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4동 강제철거...부활절 미사 끝나자마자

“사람사는 집 신경쓰지 말고 밀어버려”

동작구 상도4동에 대한 강제철거가 진행됐다. 25일 새벽 3시 반경부터 철거용역 600여명은 골목마다 통행을 제한하고 철거를 집행해 주민들과 빈민해방철거민연합(빈철연) 등 연대단체 회원들이 ‘불법철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철거용역들은 집행관과 노동부 석면담당 감독관도 없이 새벽부터 명도를 진행해, 거주민들의 살림을 밖으로 끌어내 강제 이송하고 주민들을 퇴거시켰다. 이날 명도당한 집만 34곳에 이른다. 이원호 용산참사진상규명위 사무국장은 “민사집행법상 철거지역에 대한 일출 전 철거는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며 “새벽에 철거를 진행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상도4동 철거지역 주택 130곳 중 철거대상은 76가구로 이 가운데 34가구에 사람이 살고 있다.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의 경우 당장 철거를 진행할 수 없고 노동부의 석면검사 필증을 받은 뒤 철거하도록 돼 있지만 용역들은 이날 노동부 담당자도 없이 사람이 살고 있는 집도 건물 곳곳을 망치로 부수는 등 철거를 집행했다.

고정득 상도4동 철거민대책위원회(철대위) 위원장은 “이 지역 땅 소유주인 ‘세아건설’이 지난 7일에도 사람 사는 곳은 헐지 않겠다고 했다”며 “그렇게 안심시켜놓고 아침 9시쯤 잠깐 철대위 사무실 나가있는 사이에 이렇게 건물을 이렇게 삥 둘러서 망치로 구멍을 내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고 위원장은 “2008년 10월에 이미 우리집 반이 헐렸었는데 그때 우리 애가 너무 놀랐다”며 “오늘도 철거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가 불안해하기에 이모네 가 있으라고 보냈다. 그나마 우리 아이가 없을 때였으니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무리하게 철거를 진행한 데 대해 철거지역뿐 아니라 인근지역 주민들의 민심도 사납다. 지인의 전화를 받고 아침에 철거지역 앞으로 나왔다는 상도동의 한 주민은 “아침에 철거용역들이 모여서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구청에서 나온 사람들이 ‘사람 사는 집은 건드리지 말라’고 하니까 ‘신경쓰지 말고 싹 밀어버려라’라고 하더라”라며 “규정을 안 지켜도 벌금이 적어서 그런지 먼저 철거부터 하라는 식이다. 이게 무법천지지 어디 사람 사는 곳이냐”고 강하게 비난했다.


세입자의 연락을 받고 왔다는 가옥주 박영석 씨는 “소송도 안 끝난 상태인데 살림 살고 있는 집 벽을 이렇게 때려 부수는 게 될 일이냐”며 “여기 세 사는 사람들은 돈 없는 사람들이다. 오죽하면 여기 살겠느냐. 이주대책이라도 세워주고 해야지 이렇게 무조건 밀어붙이는 악랄한 사람들이 어딨냐. 공산당도 이렇게는 안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언성을 높였다.

오후 1시 반경에는 용역들이 석면검사가 끝나지 않은 건물을 강제로 철거하려 해 주민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민들은 철대위 사무실만은 사수하겠다며 빈철연, 전국빈민연합 등 연대단체 회원들과 철대위 사무실과 통하는 골목 입구를 막고 용역들과 대치했으며, 용역 200여 명은 오후까지 마을 주변에서 잔류하며 긴장감을 조성하다 4시경 철수했다.


주민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철대위 사무실만은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서효성 상도4동 주민은 “여기(철대위 사무실)가 최후의 보루”라며 “2008년 대규모 철거 들어왔을 때처럼 당할 수는 없다. 여기서 죽겠다는 결심으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부활절을 맞은 24일에는 이곳 상도4동에서 ‘철거민과 함께 하는 부활절 미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날 미사에는 주민 30여명이 참석했다. 고정득 위원장은 “어제 미사를 보며 이 문제가 잘 해결돼서 우리 상도4동 산 65번지 사람들이 주거 생존권 찾아 가족이랑 함께 머리 맞대고 따뜻한 밥 먹으며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전했다.

  4월24일, 상동동 철거지역에서 부활절 미사를 드리고 있다. [출처: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정현진 기자]
태그

전빈련 , 철거민 , 전철연 , 상도4동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도연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체커

    태그 / '전철연'이 아니고 '빈철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