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 인천, 남인천, 부천, 용인 우체국 등 경인지역과 양천, 여의도, 관악, 금천 등 서울지역 우체국에서 일하는 위탁택배 노동자들은 지난 10월 말부터 현재까지 국별로 파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 중 일부는 업체 측과 합의를 통해 업무에 복귀했지만, 현재까지 문제 해결을 이끌어 내지 못한 노동자들은 여전히 교섭을 요구하며 파업 중에 있다.
특히 회사 측과 합의를 이끌어낸 노동자들 역시 합의 내용이 임시방편적이어서, 이후에도 임금과 환경을 개선하는 목소리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체국 위탁택배 노동자들은 특수고용형태의 노동자들로, 우체국에서는 위탁 사업자를 선정하고 사업자는 차량을 가지고 있는 노동자를 고용해 우체국 택배 배달 및 운전업무를 맡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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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임금동결, 장시간 노동...그들이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
이번 파업에 동참한 노동자 A씨는 위탁노동자들의 파업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A씨는 “우리는 개인 사업자로 분류 돼 있기 때문에 파업을 할 수 없다고 하지만, 임금과 노동환경에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수고용직’의 형태인 이들 노동자들은 개인 소유의 트럭을 마련해 우체국 택배를 배달한다. 법적으로는 ‘개인사업자’ 지만, 이들은 우체국이 입찰한 위탁업체로부터 임금을 받는 형태다. 즉 낮은 가격으로 입찰을 유도하는 우체국과, 낮은 입찰가로 이윤을 내야 하는 위탁업체로부터 2중으로 착취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
택배 배달 한 건당 그들의 손에 쥐어지는 임금은 900원. 한 달을 꼬박 일해도 월급은 채 200만원이 되지 않는다. 특히 차량 수리비를 비롯해 기름 값. 식비, 차량비 등 업무와 관련된 모든 비용은 위탁택배 노동자들의 주머니에서 빠져나간다. A씨는 “200만원도 되지 않는 월급에서, 차 값을 갚고, 기름 값과 수리비, 점심값을 제하고 나면 정작 150만원도 미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매년 기름 값과 물가상승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도, 이들 노동자들의 임금은 10년째 동결상태라는 점이다. 실제로 우체국 택배가 창설된 지난 10년간, 위탁수수료는 단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다. 오히려 930원이었던 위탁수수료가 2년 전, 900원으로 인하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A씨는 “10년 동안 기름 값을 비롯해 모든 물가가 올랐지만, 우리는 우체국 택배 창설 후 단 한 번도 임금 인상을 경험한 적이 없다”며 “우체국이 입찰 단가를 낮게 책정하고, 업체간 경쟁이 심하다 보니 업체들은 서로 낮은 단가로 맞추려 해 결국 택배 노동자들만 저임금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열악한 노동조건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의 업무 시간은 평균적으로 하루 11~12시간을 상회한다. 장시간 노동에 노출되기 때문에 과로와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한다. 특히 배달물량 과다에도, 차량 운전과 배달업무를 1인의 위탁택배 노동자들이 모두 담당하고 있어 상시적인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때문에 이번 파업 역시 조직적으로 준비된 것이 아닌, 그동안 쌓여왔던 것이 산발적으로 터져 나온 형태였다. A씨는 “우체국은 우리가 파업 할까봐 개인 사업자로 만들어 파업을 할 수 없게 하고 있지만, 더 나빠질 것이 없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서로 이야기를 하다 결국 파업에 이르게 됐다”며 “서울에서도 위탁 택배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우정사업본부가 열악한 임금과 장시간 근로조건 해결해야”
현재 일부 노동자들은 사측과의 협상을 통해 업무에 복귀하기도 했다. 하지만 열악한 노동환경과 적은 임금은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A씨는 “수수료 몇 십 원 올려 현장에 복귀하기도 하는데, 사실 변하는 것은 없다”며 “개인사업자들인 만큼, 노조도 없는 상황에서 파업이 장기화되면 일을 그만둬야 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울며겨자먹기로 현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국체신민주노동자회(노동자회) 관계자 역시 “일부 노동자들이 합의 하에 업무 복귀를 하기도 했지만, 고용형태 문제 등 근본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지금으로써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적은 월급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던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파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우정사업부의 탄압을 비롯해 어용노조의 탄압도 받고 있어, 싸움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동자회는 이번 파업의 근본 원인이 열악한 임금과 장시간 근로라며, 우정사업본부가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자회는 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공공의 영역으로 보호되어야 할 우체국 택배 업무가 비정규직의 가장 열악한 형태이자 임금과 고용에 있어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특수고용이라는 고용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은 지탄받아 마땅하며, 이는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을 줄여나가겠다고 하는 정부의 약속과도 크게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우체국 노동자들의 하나인 위탁택배노동자들의 임금(위탁수수료) 인상 등 파업의 주요 요구가 즉각적으로 받아들여져 이들의 생활임금이 보장될 수 있도록 우정사업본부에 요구한다”며 “아울러 장시간 노동을 줄이고 위탁택배 노동자들을 우정사업본부에서 직접 고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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