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실패한 청계천’ 1조 들여 전국에 50개 더 만든다

“복개하천 하나 복원할 돈이면 다른 하천 열 개 정비할 수 있다”

전국 도심에 있는 50개 복개하천을 서울 청계천처럼 복원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청계천은 복원에 실패한 ‘조경하천’”이라며 “청계천처럼 하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다.

환경부는 17일 “2015년까지 6대 광역시를 비롯한 전국 도심에 있는 복개하천 50개를 선정해 하천을 덮고 있는 콘크리트를 뜯어내고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생태하천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심 복개하천 복원사업은 2009년과 지난해 도심 복개하천 10곳씩 20곳을 선정해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부터 2013년까지 해마다 10곳씩 모두 30곳의 사업 대상하천을 선정할 계획이다. 2009년과 지난해 선정된 20곳은 2015년까지 복원작업을 완료하게 된다. 이 가운데 대구 범어천과 강원도 춘천 범어천은 올해 안에 완공된다. 올해부터 2013년까지 선정될 30곳은 2017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은 정부가 4대강 사업에 이어 추진하고 있는 ‘지류·지천 살리기 종합계획’에도 포함돼 있다.

복개하천이 복원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 광역시의 경우 전체 사업비의 50%를, 그 밖의 다른 도시는 70%를 각각 국비로 지원해준다. 환경부는 복개하천을 복원하는 사업을 ‘청계천 프로젝트’라고 명명했다 최근 ‘도심 복개하천 복원사업’으로 바꿔 부르고 있다.

실패한 청계천을 50개나 더?!...사업비만 1조원, 매년 유지비 4000억씩 들 것

이 같은 청계천식 도심하천정비에 대해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은 “청계천은 원래의 생태하천이 아니라 인공구조물을 걷어내고 만든 새로운 인공수로로 재복원의 대상”이라며 “지방도심의 하천을 청계천식으로 복원하는 것은 또 다른 졸속공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18일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 주최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청계천과 같은 물 순환형 하천정비라는 것은 지류와 본류를 모두 하나의 고인 물로 바꾸는 계획으로, 게다가 하류에 있던 물을 상류로 끌어올리면서 엄청난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청계천의 경우 연간 유지관리비만 86억원(2009년)이 드는데 지자체가 무슨 수로 매년 이런 돈을 감당하느냐”고 비판했다.

어마어마한 사업비도 문제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도심 복개하천 복원사업은 하천 하나 당 200억에서 300억씩, 1조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임에도 바람직한 매뉴얼조차 없는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청계천을 비롯해 이미 시행 중인 20개 하천에 대해 먼저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서울과 달리 황폐화된 하천이 많은 지방의 경우 복개하천 하나를 복원하는 비용이면 다른 하천 열 몇 개를 정비할 수 있다”며 “환경성, 경제성 등을 고려해 그 예산으로 복개하천을 뜯어내는 게 타당한지 기존의 하천을 정비하는 게 타당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욱 서울대 명예교수는 “비가 와서 떨어지는 모든 과정이 하천”이라며 “북한산, 북악산 물이 하나도 연결돼 있지 않은 청계천은 잘못된 복원으로, 지방이 청계천을 따라해서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비들이 정말 모여서 흐르고, 하수처리가 되도록 만들어야 홍수를 막는 등 하천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원영 수원대 교수는 이처럼 제대로 복개하천을 복원할 경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수원에서 도심하천을 자연하천 형태로 복원해 광교산 물을 그대로 흐르게 만드는 데도 10년이 걸렸다”며 “그렇게 복원하려면 기존의 도시공간을 전체적으로 재편하는 프로그램을 장만한 뒤에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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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 복개하천 , 복개하천 복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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