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일방 질주...“구럼비 폭파 불허하라”

해군기지 구럼비 일부 발파 폭약 20톤...항의 행동 이어져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기지 공사 즉각 중단 목소리가 높지만, 해군은 10월 17일, 11월 11일 이어 12월 1일 서귀포경찰서에 구럼비 바위 발파 계획을 신청했다. 구럼비 발파를 통해 해군기지 사업을 기정사실화 하려는 해군의 ‘꼼수’라는 게 강정 주민 대다수의 시각이다.

사실 강정 주민과 평화운동가들의 잇따른 저항, 종교계와 정치권의 압박 등으로 공사 중단과 지연이 반복되면서 기지 사업 예산 집행 실적은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제주해군기지 사업 예산 분석에 따르면 2011년도 해군기지 예산의 집행율은 8월 기준으로 약 17%에 불과하다.

올해 국회 예산 책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도(우근민 지사)와의 실무협의 때 연구용역상의 설계 오류가 드러나는 등 기지 사업 추진 자체가 위협받자 해군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재 구럼비 발파 강행 여부는 해군기지 사업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인 것이다.

때문에 강정 주민, 평화운동가들은 구럼비 발파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구럼비 발파 허가를 둘러싸고 공사 중단 항의 행동이 잇따를 것으로 보이며, 해군기지 사업 중단에 대한 입장을 피해가는 제주도측, 정치권, 정부를 압박하는 행동도 예상된다.

  강정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정치권, 시민사회단체 등 공사 중단 요구가 빗발침에도 불구하고 해군측은 지난 10월 6일 구럼비 바위 시험발파를 했다.

해군, 케이슨 제작장 목적, 내년 5월 31일까지 발파 계획 제출
불교 법회, 천주교 전국 집중 미사, 1인 시위, 긴급 기자회견 등 항의행동 잇따라
강정마을회, “설계 오류 확인돼 공사 중단 당연한 결론...우 지사 결단하라”


평화운동가가 정보공개 청구한 자료에 의하면 해군기지 육상공사업체 대림산업측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공사(2공구)에 따른 암반파쇄(케이슨)’를 목적으로 12월 1일 폭약 2만 킬로그램(20톤)을 서귀포경찰서에 신청했다. 바다에 빠뜨릴 콘크리트 구조물인 ‘케이슨’ 제작장 건설을 위한 발파로, 20톤 폭약 사용은 일부일 것으로 추정된다.

업체측은 12월 8일 ~ 내년 5월 31일까지 발파한다는 계획으로, 사용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이다. 화약 저장소에서 평화로-강정포구-공사 현장 주코스, 저장소에서 중산간도로-강정포구-공사 현장 예비코스로, 0.8톤 적재량 트럭으로 운반하게 된다.

저장소는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 위치해 있으며, 공사 현장 구럼비 바위 인근에 화약류 저장소가 설치된 상황이다.

발파 횟수는 ‘수 회’로 구럼비 ‘암반의 상태에 따라 다소 발파방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매회 발파 시 발파일지를 구체적으로 작성’하며, ‘천공 후 저정의 화약을 장전하여 도통 시험 후 사주경계원을 배치하여 주위의 사람 및 장비의 업근을 차단하고 확인 후 발파를 시행’한다. 그 외에는 소음, 진동 등에 의한 주변피해, 발파시 안전 문제, 운반 문제 등이 적혀 있다.


  발파 신청서 중 일부. 구럼비 바위 인근 화약 저장소 사진.

평화운동가 김복철 씨는 “구럼비 바위를 발파한다는 계획을 보고 77년 발생한 이리역 폭발사고가 생각났다”며 “그 때 화약이 24~30톤 규모였고, 반경 500미터 건물 완파, 반경 1킬로미터 건물이 반파, 52명의 사람이 사망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구럼비 바위를 수 회 폭발한다는 계획으로 이리역 사고와 비교될 수 없지만, 위험천만한 행동을 하면서 구럼비 바위를 발파하려는 행동이 납득되지 않는다”며 “구럼비 폭파 신청을 불허해 생명과 환경을 지키고, 사람이 어울려 살았던 강정마을을 그대로 둬야 한다”고 전했다.

관련해 서귀포경찰측은 민원처리 기간 5일을 근거로 7일까지 발파 신청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경찰측은 서류 미비 등을 근거로 발파 신청을 반려해 왔다. 본 지와의 인터뷰에서 ‘제주도측과의 협의’가 이루어진다고 말하기도 해 발파 허가 여부 자체가 이미 정치적인 의미로 해석되기도 했다.

발파 허가시기를 앞두고 강정마을회, 종교계, 평화운동가 등은 노심초사하며, 구럼비 발파 중단을 기원하고 있다. 4일 불교계가 모여 강정마을에서 법회를 열어 공사 중단을 촉구했고, 강정마을서 매일 낮 11시 미사를 진행하는 천주교는 5일, 6일 양일에 걸쳐 공사현장 정문 앞에서 ‘전국 집중 생명평화미사’를 진행한다. 특히 천주교는 5일 미사에서 구럼비 바위 폭파를 좌시하지 않고 행동으로 항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평화운동가들은 5일 낮 12시부터 제주도청, 도의회 앞에서 해군기지 공사 반대와 구럼비 발파 불허를 요구하는 1인시위에 돌입했다. 기지 반대 운동으로 상징되는 각 종 모양의 탈을 쓴 이들은 시위와 동시에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면 해군기지 공사 중단을 호소했다. 이들은 향후 제주도청을 비롯해 시내 곳곳에서 해군기지 반대 1인시위를 한다.

[출처: 평화운동가 김동원 씨]

마을회 등도 경찰측, 정치권을 압박하는 행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해군기지 저지 범대위 등과 함께 6일 오전 11시 공사장 정문 앞에서 ‘구럼비 발파 대응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한편 제주도의 입장이 주목된다. 제주도는 국방부와의 2차 협의 끝에 기지 설계 오류, 즉 15만 톤급 크루즈의 입항과 자유로운 선회 등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제주도는 해군 측에서도 이를 인정한 만큼 민항검증 T/F팀과 함께 최종보고서를 작성한다는 방침인데,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강정마을회 등은 우근민 지사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설계 오류까지 밝혀진 상황에서 공사 중단은 당연한 결론이라는 것이다.

또, 해군측이 환경영향평가 등 기관측과 협의한 사항을 지키지 않은 상황에서 그동안 ‘협의 준수’를 강조한 제주도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제주도는 지난 11월 25일 공유수면 매립공사 면허에 따른 조건 이행을 요구하는 공문을 해군측에 보낸바 있다. 제주도는 해군측이 협의 내용을 지키지 않을 시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사 중지 명령을 할 수 있고, 감리단에도 벌점부과 등 행정조처를 취할 수 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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