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민주 선거연대는 반FTA연합과는 달라"

임영일, "이제는 당-노조 상호독립관계로 재조정해야"

15일 평등사회노동교육원 울산교육관에서 기획강좌 '노동운동의 새로운 모색, 노동운동이 만나야 할 것들' 마지막 순서로 한국노동운동연구소 임영일 소장이 '2012년 이후의 노동과 노동운동'을 주제로 강의했다.


임영일 소장은 정세를 개괄하면서 "정권이 바뀌어도 한미자유무역협정(FTA)를 폐기하는 것은 힘들다고 보지만 한미FTA가 일거에 한국의 경제.사회를 붕괴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보다는 산업.부문.계층간에 차별적 효과를 지속적으로 만들면서, 특히 자본-노동간 힘관계의 균형추를 계속 더 기울게 하면서 한국사회의 제도.문화.생활양식의 기저를 깊이 침윤, 부식, 변형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통합진보와 통합민주의 선거연대는 반FTA연합과는 다른 논리로 추동되고 있다"면서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와 통합하기 직전 사회주의 표현을 삭제하고 '진보적 민주주의'로 강령을 바꿨는데 이는 남한사회에서 사회주의 이념을 추구하는 독자적인 좌파 계급정당의 존재를 받아들일 수 없는 민족주의 정파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고, 통합진보당은 남북관계에 대한 일종의 전략적 접근으로 (통합)민주당과의 정치연합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한미FTA로 끝나는 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가 환태평양자유무역협정(TPP)이라는 큰 틀로 급격하게 밀려들어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진보정치가 내거는 복지체제, 그것도 민주당이나 박근혜까지 하겠다는 '재정복지', '재분배 복지'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진보에서 보는 복지의 핵심은 '노동복지'"라며 "그 사회에서 생산되는 사회적 부와 가치가 노동쪽으로 더 많이 가게 하는 것, 노동소득분배율을 현재의 50% 후반 수준에서 OECD 평균인 70%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노동자에게 가는 임금소득의 몫을 키우는 것이 노동복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통합진보당으로 합당하면서 3자가 합의한 내용을 보면 노동복지가 아니라 대부분 '재분배 복지'에 머물고 있다"면서 "자유주의세력과 얼마든지 연대하고 합의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임 소장은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누가 대통령이 되든 신자유주의를 신자유주의로 극복하려는 신자유주의 2기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IMF 이후 1기 신자유주의가 개발독재시대의 토건자본주의자들과 결합한 신자유주의라면 2기 신자유주의는 토건자본을 벗어난 일종의 '정보통신(IT) 신자유주의' 같은 것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노조 관계 재조정해야

임영일 소장은 "이제는 당과 노조의 관계를 상호독립적 관계로 재조정해야 한다"면서 "내년에 민주노조 진영이 정치과정에 직접적 주체로 엮여들어가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고, 민주노조 진영의 독자적 임금정책(동일노동 동일임금)과 노동시간정책을 다듬어서 내후년 이후에 정당들과 마주앉아 교섭하는 구도를 만들지 않으면 진짜 우려할만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제3노총이 가시화되고, 기업별 독립노조들이 늘어나는 등 노조조직이 분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직률이 10% 밑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노조조직의 파편화가 계속 진행되면 내후년 이후에는 일본의 '노동전선통일' 운동과 유사한 대중조직 통합 요구가 커질 것이고, 일본처럼 이 과정이 노동운동의 보수적.우익적 재편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산별노조에 대해서도 "1994년부터 본격화한 산별운동을 5~6년 안에 일단락짓는다고 생각했는데 10년을 더 끄는 바람에 산별운동 원래의 취지와 동력 모두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라며 "기업과 지역이 병존하는 산별을 넘어서기 힘든 상황에서 제2의 산별운동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소장은 "이제 우리 세대가 다 못한다"며 "우리 세대가 가기 전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후배 세대들을 다음의 주역으로 만들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노총의 현재 구조를 다 깨야 한다"며 "다른 조직들이 수평적으로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조직이나 이중가입 같은 새로운 방식들을 찾아서 다음 세대에게 다른 운동의 공간과 가능성을 물려주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긴 건 기고 아닌 건 아니고 분별 정립을 혹독하게 하지 않으면 활동가는 더 없어지고 노동운동의 빙하기가 올 것이다", "현장에서 다시 노동운동을 재정립해가는 토론과 고민이 시작돼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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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

    노동운동의 빙하기는
    정치와 노동운동을 분리하는 인식이 빙하기라고 생각한다.
    정치란 일시적으로 분리할수 있는가?
    난 그것이 참 이해가 안된다.
    노동운동 과학적 인식 새삼 스럽다.