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논란이 됐던 영리병원이 포함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제주특별자치도법) 일부개정안이 심사보류 됐다. 행안위 민주당 간사인 백원우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은 제주특별법에서 영리병원 도입을 따로 떼 분리처리하자고 제안 했지만 한나라당이 일괄처리를 굽히지 않아 4월 국회 논의로 넘겼다. 소위에선 영리병원 도입을 분리 처리할지 일괄 처리할지를 놓고 표결 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의결정족수가 부족해 표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법안소위에서 심사보류가 되자 의료민영화를 반대하는 단체들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의료민영화 및 국내영리병원 저지 제주대책위원회’는 소위 결과가 나오자 논평을 내고 “MB정권이 투자유치다 블루오션이다 하며 제주에서 첫 도입한 해외 영리병원 정책은 변변한 실적도 없이 실패한 정책으로 오히려 경제자유구역으로 퍼져 나가 의료민영화의 길을 재촉하는 지렛대 정책으로만 활용됐다”고 비난했다. 제주대책위는 “영리병원 정책은 서비스산업 선진화가 아니라 반서민정책에 불과하다. MB정권은 서민정책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의료민영화 전국화의 시발점인 제주영리병원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대책위는 민주당도 강하게 비판했다. 대책위는 “민주당도 무상의료를 추진한다면서 영리병원을 용인하겠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이율배반이다.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을 표방하고 보편적 복지까지 주장하는 정당에서 무슨 명분이든 영리병원인 정책을 묵인하겠다는 것인 수권정당은커녕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음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제주 출신 의원들 당론 위배행위”
이런 민주당에 대한 비판은 민주당 소속 제주도 출신 의원들의 행보가 법안 처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에서 나온다. ‘의료민영화저지 및 건강보험보장성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도 지난 7일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 무상의료 정책을 내걸고 ‘영리병원’ 찬성하고 있다”며 “강창일, 김우남, 김재윤, 백원우 의원은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에 나서지 말라”고 경고한바 있다.
범국민운동본부는 이 성명서에서 “강창일, 김우남, 김재윤 민주당 의원은 3월 4일과 7일 총리 면담을 통해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안에 합의하고자 한다는 소식이 들려 오고 있고, 백원우 간사도 민주당 내부의 당론 위배 행위를 방조하거나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는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제주도민을 배신하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의료민영화를 반대하는 단체들이 이렇게 민주당을 경고하고 나선 것은 영리병원 도입이 민주당이 내거는 무상복지와는 정반대 지점에 있는 MB악법인데도 민주당의 태도가 강한 반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보건의료단체 연합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 제주출신 의원들의 압력이 민주당 행안위 의원들에게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단 3월 처리는 유보 됐지만 4월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민주당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난했다.
의료민영화는 08년 촛불 시위 때도 전국민적인 관심사가 된 의제다. 이들 단체들은 제주도에 영리병원이 허용되면 국내 영리병원 허용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 6개가 넘는 경제자유구역에 적용되고 곧바로 전국의 영리병원 허용과 다를 바 없는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범국본은 “시민사회단체가 누차 지적했듯이 영리병원은 곧 국민들의 의료비 폭등을 야기하며, 지금도 물가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서민경제를 더욱 파탄 내는 길이 될 것이다. 민생을 걱정하며 무상복지담론을 자신의 정책으로 내건 민주당의 정책은 완전히 헛 공약임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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