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CCTV’ 설치가 ‘능사’ 아니다

박원순 새 시장은 어떻게?...CCTV영상, 돈벌이용 폭로 의혹 제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어린이집 폭행사건으로 CCTV 설치 요구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보육교사들이 CCTV설치만으로는 안심된 보육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일부 언론에서는 최근 서울소재 구립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의 폭행장면이 담긴 CCTV화면을 공개하며 어린이집 폭행 문제를 보도했다. 현재 서울시내 강북구, 동대문구, 금천구, 중구, 성동구, 중랑구 등 10개 어린이집에서도 폭행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경찰은 해당 어린이집의 CCTV를 확보하고 전담 수사팀을 구성하는 등 조사에 돌입한 상태다.

서울시 구립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폭행사건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지역에서도 어린이집 교육 환경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때문에 그동안 논란이 됐던 어린이집 CCTV 설치 논란 역시 다시 한 번 뜨거운 감자로 부각된 상황이다.

하지만 보육교사들은 어린이집 구조와 교사들에 대한 처우개선 없이 CCTV설치만으로는 현재의 보육 환경을 개선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이번 폭행 영상이 IPTV의 사업확대를 위한 돈벌이용 이슈였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연맹 보육노조는 25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번 폭행사건은 그 문제가 발생된 당시에 바로 해결되지 않고 IPTV업체가 문제가 되는 자료를 수집했다가 사업 확대를 위해 폭로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더욱 경악스럽다”며 “한편에서 보육의 공공성은 상실된 채 ‘어린이집교사 폭행’이라는 끔찍한 사건이 그들의 돈벌이로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또한 노조는 어린이집 운영 과정에서의 정책적 개선, 보육교사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이 선행되지 않은 채 CCTV 설치 등의 임시방편적인 대처로는 이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실제로 서울의 모든 국공립 어린이집은 종교 및 법인, 개인에 위탁되어 운영되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예산 지원 이외의 운영책임은 어린이집에 떠맡기고 있는 상태다.

노조는 “값싼 국공립어린이집이 문제가 아니라 보육에 대한 무책임한 정부의 태도가 문제”라며 “보육교사들은 위탁체 선정과정과 재위탁과정의 문제, 위탁체의 불투명한 국공립운영을 알고 있기에 국공립어린이집 확충과 더불어 지자체가 책임있게 직접 운영할 것을 요구해 왔다”고 설명했다.

어린이집 운영의 문제 뿐 아니라, 교사들의 열악한 처우에서 오는 스트레스 역시 문제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노동건강연대가 2009년 보육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PWI-SP라는 스트레스 수준 측정 시 ‘건강군’은 한 병도 없었으며, ‘고위험군’이 66.2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육교사들이 상당 수준의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노조 측은 교사의 정신건강과 처우가 보육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보육교사 개선 처우를 통한 스트레스 해소 방안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노조 측은 “폭행을 자행한 교사들은 CCTV가 있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폭행을 멈출 수 없었던 것은 단순히 그들의 자질문제가 아니다”라며 “교사의 자질에 채찍질을 하고 보육교사자격정지와 CCTV를 설치하자는 말로,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보육교사 상담을 통한 문제의 사전진단을 비롯한 예방과 관리 시스템 마련 △보육교사들의 휴게시간과 휴게공간, 보수교육시간, 휴가사용 제공 △원장들의 이익을 보장할 뿐, 살인적인 교사 대 아동비율을 낳고 있는 초과인원인정과 농어촌특례(초과인원) 인정 폐지 △실질적인 8시간 노동과 휴게시간을 보장하도록 교사 2교대제 실시 등을 요구했다.

IPTV 업체에 의한 의혹도 제기

한편, 지난 18일 MBC 뉴스에 보도된 어린이집 아동폭행 장면 중에 불법적으로 유출된 영상이 사용되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진보네트워크센터 장여경 활동가에 따르면, “방영된 영상 중 하나가 작년 10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어린이집 IPTV를 주제로 토론회를 했을 때, 어린이집에서 촬영된 CCTV를 인터넷으로 독점 공급하는 IPTV 업체가 현장에서 상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는 “(CCTV 인터넷 영상이) 녹화되지 않고 유출은 없다”고 주장했으나, 토론회에서 녹화 영상을 공개함으로써 이 업체가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열람하고 녹화했으며 외부로 유출한 것을 시인한 셈이 되어, 당일 현장에서도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지난 9월 30일 새로 발효한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법적으로 CCTV를 설치할 수 있는 사유를 제한하고 녹음을 금지하는 한편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영상이 사용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장여경 활동가는 “개인정보를 중계하는 업체가 자신이 중개하는 비공개 영상을 마음대로 열람하고 녹화하고 유출했다면 이는 불법이자 중대한 정보인권 침해”라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까?

오세훈 서울시장은 ‘안심 보육’ 정책을 시행하면서 CCTV에 의존하는 ‘감시’ 위주의 정책을 펴 나갔다. 때문에 당시에 장기적인 예산이나 인적 지원 보다는 가시적인 효과가 큰 CCTV를 택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얼마 전 끝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 측과 공공운수노조가 맺은 ‘노동기본권과 공공성이 지켜지는 서울시 만들기’를 위한 정책 협약에는 “공공 CCTV설치 최소화, 노동자와 시민권리 보장”내용이 들어가 있다.

또한 보육노조는 “시설장들의 이익과 정부의 편의만 보장하는 보육정책은 어린이집 내 아동학대 근절을 보장할 수 없다”며 “CCTV설치 보다 더 좋은 대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어린이집 교사의 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근본대책 마련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새 서울시장이 감시, 단속적인 행정이 아니라 보육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가는 대목이다.
태그

CCTV , 보육교사 , 어린이집 , IPTV , 어린이집 폭행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윤지연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