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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파요. 구럼비를 빼앗지 마세요”
“해군기지 결사반대”
결국 기지 반대 자원봉사자 장 모 씨 등 3명은 22일 낮 12시 55분경 해군에 의해 제지당하고, 경찰에 연행 됐다 1시 30분경 풀려났다. 이번엔 경범죄 2만원 벌금이 아니라 사후 경찰 소환 조사로 마무리됐다.
‘구럼비에 대한 견딜 수 없는 애착’
공사 천천히 해 주세요 VS 공사 빨리 해주세요
공사 강행에 항의하는 기지 반대 자원봉사자들의 ‘구럼비에 대한 견딜 수 없는 애착’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자원봉사자 및 평화운동가들이 딱히 이름 붙인 건 아니지만, 이들의 활동과 사진을 접한 문정현 신부는 자신의 트위터에 ‘구럼비에 대한 견딜 수 없는 애착! 또 젊은이 4명 구럼비에 침투’라고 올렸다. 바로 전날, 21일 정 모 씨 등 자원봉사자 2명이 해군의 공사 강행에 항의하며 ‘구럼비를 살려주세여’라고 새겨진 하얀 천을 펼쳤고, 같은 날 정 모 씨가 수영해 구럼비 바위로 가 훈방 조치되기도 했다.
장 모 씨 등 3명은 강정포구 쪽 기지 공사 현장 굴삭기 앞에서 항의했다. 노란색 천과 하얀 도화지에에는 이들이 왜 중덕 해안가 구럼비 바위에 ‘애착’을 갖는지 나타나 있었다. 또 굴삭기를 바라보며, 평화를 염원하는 절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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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럼비 바위를 깨를 굴삭기 앞에서 평화를 염원하며 절을 올리는 자원봉사자 |
이를 발견한 해군은 검은색 RV차량에서 5분가량 지켜봤고, 뒤늦게 소식을 듣고 해군 방 모 소령을 비롯해 양 모 씨, 송 모 씨, 이 모 씨 등 6명 가량이 이들의 행동을 제지했다. 자원봉사자들이 구럼비 바위가 깨진 모습과 중덕 해안가를 찍으려고 하자 해군은 “바다도 찍으면 안 된다. 바다도 사업부지다”며 모든 사진 촬영을 통제했다.
또, 해군의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은 ‘불법 행위’를 했다고 다그쳤고, 어떻게 공사 부지에 들어왔는지를 계속 물었다. 자원봉사자가 굴삭기 기사에게 ‘아저씨, 공사 천천히 해 주세요’라고 말하자, 해군은 바로 이어 ‘공사 빨리 해주세요’라고 맞대응했다.
해군은 이어 굴삭기 기사에게 자원봉사자들이 공사를 방해했는지 안 했는지를 물었고, 운전자는 “방해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자원봉사자들은 부서지고 깨지는 구럼비 바위와 문화재가 발굴되는 지역, 붉은발 말똥게 등 멸종위기종 서식지가 사라지는 것을 한 번이라도 더 확인하려고 했다. 연행되면서, “걸어서 나가겠다”고 했지만 해군은 ‘안전’을 위해서라며 공사 업체 트럭에 태웠고, 트럭 뒤에 동승했다. 자원봉사자들은 구럼비바위가 파괴되는 또 다른 장소(사진전시관 쪽)도 확인하려고 했지만 허락되지 않았다.
결국 이들은 사진전시관 앞에서 다시 경찰차로 연행됐다. 구럼비 깨는 ‘우두두두두두’ 소리가 진동하던 시간, 사진전시관 앞에서 수영복 팬티를 입고 햇빛을 받으며 앉아 있던 이들은 해군, 경찰 등이 오자 얼른 옷을 입었다. 이들을 본 자원봉사자들이 놀라 묻자 공사 업체 트럭 기사는 ‘해양 구조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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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 발굴 조사 지역 바로 근처 공사...구럼비 바위도 깨지고
연행 뒤 ‘사후 조사’로 풀려나...“그래도 구럼비 보니까 좋다”
기지 공사 현장에는 문화재 발굴 조사로 유구, 유물이 발굴된 흔적이 가득했다. 곳곳에 노란색, 초록색, 하얀색 표시들이 있었고, 바로 근처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미 문화재청은 강정포구에서 조선시대 후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수혈유구, 주혈 등이 확인됐고, 자연지형이 비교적 잘 남아있는 중덕삼거리와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주변 지역에서는 청동기, 초기 철기시대로 추정되는 유구가 확인돼 정밀 발굴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강행되자 문화재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정밀조사 실시 요구가 빗발쳤다. 전문가들은 기지 현장 일부, 문화재조사 지역뿐만 아니라 그 외 곳곳에서 유구가 발견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또, 21일 제주도의회 행정사무조사로 현장조사가 이루어진 날, 국립제주박물관장이 펜스 외곽에도 문화재 분포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의 부분공사 승인으로 문화재 발굴 조사 지역을 제외하고 공사는 무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심지어 유구 발굴 지역에 펜스 공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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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포구쪽 문화제 조사 현장. 문화재 발굴 조사 지역 바로 근처에서 공사가 진행중이며, 때로는 공사 현장인지, 문화재 발굴 조사 지역인지 구분조차 되지 않는다. |
강정포구쪽 문화제 조사 현장. 문화재 발굴 조사 지역 바로 근처에서 공사가 진행중이며, 때로는 공사 현장인지, 문화재 발굴 조사 지역인지 구분조차 되지 않는다.
또, 도의회 현장 조사 결과 공사 현장 습지 외에 구럼비 해안에서도 붉은발 말똥게가 살고 있다는 게 밝혀졌지만 별도의 표시조차 없었고, 여전히 공사는 강행 중이었다.
기지 공사에 따라 진입로 건설 명목으로 구럼비 바위는 크게 3곳으로 나뉘어 깨지고 있었고, 기자가 본 강정포구 쪽, 사진전시관 쪽은 이미 상당부분 깨진 상태였다. 해군 관계자는 강정포구쪽 공사에 대해 “케이슨 제작을 위해 진입로 공사를 하고 있다. 화순항과 이곳 두 곳에서 케이슨이 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파제 건설 전 항만 접안시설의 기초가 되는 콘크리트 구조물인 케이슨(caisson)은 바다 속에 넣으면 건물 7∼10층과 맞먹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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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삭기 아래 바위가 모두 부서져 있다. |
문화재가 발굴되고, 이중협약서가 폭로되고,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상 문제가 제기되고,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 ‘문화재 보호구역’,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어도 1.2킬로미터에 달하는 한 덩어리 용암바위인 ‘구럼비 바위’가 여전히 깨지고 있었다. 강정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야당, 시민사회단체, 노조, 평화운동가, 자원봉사자 등이 불법 공사, 편법 공사 등 여러 가지 근거로 현재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이유다.
하지만 해군과 경찰은 자원봉사자들과 이들을 취재한 기자들이 ‘불법’을 저질렀다고 했다. 공사 현장에 ‘무단 침입’ 했다는 이유다. 또 경찰은 굴삭기 기사가 ‘공사를 방해하지 않았다’고 현장 증언 했지만 ‘업무 방해’ 의혹도 제기했다.
‘해군’이란 이유로 ‘불법’이 감춰지거나 ‘국책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알권리가 보장되지 않고 비판의 목소리가 존중되지 않는다면, 평화운동가들의 행동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행당하고 풀려난 뒤 한 자원봉사자가 ‘그래도 구럼비 보니까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미디어충청, 참세상 합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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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봉사가자 연행된 뒤 풀려나자 동료가 있는 힘껏 안아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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