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등원 반발에 원내투쟁 병행으로 포장

김진표, FTA에 대한 인식 부족 드러내...사의표명

민주당이 9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전날 김진표 원내대표가 합의한 임시국회 등원 문제를 논의 했지만 12일로 결론을 미뤘다.

이날 오전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날치기FTA 무효화 투쟁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김진표 원내대표 책임론까지 거론하며 등원 합의를 파기 할 것을 요구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다만 정동영 의원 등이 지도부와 상의 없이 임시국회 소집에 가합의한 김진표 원내대표에게 당내 혼란 야기를 들어 사퇴를 요구 했고, 김 원내대표는 사의를 표명했다. 김진표 원내대표 사퇴 문제도 12일 의총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9일 민주당 의총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김진표 원내대표

야권연대 안중에 없고, 3가지 등원 전제조건 명분에 추가

이날 의총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크게 “지금은 한미FTA에 대한 투쟁에 집중해야할 시기이며, 투쟁이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등원 합의는) 부적절한 합의였다. 백지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한미FTA투쟁과 원내투쟁을 병행하자”는 의견으로 맞섰다.

지역구 의원들의 지역 예산 따내는 문제가 등원의 핵심 속내였지만 FTA투쟁 여론이 거센 상황이라 표면적으로는 여타 현안을 들어 원내투쟁 병행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이다.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예산안을 비롯해서 긴급한 현안문제들을 다룰 임시국회가 필요하고 그런 측면에서 어제 여야 원내대표 합의는 불가피했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양 의견이 팽팽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기존에 제시한 국회 정상화의 3가지 전제 조건 외에 3가지 전제조건을 추가로 걸었다.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국회 정상화를 하려면 FTA 날치기 처리에 대한 책임자들의 사과, 예산안 합의처리에 대한 약속 그리고 ISD 폐지 혹은 유지에 대한 즉각적인 재협상 착수라는 전제조건을 우리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더불어 무상급식, 반값등록금,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예산안 반영에 대해서 정부여당의 최소한의 약속이 있어야 하며, 미디어랩법안 처리 약속, 디도스 사이버테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미흡시 야당이 추천하는 특검의 필요성에 동의해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홍 대변인은 “민주당이 FTA투쟁을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진표, 다른 야당과 촛불 시민과 다른 FTA 인식

김진표 원내대표도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등원의 전제조건으로 이런 명분을 앞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현안들이 있다”며 “한나라당의 선관위 디도스 사이버테러 공격문제, 이국철 씨의 고발로 이어지는 부패문제 등에 관해 우리가 한미 FTA 무효화 투쟁은 밖에서 다른 야당과 함께 하지만 87석의 의석을 가진 제1야당으로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정기국회를 계속 방치하는 것 또한 국민의 책임을 다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3년간 예산안을 합의처리 못하고 일방 처리를 세 번씩이나 정부와 한나라당에 허용한 결과로 재정비율이 엉망진창이다. 이 예산안을 바로 잡으려면 최소 10일로도 부족하고 촉박하다”며 “FTA 문제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중소상인적합업종법이나 농업소득보전법 같은 것도 마냥 미뤄둘 수도 없는 상당히 시급하고 중요한 내용”이라고 강변했다.

이어 “언론시장을 지금 약육강식 정글로 만들고 있는 종편 출범에 따라 아무런 입법도 없는 이 상황을 미디어렙법을 제정해서 막고 정상화해야 하며, 내년 4월 선거를 위해서 선거구 획정과 정치자금법 개정, 오픈프라이머리 등 선거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8일 황우여 원내대표를 만난자리에서 등원의 전제조건인 ISD 폐기 재협상 문제를 두고도 다른 야당이나 촛불 시민들의 인식과 큰 차이가 있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황우여 원내대표가 “정부 측으로부터 FTA가 시행됨과 동시에 최우선적으로 ISD 폐기유보 재협상에 착수하겠다는 확약을 받았다”고 모두발언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하자 김진표 원내대표는 “정상적으로 (의사일정이) 진행이 된다면 ISD 폐기.유보 재협상에 즉시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국회 등원을 위한 전제조건을 약속 받으면 1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하지만 정동영 최고위원 등 민주당 강경파들이 등원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FTA문제는 반FTA냐 죽음이냐의 비장한 선택이며, 몇 가지 원내사안중 하나가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FTA 문제는 단순한 현안 몇 개와 비교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내년 총선과 대선의 야권연대를 위한 핵심 정책연대 합의사항이 한미FTA라 다른 야권의 반발도 더욱 강하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정희 대표는 8일 오전에 열린 야4당과 한미FTA 저지 범국본 연석회의에서 “민주당이 이 상태로 등원하면 총선과 대선 야권연대를 파기 하겠다”고 민주당 지도부에게 경고한바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투쟁의 선봉에 섰던 민주당이 등원을 강행하면 야4당 연석회의에서 민주당과의 연대 파기한다고 했고 이 입장을 원내지도부에 전달했다”며 “야권연대 파기를 감수한 일방적인 여야 임시국회 소집합의는 절차적 정당성도 없고 내용에서도 엄중한 역사인식이 결핍됐다. 총선과 대선을 포기하겠다는 말이다”고 비난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국회 등원 전제 조건은 한미FTA 발효 절차 중단”이라고 못박은 바 있다.
태그

FTA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용욱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돌아오는 것은

    묻지마 반이명박 반한나라당 기조 아래 야권연대, 야권대통합이니 주장하며 자유주의 보수야당과의 무원칙한 선거연합(또는 공동정부)을 주장하면서 지난 과오를 면죄부준 대가다 야당의 2중대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옛 민노당이 할말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