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나라당과 국회 정상화 합의...FTA발효 명분 주나

이정희, “국회 등원 전제 조건은 한미FTA 발효 절차 중단”
김진표, 다른 야당과 FTA범국본의 등원 거부 요청도 무시

민주당이 8일 해체 상태나 다름없는 한나라당과 국회 정상화를 합의했다. 지난 11월 22일 한나라당이 한미FTA 비준동의안 날치기를 한지 16일 만이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만나 12일 임시국회를 소집해 2012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미디어렙법 등 한미 FTA 피해 보전대책 관련법과 시급한 민생법안을 연내에 합의처리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한미FTA를 무효화 하자고 무효화투쟁위원회까지 설치한 마당에 이미 FTA를 발효를 기정사실화 한 한미FTA 피해 보전대책 관련법도 합의처리하기로 해 민주당의 진정성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심지어 이날 오전 야4당과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와의 연석회의 비공개회의에선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야권공조 파기까지 거론하며 등원 거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엔 민주당 쪽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 정동영 최고위원, 이용섭 대변인이 참석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 회의에서 “민주당내에서 9일 등원을 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요구가 있어 왔지만 의원들을 달래서 여기까지 왔다”며 “9일 이후에는 현실적으로 등원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역구 예산 확보 때문에 예산안 심의에 전전긍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민주당의 한 인사는 “민주당이 한미FTA 하나 때문에 밖에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민주당이 등원을 결정한 적이 없고, 비공개 회의 이후 민주당이 등원 한다는 얘기가 (언론에) 나오지 않게 해 달라”고 까지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진표 원내대표는 단 몇 시간 만에 전격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

  야4당과 한미FTA 범국본 연석회의

범국본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전 비공개 회의결과 발표 직후 “민주당도 당장 등원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며 “오늘 회의에서는 다른 야당과 시민사회의 우려와 경고를 보냈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 당대표의 공식입장은 등원문제도 연석회의 틀에서 같이 상의해서 결정한다는 것이며 추가적 방침이 필요하면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위영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누가 봐도 지금은 FTA 발효시기가 문제인데 발효시기를 압박할 방식이 뭐가 있겠느냐”며 “지금 민주당의 국회 등원은 전국에서 벌어지는 국민의 민심을 반영하지 못한 국민을 배신한 야합”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국회 등원은 기정사실화 된 한나라당 해체 부정하는 일”

이에 앞서 공개된 각 대표자 모두 발언에서도 민주당을 제외한 참석자들 모두는 민주당에게 발효가 저지 될 때까지 등원하지 말라고 강하게 요청했다. 특히 한미FTA 날치기에 이어 선관위 디도스 테러로 인해 한나라당이 식물상태가 된 상황을 모두 강조하고 나섰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이제 한나라당은 국정의 주체가 아니라 해체되어야 마땅한, 정당의 외피를 두른 사익 집단”이라며 “한나라당은 예산과 민생을 논의 할 상대도 되지 못하며, 재창당으로 포장한다고 용서받을 수 있는 집단도 아니다. 엄중한 국민적 심판의 대상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희 대표는 “예산안 날치기까지 작정하고 한미FTA 비준동의안 기습날치기를 감행한 한나라당이, 야당에 예산 심의를 위한 국회 등원을 요구하는 후안무치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저희는 여기에 들러리 설 생각이 추호도 없다. 한미FTA 발효 절차 중단 없이 야당의 국회 등원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미FTA, 이명박-한나라당 심판 범농업계 시국선언

또 “선관위 디도스 공격이 한나라당 차원의 조직적 범죄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누가 벌인 일인지는 범죄 당사자인 한나라당이 자백하면 될 일”이라며 “국정조사까지 갈 이유가 없다”고 재차 국회 등원 불가론을 강조했다.

이정희 대표는 “오늘 야4당-범국본 대표자회의가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고 한나라당을 해체하기 위한 범국민적 항쟁의 출발을 선포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며 “이것이 야당의 책임을 다 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강상구 진보신당 부대표도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심판하자는 심판론만 강조하면 오히려 한미FTA 투쟁의 국민적 분노와 거리의 열기를 죽일 수 있다”며 “지금은 국민과 함께 FTA날치기의 분노를 더 크고 넓게 모아내는 과정을 중심으로 논의해 나가고 활발한 투쟁을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강실 범국본 대표도 “한나라당은 이미 디도스 테러로 자체 해체 상태로, 존재가 부정되고 더 존속할 이유가 없다. 국민은 FTA 폐기를 넘어 한나라당 해체와 이명박 퇴진을 부르짖는 상황”이라며 “한 가지 우려는 야4당이 예산이나 국정조사를 핑계로 등원하는 것이다. 이는 해체의 길을 걷는 한나라당의 해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절대 등원해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또 “18대 국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지금 국민과 싸우는 것”이라며 “승리가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야4당과 국민이 같이 가야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 변수가 없도록 함께 싸우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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