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드러낸 남경필 식 민주주의...‘닥치고 다수결’

“다수결, 반민주주의로 귀결될 가능성 커”

남경필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이미지가 사정없이 망가지고 있다. 귀공자 스타일의 그는 한나라당 내 소장파로 개혁적이고 신사라고 평가받아 왔다. 그런데 최근 남경필 식 민주주의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그의 신사 같은 이미지도 같이 망가지고 있다.

  10월 31일 저녁 7시 20분께 국회 외통통상통일위원회에서 한미FTA 비준동의안 강행처리 시도가 무산되자 남경필 위원장은 외통위 회의실을 나와 기자들 앞에서 강행처리 무산과정을 연설하다시피 설명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은 한미FTA 비준동의안 강행처리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이 외통위 회의장을 4일째 점거하자 점점 자극적인 말과 행동을 쏟아냈다. 이런 남경필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그 동안 개혁파나 민주주의로 자신을 포장한 의회독재자라는 말까지 나왔다.

쿨하게 농민 항의 듣던 남경필, “민주주의는 다수결”

10월 24일. 오후 6시 15분께 외통위 끝장토론 마지막 날 남경필 식 민주주의의 실체가 드러났다. 남경필 위원장이 끝장토론에서 나온 여러 쟁점에 대한 후속조치 없이 끝장토론을 마무리하려고 하자 농민 6, 7명이 방청석에서 일어났다.

이들은 ‘한미FTA=제2의 을사늑약'이란 종이 팻말을 들고 남경필 위원장에게 “이대로 끝장토론을 끝내선 안 됩니다. 끝까지 하세요. 의원님들 FTA 하시려면 농민을 밟고 가세요”라며 소리를 질렀다.

순간 남경필 위원장의 신사적 태도는 빛났다. 남경필 위원장은 이들의 발언을 막고 끌어내려는 국회 방호원들과 소리치는 농민들에게 “저기 방청석에 계신 분. 에이 참 쯔쯔쯔”라며 “저기 좀 놔두세요. 계속 해보세요. 괜찮아요. 방호원 여러분 놔두세요 계속 하세요. 중계방송 좀 해드리세요. 하세요. 계속 하시라구요. 방호원 여러분들 제지하지 마세요”라고 농민들 발언을 허용했다. 이때만 해도 그는 쿨했다. 자신에 대한 비판을 경청하는 듯 했다.

농민들 항의가 끝나자 남 위원장은 “누가 저분들 방청 신청했나요. 방청 신청 누가 하신 겁니까. 민주당 어떤 분이 하셨어요? 이건 책임을 묻겠습니다. 저분들 의사 표명은 좋지만 여기 방청을 허용 하신 분이 책임지셔야 합니다. 여기는 국회입니다. 의회의 전당에서 국민이 다 보고 계십니다”라며 사실상 동료 의원을 협박했다. 쿨한 남경필의 반전은 민주주의 강연으로 이어졌다.

그는 끝장토론 마무리 발언을 하며 “그동안 끝장토론을 통해 여러 쟁점들을 얘기했지만 서로 견해가 다르다”며 “민주주의는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데서 시작한다. 그러니까 표결이 가능하다. 자신이 틀릴 수 있기 때문에 다수가 인정한 것을 따라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 제도가 생겼다”고 다수결을 강조했다.

이어 “자신과 생각이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 시작이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틀렸다고 하면 민주주의는 존재할 수 없다”며 “저는 그동안 그렇게 국회 운영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런 자세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 위원장은 끝장토론이 끝나자마자 다음 날인 10월 25일 외통위에서 비준안 표결처리를 시도했다. 끝장토론에서 나온 쟁점이나 야당이 주장한 정오표 공개 등의 후속조치는 전혀 없었다. 그가 말한 민주주의는 ‘닥치고 다수결’이었고, 소수는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

이런 남 위원장의 민주주의론에 대해 서영표 성공회대 민주주의 연구소 교수(사회학)는 “민주주의의 기본은 자신의 입장이 틀릴 수 있다는 개방적 태도”라며 “입장을 이미 결정한 상태에서 얘기한번 들어보겠다는 태도는 전혀 민주주의적이지 않고, 다양한 입장, 자료, 정보에 열려진 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일 오전 한미 FTA 비준안 상정을 막기 위해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출입구를 막고 있던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의 의자를 남경필 외통위 위원장간이 강제로 빼내려다 김선동 의원이 중심을 잃고 의자와 함께 넘어지고 있다.[사진제공: 노동과세계 이명익 기자]

상임위 비준안 검토 아닌 통과 거수기로 전락시켜

끝장토론에 반대쪽 토론자로 참가한 남희섭 변리사는 “남경필 위원장이 1500분 끝장 토론을 한 것은 야당과 반대쪽 얘기를 민주적 절차에 따라 다 들어줬다는 명분 쌓기 였다”고 비난했다. 남경필 위원장이 끝장토론 과정에서 명확히 드러난 문제점들조차 전혀 후속조치를 할 생각을 보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남희섭 변리사는 “미국의 이행법이 미국 형법과 충돌하는 부분을 지적했는데 외통부가 제 지적이 틀렸으면 벌써 반박했을 텐데 제대로 못했다”며 “마지막 날 이렇게 드러난 문제점들을 표로 정리해 제출했지만 후속절차 논의 요구를 그냥 밟고 끝냈다. 소관 상임위가 검증은 안하고 그저 비준안을 통과만 시킬 거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당은 끝장토론이 끝나고 정부가 우선 한미FTA의 번역오류를 바로 잡은 정오표부터 외통위에 제출하고, FTA 끝장 토론으로 드러난 여러 심각한 문제점에 대해 본격적인 점검부터 하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남경필 위원장은 끝장토론도 충분히 보장했으니 이제는 처리할 때라고 계속 강행처리를 시도했다.

서영표 성공회대 교수는 “민주주의는 이해당사자들이 자신의 이해와 관련된 결정사항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라며 ”남경필 위원장의 태도는 민주주의를 극히 제한된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며, 결국 반민주주의적으로 귀결될 수 있음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원 의자 넘어뜨리고, 막말 어록까지

이런 남경필 위원장이 민주적 소양의 바닥을 드러내는 데는 딱 2주가 걸렸다.

남 위원장은 외통위에 한미FTA를 상정한 이후 표결처리를 몸으로 막는 소수 야당을 향해 민주주의 파괴자라는 비난을 쏟아 냈다. 심지어 남경필 위원장은 외통위 전체회의장 입구를 막기 위해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의 의자 아래를 당겨 넘어뜨리기도 했다. 김선동 의원은 의자에서 앉은 채 뒤로 넘어갔다.

그가 강하게 행동할수록 남경필 어록도 탄생했다. 3일 오전엔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외통위 농성장을 지키는 이정희 의원에게 “평소 조곤조곤 말씀을 하시더니 깨끗하고 예쁜 얼굴에서 그런 말씀을 하시느냐. 후안무치하다”며 “민주노동당은 한미FTA를 이념적으로 반대하는 당이다. 앞으로 민주노동당은 대화에서 제외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선동 의원을 대한민국 외통위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4일 오전 11시 40분께는 남경필 위원장이 기자간담회를 한다며 전체회의실 문을 열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이를 취재한 한 방송사 기자는 “남 위원장이 마지막에 위원장실에 들어가 턱을 괴고 고뇌하는 모습도 보여줬다”고 전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또 쇼하고 돌아갔다”며 황당해 했다.

  10월 25일 통상절차법을 논의하기 위해 외통위 전체회의가 열렸다.통상절차법 표결이 끝나자마자 오후 6시 20분께 남경필 위원장은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기습 상정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이 표결 강행을 막기 위해 위원장석 주변에 모였다.


‘착한 척’과 언론플레이로 시작한 강행처리 시도

이런 남경필 위원장을 놓고 착한 척만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남경필) 위원장 본인은 여야 간사 협의도 없이 의사일정을 맘대로 하면서 본인만 착한 척 하는 게 어딨느냐. 본인만 착하고, 본인만 민주주의를 위한다면서 의사일정 합의도 없이 맘대로 하지 말라”

2011년 10월 18일 김영록 민주당 의원은 국회 외교통상통일 위원회 회의장을 나가는 남경필 위원장의 등을 향해 외친 말이다. 이날은 남경필 위원장이 오후 2시부터 예정된 외통위 전체회의에 야당 간사와 사전 협의 없이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의사일정으로 잡아 놓은 날이다.

야당과 합의도 없이 첨예한 쟁점이 되고 있는 한미FTA를 버젓이 남경필 위원장이 의사일정에 올려놨으니 야당은 드디어 강행처리 수순을 밟겠다는 신호로 읽었다. 한나라당이 압도적으로 많은 외통위에서 의장석을 미리 점거하지 않고는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강행처리를 막을 수 없다. 결국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은 위원장 석을 점거했다.

남경필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에게 “소수가 힘으로 의사일정을 막고 있다”며 국회 파행의 책임을 야당에 돌리고, 위원장 자리 앞에 서서 무선마이크를 들고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그의 침착하고 단호한 얼굴 위로 언론의 카메라 플레쉬가 터졌다. 다수에 의한 표결에 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인 남경필 위원장에게 소수 의석의 야당 의원의 표결저지는 민주주의가 아니었다.

그는 지난해 12월엔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지키지 못할 때에는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을 국민 앞에 약속 드린다"고 선언한 바 있다.

전체회의만 열리면 일단 표결 시도

끝장 토론 다음날인 10월 25일엔 통상절차법을 논의하기 위해 외통위 전체회의가 열렸다. 야당 의원들도 설마 신사 같은 이미지의 남경필 위원장이 통상절차법만 처리 하고 비준안은 이날 처리하지 않으리라 내심 믿었다. 그러나 통상절차법 표결이 끝나자마자 오후 6시 20분께 남경필 위원장은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기습 상정했다.

남경필 위원장은 “한미FTA는 끝장토론으로 충분한 논의를 했고 여야정 협의체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 이제 한미FTA 비준안 표결에 들어가 의사를 확인할 시점"이라며 표결 처리를 시도했다.

야당 의원들이 물리적으로 표결을 막을 움직임을 보이자 남 위원장은 “어떤 일이 있어도 몸싸움을 하지 않고 언젠가 일정한 시점이 되면 표결로 처리 하겠다는 약속을 하면 오늘 표결처리 하지 않겠다”며 야당에 일방적인 약속을 요구했다.

김동철 민주당 외통위 간사는 “정부와 여당이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고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를 하면 그때 표결처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조건 때가 되면 표결처리를 약속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대했다.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은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삭제 등 우리가 요구한 내용을 모두 합의해 주시면 우리도 표결 처리를 약속드린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하면 민주노동당은 몸싸움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남 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은 한미 군사동맹을 반대하는 당이다. 민주노동당이 물리력을 동원한다면 별도로 대책을 세우겠다”며 오후 7시10분께 산회를 선포했다.

남경필 위원장은 차근차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을 분리 대응할 고민만 한 것이다. 민주노동당 의석은 겨우 6석이기 때문이다.

10월 31일에는 아예 경호권을 발동하고 전체회의를 강행하려 했지만 야당 의원들이 미리 의장석을 점거해 막았다. 청와대가 10월 말까지 비준동의안을 처리해 달라고 한 이후 남 위원장의 표결처리 시도는 더욱 강해졌다. 이날 남위원장은 강행처리가 무산되자 기자들 앞에서 회의과정을 연설하다시피 설명했다. 남경필 위원장은 “민주당과 민노당 의원들이 물리적 충돌을 야기해서 오늘 회의를 끝내기로 했다”며 “민주당은 비겁하다. 이게 민주당의 모습”이라고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이날부터 야당 의원들은 11월 3일 본회의 전까지 외통위 강행처리 시도가 계속 있을 것으로 보고 외통위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남 위원장의 계속 된 표결처리 시도 때문이었다.

  3일 오전 남경필 위원장은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외통위 농성장을 지키는 이정희 의원에게 “평소 조곤조곤 말씀을 하시더니 깨끗하고 예쁜 얼굴에서 그런 말씀을 하시느냐. 후안무치하다”며 “민주노동당은 한미FTA를 이념적으로 반대하는 당이다. 앞으로 민주노동당은 대화에서 제외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선동 의원을 대한민국 외통위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사진제공/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본회의 하루 전인 2일엔 몸싸움 직전까지 갔다. 외통위 충돌은 오전 9시 30분께부터 이어졌다. 이날 외통위는 외교통상부 소관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위해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외통위 소회의실과 전체회의장 입구에서 농성을 벌이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이 “예산안 심의가 끝나고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라”고 요구했지만 남경필 위원장은 끝내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남경필 위원장이 계속 전체회의 개최를 시도하자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김선동, 강기갑 의원 등은 전체회의실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궜다.

바깥에서 문 앞을 지키던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은 남 위원장에게 “남 위원장님 참으로 비겁하다. 국민의 삶을 파탄내는 한미FTA를 힘으로 밀어붙이지 마시라”고 요청했다. 남 위원장은 “저는 회의를 하고 싶다. 물리적 충돌 있으면 FTA 처리를 안 한다고 국민에 약속 드렸다”고만 계속 강조했다. 남 위원장은 결국 외통위 소회의실에서 예산안 심의를 진행했고 예산안이 끝나자 다시 야당과 합의 없이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했다. 또 야당은 위원장을 둘러싸고 표결처리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남경필 위원장은 민주노동당에 강한 적의를 드러냈다. 신창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국회는 결정을 하기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국회는 민의를 수렴하기 위해 존재한다”며 “ 그런 국회라면 총선이 끝나면 그냥 다 결정하면 된다. 남 위원장 논리는 그런 논리”라고 강조했다.

신창현 부대변인은 “남경필 위원장은 개혁파니 하며 민주주의로 자신을 포장해 왔지만 이번 FTA 처리 과정에서 밑바닥을 드러냈다”며 “의회주의자인 것처럼 위장하고 자기 이미지를 관리하면서 한나라당 의회 독재를 실현하기 위한 최선두에 있다. 그것이 남경필의 민주주의와 의회주의의 본질”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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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

    일당제 하시죠 ......

    첨슨데 니들 하나로 합치라고

    뭐하러 양당제 다수당제 하냐

  • 前한나라당해체결사대사령관

    남경필도 현 시간 부로 민중착취인명명단에 올리겠다.

  • 흠..

    흠..민주주의? 30%득표 가지고 전부를 먹는게 맞는거냐? 그게 민주주의라면 그 민주주의 거부하겠다..30%면 30%만큼의 권리를 가져야지 왜 100%를 가져??? 나머지 70은 호구냐

  • 전깃발부대장

    쑤레기 남경필 반동 언젠간 처단해주갔으!

  • 참보수

    다수결 원칙에 따라 의결을 하자고 하는게 무조건 좋다고??
    내용이 정당해야지 의미가 있는 것이다..

    히틀러도 다수당에 의해 표로 선출되었고
    을사늑약도 당시 다수의 매국노들이 결정했으니
    정당한 것이냐??

    독소조항이 가득한 한미FTA는 철회 되어야 한다.
    99%서민은 노예되는 한미FTA 결사반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