴하려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특히 이명박 정부와 함께 등장한 박기성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노동자들을 계약직으로 돌리려 한다든지 노조와 협의없이 임금체계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는 등 독단적 운영을 해와 노조는 물론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연구위원들로부터 반발을 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부는 “반노동자적 박기성 원장의 태도를 노동연구원 대다수 연구자들과 노동조합은 연구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공공연구기관의 역할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규정해왔다”고 밝혔다.

[출처: 한국노동연구원지부]

“경영권 및 인사권을 침해한다”며 지난 2월 6일 일방적으로 단체협약 해지 통보를 한 박기성 원장은 이후 노동조합 파괴 전력으로 악명이 높은 노무법인에 전권을 위임하고 교섭에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단체협약은 오는 8월 6일로 해지되며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노동조합의 활동은 무력화된다.

이상호 한국노동연구원지부 지부장은 “단체협약 해지 통보 이후 교섭 자리에 나온 사측 위원들은 불성실 교섭으로 일관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는 사측의 단체협약 해지 통보가 ‘노사관계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조 파괴 전술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이상호 지부장은 “정부는 노조의 경영참여 등을 기관장 평가에 넣어 공공기관장들이 노조를 탄압하도록 부축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공공노조 서울상용직지부, 공공노조 환경관리공단지부 등 공공부문 노동조합들은 사측의 단체협약 개악이나 일방 해지 통보로 노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공공연구기관인 직업능력개발원도 지난 6월 26일 노조에 단체협약 해지 통보를 한 상태다.

이상호 지부장은 “첨예하게 대립하는 노사관계를 연구하는 유일한 기관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연구원이 단체협약 해지로 노조를 탄압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만일 연구원에서 단체협약이 해지된다면 공공, 민간을 따지지 않고 노조가 있는 모든 사업장에서 같은 일이 발생할 것이며 이는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전국의 사용자가 노조를 파괴하고 노동조건을 맘대로 할 수 있는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없다는 것이다.

지부는 “최근 번져가고 있는 단체협약 해지가 정부의 노사관계 선진화라는 허울로 노동조합 탄압이 본격화 된 것”으로 보고 “총력을 다해 단체협약을 사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부는 지난 8일 재적 63명 중 53명이 찬성해(재적 조합원 84.1%, 출석 조합원 94.6%) 쟁의행위를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