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시간끌기...“대법원 상고와 헌법소원 제기할 것”

노조, “대법판결 이행하지 않을 시, 2차 투쟁 벌일 것”

작년 7월 대법원에 이어, 10일, 고등법원에서도 현대차 울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 최병승 씨의 불법파견을 인정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속노조와 현대차비정규직3지회, 노동시민사회단체는 10일 오후,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자동차의 대법원 판결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이 같은 판결에 대해 ‘상고하겠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나서, 비정규직지회의 지속적인 투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대법판결 이행하지 않을 시, 2차 투쟁 벌일 것”

지난 12월 9일, 현대차 울산 비정규직지회가 25일간의 공장점거투쟁을 해제한 뒤, 노사는 사태 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60일간 6차례 진행된 교섭에서 노사는 각자의 입장 차이만을 확인했다. 사측은 조합원들에 대한 손해배상, 고소고발을 진행시켰으며 해고자 복직 역시 선별적 복직을 주장했다. 정규직화에 대한 대책마련도 부재했다. 때문에 설 전후로 교섭 국면은 파행을 맞이했으며, 조합원들은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2차 파업을 결의했다. 이상수 지회장은 조계사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때문에 10일 고등법원의 파기환송심 결정은 또 다시 투쟁 국면을 맞이한 조합원들에게 투쟁 근거이자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김형우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사측은 특별교섭에서 제시했던 말도 안 되는 안을 철회하고 즉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이행해야 한다”며 “노조는 이번 판결을 근거로, 우리의 8대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2차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송성훈 아산 지회장 역시 “사측은 판결 결과를 봐야 한다며 언제나 문제를 회피해 왔는데, 이제 현대차가 답을 해야 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윤석원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은 “말도 안 되는 교섭에 대항해, 이상수 지회장이 조계사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며 “오는 토요일 3지회 조합원들의 현대 본사 앞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3지회는 이후 적극적인 투쟁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현대자동차는 다시 한 번 대법판결이 확정 됐으므로 즉각적인 정규직화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며 정규직화 이행과 불법파견 사용자 정몽구 회장의 처벌을 요구했다. 이들은 오는 12일 양재동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전 조합원 상경투쟁을 시작으로, 15일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근로자지위확인 집단소송 투쟁을 이어가는 등 정규직화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 “대법원 상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제기할 것”

한편 노동계는 이번 고등법원의 판결은 작년 대법원 판결을 재확인 한 것으로,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에게 일괄적으로 판결 내용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병승 씨의 법적 대리인인 고재환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2년이 지난 비정규직 노동자는 파견법에 의해 정규직 근로자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는 현대차와 노동자와의 파견관계를 분명히 제시한 것”이라며 “ 때문에 최 씨와 동일한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모든 사내하청근로자에게 판결이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사측은 법원 판결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내비쳤다. 사측은 그동안 대법원 판결에 대해 ‘최병승 개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이라며, 대법원 파기환송심 결과보다는 종국판결을 주장하며 시간을 끌어왔다.

현대자동차는 판결 직후, 공식 입장문을 통해 “오늘 선고된 서울고등법원 판결은 이미 6년 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던 최병승 개인에 대한 판결로서 현재 현대자동차 울산, 아산, 전주 공장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게는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못 박았다. 따라서 이들은 대법원 상고와 함께 헌법재판소 헌법소원을 제기할 방침이다.

한편 경영계 역시 이번 판결에 대해 “세계의 흐름에 역행하는 판결”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0일 성명서를 통해 “법원이 도급계약에서 비롯되는 최소한의 생산협력과 기능적 공조행위 마저 불법파견의 근거로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이어서 “이번 판결은 최종적으로 종결된 것이 아닌 만큼 노동계가 이를 이유로 투쟁에 나서서는 안 된다”며 “정규직, 직접고용만 선이고 사내하도급은 악이라는 왜곡된 이분법적 주장으로 이번 판결을 투쟁 동력으로 악용하는 등 노사관계 혼란을 부추기는 행동을 종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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