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허용과 노조전임자 임금 문제가 담긴 노조법(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한국노총, 경총, 노동부가 전격 합의했다. 그러나 야당과 민주노총은 밀실야합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임태희 노동부 장관은 4일 서울 여의도 노사정위원회에서 복수노조 허용 2년 6개월 유예(교섭창구단일화 전제),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2010년 7월부터 '타임오프(Time-off)제' 적용을 합의했다.
애초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모두 ‘복수노조 노사자율 전면허용·노조 전임자임금 노사자율 결정’을 주장해 왔지만, 한국노총이 지난 11월 30일 민주노총을 배제하고 경총, 노동부와 단독으로 협상해 이 같이 한참 후퇴한 결과를 받았다.
타임오프제는 올 7월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들이 낸 안으로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을 금지하되 노사 교섭·협의, 고충처리, 산업안전 등 관련 활동에 대해 사업장 규모별로 적정 수준의 근로시간 면제제도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노사정이 실태조사 등을 토대로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시행령에 반영할 예정이다.
복수노조도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해 구체적인 방법·절차, 교섭 비용 증가 방지 방안 등을 노사정이 협의하여 시행령에 반영한다. 2012년 7월 시행의 명분은 산업현장 교육·지도 등을 위한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노총, 경총, 노동부는 복수노조 교섭단위는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했고, 소수 노조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방지하기 위해 교섭대표 노조에게 공정대표 의무를 부여한다고 합의했다.
이들은 합의문에서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국가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선진 노사관계의 틀을 갖추게 될 것이며, 진일보한 노사관계는 경제사회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며 “노사정은 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 개정 등 제반조치가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것이며, 합의정신이 산업현장 전반으로 확산되어 건강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다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한국노총이 재벌에 노동자 권리 팔아먹었다”
그러나 노동계의 중요한 축이지만 이번 합의에서 배제된 민주노총은“야합으로 노사관계가 발전할 수는 없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합의는 노동자와 국민의 권리를 짓밟고 노조를 말살하기 위한 야합일 뿐 결코 노사정 타협일 수 없다”며 “한나라당과 정부는 오로지 재벌 등 사용자만을 대리한 일개 정파집단이고 한국노총 지도부는 수천만 노동자의 권리 팔아먹은 한심한 모리배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민주노총은 “복수노조 유예를 통해 정부와 사용자가 노리는 것은 절반에 가까운 국민, 즉 전체 노동자의 90%에 달하는 중소영세 노동자, 비정규직·미조직 노동자의 단결권을 제한하는 것이며 타임오프제 역시 전임자임금을 금지하기위한 편법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노총은 “‘기타 노사관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다는 모호한 내용으로 노조활동가의 유급활동 시간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여 행정부의 개입을 가능케 한 것은 법적 정당성이 없다”면서 “전반적 노사관계와 단체교섭 과정에서도 유급으로 처리되는 활동 내용과 그에 소요되는 시간과 관련하여 분쟁이 증가해서 교섭과 협약 체결을 지연시키고 노사관계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도 “한국노총과 경총, 그리고 노둥부의 3자 합의는 반쪽 합의에 불과한 밀실야합”이라고 밝혔다. 노영민 대변인은 5일 국회 정론관에서 “헌법과 국제법에 규정된 노동기본권에 따라 복수 노조의 설립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이며 더 이상 허용·금지·유예의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노영민 대변인은 또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 여부는 법으로 규율할 대상이 아니고 급여지급으로 인해 조합의 자주성을 잃을 위험성이 현저하지 않는 한 부당노동행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고 주장했다. 노 대변인은 “노조전임자에 대한 일률적 급여지급 금지는 중소사업장의 노조활동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특히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일반노조지역지부, 사내하청노조 등 비정규직 단위 노조의 활동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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