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의원회관에 도착한 노조 간부와 조합원들에 대해 국회 청원 경찰들이 ‘노조 조끼’를 입었다는 이유로 출입을 막았기 때문. 우여곡절 끝에 좌담회 장소에 도착한 이들은 여전히 노동자들에 대한 불편한 사회적 시선을 느껴야만 했다. 좌담회를 주최한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경찰도 제복을 입는데, 노동자들의 생명과 일상, 제복과 같은 투쟁조끼 하나를 입었다고 출입을 막을 수 있나”며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마저 청소노동자에 대한 잘못된 노동관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또한 홍희덕 의원은 근래 들어 화두가 되고 있는 ‘공정사회’와 ‘복지’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그는 “서민 복지와 노동자 복지는 진보정당의 담론이었는데, 지금은 다른 정당들이 이를 도둑질해 모두 복지를 이야기 한다”며 “하지만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서조차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복지를 얘기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복지 담론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편 응원차 좌담회에 참석한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년 동안 집권당 일원으로 얼굴을 들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당과 좌담회 주최자 여러분들이 힘을 합쳐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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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반복되는 청소노동자들의 몸부림
홍희덕의원실과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좌담회에서는, 홍익대 사태로 야기된 청소, 경비, 시설 노동자들의 근본적 문제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그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비롯해 투쟁 방향, 법적 제도적 대책 마련 등을 제시하며 청소노동자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였다.
이상선 공공노조 서경지부 조직부장은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제시하며, 이들이 현재 ‘무권리 이중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선 부장은 “노동자들은 용역회사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만 이는 회사가 가지고가기 때문에 계약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며 “때문에 임금을 제대로 받고 있는지, 배치된 업무를 하고 있는 건지 모르는 것이 많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은 인사권을 쥐고 있는 관리소장으로부터의 착취, 여성노동자들에게 행해지는 차별, 열악한 휴식공간, 산업재해 부재 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노조를 조직한 노동자들은 최악의 현장에서 벗어나기는 했다. 한원순 덕성여대 분회장은 “노조가 설립되기 전, 왕처럼 군림하던 소장은 노동자에게 얼차려를 시키고 모욕적인 말을 하고, 추가 노동을 시키는 등 노동자들의 인격을 무시해 왔다”며 “노조가 생긴 후,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몰랐던 노동자들이 이를 알게 됐고, 임금 인상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노조를 결성한 후 강압적인 소장을 내보내고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해 나갔다.
그동안 일부 대학에서 진행돼 왔던 청소노동자들의 노조 조직화는 그들의 환경을 개선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산적해 있다. 특히 홍익대 사태와 같이 노조 결성 이후, 학교 측이 즉시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등의 어려움에 처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산은, 매년 반복되는 고용승계와 최임투쟁에도 근본적인 제도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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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이상선 부장은 “기존에 설립된 분회 역시 매년 계약시기가 되면 얼마에, 어떤 업체에 팔릴지 모르면서 불안에 시달린다”며 “또한 매년 6월, 최저임금 투쟁에 돌입하면서 청소노동자들이 권리를 주장하는 몸부림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들 용역 노동자에 대한 법적, 제도적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상선 부장은 “비정규직 철폐는 당연한 투쟁이지만, 노조가 현안 투쟁에 절실하다보니 이에 대한 대처를 잘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조는 용역업체가 선정되더라도 임금 인상, 고용승계 등의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노동자들의 생계가 달려있는 고용만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역량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홍익대 불법파견 문제 이야기해야”
권영국 변호사 역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직고용 문제를 전면에 내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자들의 업무를 지시하는 사람은 주로 대학 관계자들이며, 노동자들은 학교가 제공한 시설에서 학교 장비로 일하고 있다”며 “이것이 진정한 도급일 수 있겠나라는 고민에 부딪히지만, 홍익대의 불법파견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노동자들이 위장된 도급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일시적인 일이 아닌, 상시근로인 만큼 사용자가 노동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며, 노조에서 역시 직접 고용으로의 전환을 주요한 요구사항에 넣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행 실정법에 따르면 하도급 관리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제도가 존재하지 않다. 때문에 권영국 변호사는 저임금과 고용불안, 후생복리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저임금 문제의 근본적 원인으로 포괄임금과 용역입찰에서의 최저가낙찰제를 지적했다. 그는 “근로시간이 얼마든 간에 뭉뚱그려 포괄임금으로 책정하고 있기 때문에, 포괄임금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최저가낙찰제는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내용으로, 적정가격 이하로는 낙찰이 불가능하다는 제안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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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한 끼당 500원에 해당하는 교도소 식대보다 못한 하루 300원의 식대를 받고 있는 홍익대 노동자들의 후생복리 문제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권영국 변호사는 “노조법에 실질적 지배를 행사하는 사용자 개념을 확장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상대로 실질적 교섭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한 현실적인 선전 방법으로, 총장이나 교수의 월급과 후생복리를 폭로해 도덕적 자괴감을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제도적 개선 이외에도, 무엇보다 청소노동자들을 향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권영국 변호사는 “어느순간부터 청소, 경비, 시설 노동자는 있어도 없는 사람처럼 인식되고 있다”며 “그들이 무존재하게 느껴질 만큼, 그들이 하는 노동이 무가치한 노동인가에 대해 사회적으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시민들과 학생들의 연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트위터를 통해 홍대 사태를 접하고, 직접 농성장을 지지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영화배우 김여진 씨 역시 일반 시민들과의 소통과 연대를 강조했다. 김여진 씨는 “맨날 인터넷상에서 말하고 항의해왔던 트위터리안이 행동하기 시작했다”며 “작은 행동이지만 작게는 5000~1000원의 돈을 모아, 이번주 내에 신문 광고를 기획하고 있으며, 이후 바자회 등 역시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무언가 하고 싶지만, 함께 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홍대 노동자들의 대 홍보 외부세력이 되어드릴 것”이라며 “홍대가 소통하지 않는, 두려움을 야기하는 사회의 모든 문제가 집약돼 있는 만큼, 사람들이 사회에 참여하는 방법을 보여 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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