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개발 노동자들은 지난 6월2일부터 올 임단협 교섭을 시작하면서 8만 원 가량의 임금인상과 함께 엉망인 임금체계를 바로 세울 호봉체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해마다 수십 억 원 씩 흑자를 내는 성원개발은 15일 교섭에서도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원청인 서울대병원은 병원의 공조시스템과 의료용산소공급, 엘리베이터 관리 등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꼭 필요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 하청업체 노동자의 노동조건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2001년 7월에 입사해 서울대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10년차 노동자 A씨는 한 달에 130만원 가량의 월급을 손에 쥔다. 그마저도 지난해 임금교섭에서 10만원 넘게 인상한 금액이다. 사진은 A씨의 지난해 4월 월급명세서다. 연장수당과 휴일수당, 야간수당, 근속수당 등 제 수당을 합쳐 139만3904원이 지급총액이다. 이 돈에서 근로소득세와 4대 사회보험, 노조비 등 28만20원의 공제총액을 빼고 실제 A씨가 받은 돈은 111만3884원이다. 한국 최고의 병원의 10년차 노동자 월급이 이 지경이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조차 비정규일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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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개발은 지난 74년에 설립돼 직원만 3천여 명이 넘는 시설관리부문의 중견회사다. 서울대병원에서 일하는 성원개발 노동자만 해도 144명이다. 이런 회사가 그동안 기본적인 호봉 테이블도 없이 노동자를 고용해왔다. 근속 만 20년이 넘는 노동자가 1-2년 된 신규직원과 비슷한 월급을 받는다. 심지어 9-10년차 노동자의 월급이 신규직원보다 낮은 경우도 있다.
50대 중반의 가장 B씨는 지난 89년 성원개발에 입사해 서울대병원에서 20년 넘게 일했다. B씨의 올 1월 월급 총액은 158만원이었다. 4대 사회보험과 상조비 등을 합쳐 30만원 가까이 공제하고 실제 지급액은 130만원 남짓이다. A씨의 기본급은 89만원이다. 올 최저임금을 겨우 넘겼다.
A씨의 월급은 그나마 2년 전에 비해 많이 올랐다. 휴면상태였던 노조를 재건해 지난 2007년 파업과 지난해 교섭으로 비교적 높은 비율의 임금인상을 따냈다.
99년에 입사한 기능직 C씨의 올 1월 공제전 월급총액은 148만원이다. 2007년에 입사한 같은 일을 하는 D씨의 같은 달 월급총액은 C씨보다 6만원 가량 더 많은 154만원이다. 호봉체계가 없다보니 이렇게 월급 역전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저임금도 못 받는 노동자도 20여명에 달했다. 성원개발은 최저임금 위반을 제외한 임금인상에 대해선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하는 성원개발 소속 노동자들은 아파서 다쳐도 병원 내 정규직 직원들이 누리는 병원비 혜택이 거의 없다. 이처럼 원청의 혜택은 없으면서도 노동 3권에선 큰 피해를 당하고 있다. 성원개발의 여느 사업장과 달리 병원이란 이유로 파업권을 원천적으로 제약하는 필수유지업무 대상사업장으로 지정돼 전면파업을 벌여도 모든 노조원이 다 파업에 동참할 수 없다.
원청인 서울대병원은 공기업 선진화 정책의 일환으로 하청계약 단가인상에 인색하다. 이명박 정부가 말하는 공기업 선진화 정책의 가장 직접 피해자가 이처럼 저임금의 비정규직 노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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